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그림책을 어른의 눈으로 봐도 참 재미있음을 많이 느끼는 요즘이다.
아이의 시각에서 조금 벗어나 어른들의 삶의 기준에서 재해석해 보면 또다른 관점으로 아이와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참 좋은 것 같다. 아마 이 정도쯤 되려면 효진이가 얼른 커야되는데.....
눈높이도 어느 정도 맞아야 대화가 되지... 음... 그렇고말고^^

효진이와 함께 본 세계명작 그림동화 <라푼첼>이다.







아주 젊은 부부였는데 그들 사이엔 오랫동안 아이가 없었다. 간절히 기도한 탓일까? 
마침내 아내가 임신을 했다. 아이를 갖게 되면 여인들은 먹고 싶은것이 너무나도 많지. 
특히 아이를 가졌을때 먹고 싶은 음식 못 먹었을때 그 일은 두고 두고 세상의 모든 남편들에겐 후회와 
족쇄로 남게 되지. 그러나 그 음식이란 것이 마녀가 아끼는 ’풍경초’였다는 것.
고심 끝에 남편은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풍경초를 뜯기 위해 마녀의 담을 넘었다.
한번은 유효했지만 두번은 더이상 용납이 되지 않았지.
두번째 이후로는 댓가가 있어야 되는 법, 아이를 낳자마자 그 아이는 마녀에게로.
마녀는 그 아이의 이름을 ’풍경초’란 뜻의 ’라푼첼’로 지었다.
라푼첼은 깊은 숲 속 가시덩쿨로 뒤덮인 성꼭대기 위에서 자랐다.
어느새 아름다운 아가씨로 자랐고, 성이 답답했고 사람이 그리웠다.
그리고 지나가던 왕자와 사랑에 결국 빠졌는데 마녀에게 들켜버렸지.
라푼첼은 긴 머리가 잘린 채로 더 깊은 숲으로 쫒겨났고, 왕자는 장님이 되어버렸지.
노래하는 라푼첼의 고운 목소리를 듣고 왕자와 라푼첼은 눈물겨운 재회를 하고, 
왕자는 라푼첼의 눈물에 눈을 뜨게 되었지. 그리고 둘은 궁전에 가서 행복하게 잘 살았지.

공주나 왕자 이야기는 이렇게 모두가 해피엔딩이다. 울 효진이가 좋아하는 이야기 스토리.
어른인 우리 눈엔 뻔한 스토리지만, 울 효진이와 같은 아이들 눈엔 충분히 동경하고 아름다운 이야기.
이래서 아이들이 순수하다니깐^^


참 궁금했다. 도대체 임신한 아내가 먹고 싶어했던 ’풍경초’가 어떤 식물인지....
다음에 찾아보니 "풍경초"는 일명 초롱꽃(캄파뉼라)라고 한다.
사진을 보니 정말 우리 기와집 천정에서 볼 수 있었던 풍경이랑 너무 많이 닮은 것 같다.
그리고 풍경초에 얽힌 이야기가 2가지 있음을 알았다.





풍경초 이야기1.

옛날 밤길을 밝히기 위해 들고 다니던 초롱과 비슷하게 생긴 꽃가지 끝에 매달려 밑을 향해 피어있는 초롱꽃.
풍경초라고도 부르는 꽃. 꽃 모습을 보면 더덕 꽃과 비슷하게 생긴 campanula 라고도 부른다.

그리스에 정원사인 이유다스와 요정 카카스 사이에 태어난 착하고 부지런한 캠페뉼러라는 처녀가 살았습니다.
그녀는 부지런하고 책임감이 강하여 신들의 눈에 들어 신들이 가꾸는 과수원에서 황금사과를 지키는 일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일은 은종을 가지고 있다가 누군가가 황금사과를 훔치려고 하면 재빨리 종을 흔들어 과수원을 
지키는 용을 부르는 일이었습니다. 어느 날 밤이었습니다.
몇 몇의 병사들이 황금사과 있는 곳으로 다가오는 것을 보고는 캠페뉼러는 얼른 종을 흔들었습니다.
병사들은 캠페뉼러에게 발각되어 얼굴도 들키었기에 그녀를 죽이고 말았습니다.
캠페뉼러는 은 종을 손에 꼭 쥔 채 황금사과나무 밑에서 죽었습니다.
꽃의 신 플로라는 끝까지 책임을 다한 캠페뉼러의 의지에 감탄하여 그녀를 종과 같은 꽃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 꽃이 풍경초 입니다. 즉 초롱꽃 입니다

풍경초 이야기2.

옛날 종지기 노인이 있었습니다. 아침, 점심, 저녁 때를 맞추어 하루에 세 번 종을 쳤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 종소리에 따라 생활을 할 정도로 시간이 정확하였습니다.
가족이 없는 노인은 종을 칠 때마다 종을 향해 손자를 대하듯이 중얼거렸습니다.
그만큼 종을 사랑하였으며 종이야말로 세상을 살아가는 유일한 낙이었습니다.
어느 날 고을에 새로운 원님이 왔습니다.
원님은 종소리를 싫어 하였습니다. 그래서 노인은 종 치는 일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종을 치지 못한다면 세상을 살아 갈 필요가 없다고 종지기 노인은 그만 종각 위에서 몸을 던지고 말았습니다.
그가 죽은 자리에서 풀이 돋아 꽃을 피웠습니다. 꽃의 생김이 노인이 사랑하던 종을 닮았다 하여
사람들은 초롱꽃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너무나도 애절한 풍경초에 얽힌 이야기들인 것 같다. 풍경초의 꽃말이 "충성"이라고 한다.
라푼첼의 이야기와 풍경초에 얽힌 이야기들과 함께 풍경초의 꽃말이 절묘하게도 딱 들어맞는 것 같다.
풍경초로 인해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마녀에게 충성을 바쳐야만 했던 라푼첼.
자신을 믿어주는 신들을 위해 황금사과를 목숨을 바쳐서까지 지켜냈던 캠페뉼러.
한평생 종을 사랑했던 종치기 노인의 과도한 종에 대한 애정.



 

진짜 궁금하다. 임신한 아내가 먹고싶어 했던 그 풍경초 샐러드의 맛이 어땠을까? 
풍경초로 만든 샐러드로 임신한 아내가 다시 건강해졌고, 입맛도 찾았다는 것을 보니 시중에선 쉽게 구할 수 없는 
식물이었나보다. 마녀가 그토록 아꼈다는 것을 보면은.....
그리고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최고의 행복한 순간인데, 이 미각을 자극하는 풍경초로 인해 아이를 빼앗기게 되는
최악의 순간을 맞이하게 되는 일은 다분히 역설적이면서 극적이기까지 한 것 같다.
그림동화를 통해 궁금했던 것 곁가지로 알게 된다는 것이 뿌뜻하다.
아이에게 또다른 이야기를 들여줄 소재들이 무궁무진한 것 같아서....
내일은 풍경초의 사진과 함께 풍경초에 얽힌 이야기들, 즉 풍경초가 왜 초롱꽃인지 알려줘야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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