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뿐인 딸 효진이랑 잘 놀아주지 못해 미안할 때가 많다.

놀아주는 것이 왜 그렇게도 나에겐 익숙하지 않은지...

자연스런 놀이가 아닌 늘 아이가 같이 놀자 할때만 어쩔 수 없이 놀아주게 되니

이것이 계속 쌓이다보니 어느새 익숙한 미안함이 되었다.

 

비가 자주 내리는 한 주 시작, 월요일 아침이다.

아비토끼의 이른 출근으로 모두 이른 아침을 먹는다.

아침을 먹고 아이는 책상에 앉아 그림을 그린다.

아이는 그림으로 자기의 외로움을 달래는 중일까?

모습을 보니 괜히 안쓰러웠다.

아이 등이 보이는 침대에 누워 한동안 바라보았다.

 

'효진아, 이리 엄마한테 와~'

 

아이랑 한참동안 누워 온 몸으로 안아주고 뽀뽀도 하고 그렇게 잠시 스르르~~~

갑자기 아이가 훌쩍인다. 눈에 눈물이 고였다.

놀란 것보다 심장이 쿵~ 했다.

무슨 일이지? 놀랠까봐 다소곳하게 말했다.

 

'효진아, 무슨 일이야? 말해 봐... 괜찮아... 엄마 다 들어줄께"

 

아이는 이 어미에게 미안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엄마에게 거짓말 했다고... 엄마가 화 낼거라고.....

눈물을 글썽이며 말한다.

수학 문제집을 풀 때 정답을 다 보고 풀었다고 한다.

엄마가 들어올까봐 문도 잠그고...

(그랬구나~~ 얼마나 그 마음이 조마조마했을까?)

 

'효진아, 괜찮아. 수학 문제집 정답 보고 푸는게 뭣이라고...

엄마는 아무렇지도 않아. 정답 보고 풀더라도 효진이가 그 문제에 대해 이해하고 알면 되는거야.

그리고 이번 단원평가 쳤을때도 효진이 잘 풀었어. 아무것도 모르면 그 점수 안 나와...

답을 보고 문제집을 풀었느냐 그런것은 엄마에게 정말 중요하지 않아.

엄마랑 집에서 하나씩 하나씩 그 과정을 알아가는 것이 더 중요해.

엄마는 효진이가 너무 기특하고 사랑스러워.

마음이 불편하니깐 솔직하게 엄마에게 다 말해주고....

엄마는 오히려 수학 공부할 때마다 효진이 마음이 얼마나 조마조마하고 불편했을까?

생각이 먼저 드는걸.... 그 여린 마음에 힘들고 아팠을거라고.....

괜찮아... 다 괜찮아.... 그런것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야...

걱정하지마. 효진이 옆엔 언제나 엄마가 함께 하니깐^^

 

아이를 깊이 안아주었다. 울음을 그치고 아이는 평안한 미소를 되찾았다.

여린 아이의 마음이 힘들었을 생각에 이 아침 내 마음에 비가 내렸다.

기쁘다. 효진이가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않고 솔직하게 말해줘서....

늘 아이에게 엄마는 네 편이야.. 하며 찬찬히 들어 줄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한번 더 느낀다.

그리고............. 이 어미도 효진이도 조금씩 아주 조금씩 커 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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