제목 자체에서 올라오는 부정적인 반발감과 괴리감.

아울러 그 제목과 함께 싣려진 유화로 그려진 듯 한 청년의 괴기스러운 사진.

인상에서 풍기는 그 분위기는 썩 유쾌하지않다.

일본 데카당스 문학의 대표작으로 유명한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이다.

역시나 제목에서 풍기는 절대 호의적이지 않은 한 단어, "실격"

'실격'이란 단어에 오싹해졌다. 실격되어진 인간.... 자격미달, 격식에 맞지 않는 인간....

자격이란 것도 인간이 만든 법과 규범의 굴레.

그러고보면 인간이냐 인간이 아니냐 구분도 인간이 만든 틀에 맞는지 안 맞는지의 제한선이었다.

인간이 인간을 가늠해서 만든 그 잣대 속에 실격 처리 되어진 인간.

그 인간은 인간이 만든 사회 속에서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인간 실격자'였다.

 

       

 

사회 속에서 한데 어우러지지 못한 자기만의 세계 속에서 갇힌 한 남자, 요조.

남다른 유복한 가정 환경은 그가 더 인간들을 이해할 수 없게 만든 울타리였다.

그 울타리를 벗어나고, 인간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 그는 할 수 없이 '익살꾼'을 자처했다.

마음에도 없었던 '익살꾼' 노릇은 그에게 가면을 덧씌워주었다.

사회 속에서 본연의 모습을 되찾지 못하고 그는 방황했고 방탕했다.

스스로 만든 자괴감에 빠져서 그는 헤어나오지 못 할 정도가 되었다.

자살을 감행햇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마약의 늪에도 빠졌고....

함께 동반자살을 감행했던 여자는 죽고, 자기만 살아남았다. 그는 결국 외면당했다.

자신의 든든한 울타리였던 본가에서도... 그럭저럭 친구였던 사람들에게도...

의도치않게 정신병자로 몰려 정신병원에 수감되기까지 했다.

여기서 그는 점점......... '인간 실격자'가 되고 만다.

신뢰했던 인간조차 믿을 수 없는 곳. 그리고 인간들.

큰 의미부여하지 않았던 게임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이 유의어가 아닌 반대말이 된 것처럼......

그는 인간이란 자격을 서서히 상실하게 된다.

 

세상에 대해서 너무 몰랐던 그. 그래서 더욱 순수했던 심성을 가진 그 사람.

그래서일까 더 안쓰럽고 짠하다.

<인간 실격>은 인간이 정형화되고 서열화 된 사회 속에서  얼마나 비참해지고 잔인해질 수 있는지

고발한다. 합리적이지만 계산적인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

그 속에서 적응하지 못 하는 인간은 '실격'처리 되거나 '미달' 되거나 더 비참하게 '매장'되어지거나....

동등한 기회가 주어진다고 하지만 그 기회는 그저 하나의 통과의례일 뿐....

이미 그 기회는 기득권을 가진 누군가가 꿰차고 있듯이... 허울 좋은 기회일 뿐이다.

오늘날 전반적인 우리 사회의 명암을 <인간실격자>  '요조'를 통해 잘 그려 낸 작품인 것 같다.

이제 점점 더 경쟁 속으로 내몰리게 될텐데..... 누구를 위한 경쟁이고, 승리인지.....

이대로 쭉 실패와 실격은 영원히 발도 디딜 수 없는 세상이 되는걸까?

자문하게 되는 책 <인간 실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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