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책은 거의 전집으로 사게된다. 
아이의 연령에 맞게 눈높이에 맞게 책을 고른다는 것은 부모로서의 책에 대한 안목이 필요한 부분인데,
나에겐 조금 부족한 부분이다. 아무래도 나의 기준과 눈높이와 대략적인 짐작으로 책을 고르기 마련이니깐.....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 흥미에서도 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다.
아무리 아이지만 자기가 이야기를 듣고 볼때 관심을 표하는 책이 있는 반면,
아예 귓등으로 흘려들으면서 짐짓 그 책에 대해 무관심한 책도 있다.
이것은 엄마와 아이와의 사인이 맞지 않을때이기겠지.

마음에 드는 책을 고른다는 것은 여전히 힘들다. 
특히나 전집이 아닌 단품으로 된 아이의 어떤 책들은 정말 입체적이면서 알록달록하면서 책 내용마저 호감이 간다.
살려고 하면 가격대가 만만치 않은 경우이다. 이럴땐 도서관으로 가면 만사OK~~~~
그러나 엄마 욕심에 또 마음에 드는 책은 가격이 있더라도 사고싶다.
분명히 다섯손가락 안으로 읽어줄거면서...... 
소위 주위에 알뜰하다고 불리는 엄마들은 아이가 쑥쑥 커가기에 전집을 사더라도 새 책을 사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중고를 사더라도 너무나도 깨끗하고, 또 어떤 책들은 입소문이 난대로 나서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니깐....
책값이 만만치 않고 어차피 새 책을 사더라도 한번 읽게 되면 중고가 되니깐 더더욱 그렇겠지.

헌책방에서 단품으로 된 책 중에 눈에 띈 책이 있길래 2권 샀다.
그중에 한권이 "욕심쟁이 거인"이다.
전혀 헌 책이란 느낌이 들지 않는다. 아무래도 출판된 시간이 조금 많이 흘렀기에 싸게 판매를 하는 것 같다.
요즘에 나오는 삐까번쩍한 책들보다 모양새는 평범하지만 그래도 좋다.
내용면에선 요즘의 책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으니깐.... 
오히려 더 내용면에선 아이와 함께 읽고 나누기에 더 좋은 것 같다.

’거인’ 하면 무슨 생각이 가장 많이 들까?
외적으로 드러난 면에서는 우리네와 너무나도 다른 사람, 아이들 눈에는 힘 센 사람, 무서운 사람,
성경에서 골리앗과 같은 사람???
그러나 동화에서도 거인은 결코 무서운 사람이 아닌것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일반 사람들과 다른 외모를 지녔기에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서 자신만의 담을 쌓고 살아가는 사람임을 알게된다.
이런 거인이 오히려 우리들보다 더 순수하고 맑고 고운 마음들을 가졌음을 알게된다.
보이는 외적인면과 속마음의 내적인 면에서 다른 시각을 가지게 하는 것이 ’거인’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어느 누구와도 소통을 하지 않는 거인의 정원, 그러나 너무 아름답다.
어느 계절이든 꽃과 나비들이 찾아오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 곳이 바로 거인의 정원이다.
그러나 거인도 세상과의 소통을 할 줄 몰랐기에 자신의 정원에 들어온 아이들을 쫒아내면서 다시는 못 들어오도록
높은 담을 쌓는다. 이로써 아이들이 더이상 찾아오지 않는 정원엔 더이상 꽃과 나비과 새들도 깃들지 않았고, 
냉랭하고 스산한 겨울만이 거인의 정원을 오롯이 지키고 있다.
이상하다. 왜 추운 겨울만이 계속 되는걸까? 따뜻한 봄은 언제쯤 올까?
거인의 정원엔 한해 두해 몇 해가 지나도록 봄은 오지 않았다.
어느날 창밖을 본 거인의 눈에 대비된 두 공간이 있었다. 
틈이 난 구멍으로 거인의 정원에 들어온 아이들이 노니는 곳엔 웃음과 함께 꽃과 나비, 새들이 있는 따뜻한 봄이 있었고,
거인이 있는 집의 공간엔 차디찬 겨울만이 여전히 기세등등했다.
이제서야 거인은 느꼈다.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고 웃음소리가 있는 그 공간이 바로 봄의 따사로움이 있는 
공간이었음을.... 높게 올려진 담을 헐어서야 비로소 자신의 집에 충만한 봄의 온기들이 있음을 느꼈다.

또 한편으로 책에선 거인이 다른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한 아이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장면이 나온다.
언뜻 이 아이와 거인의 동병상련이 느껴진다. 
세상으로부터 소외받은 아이와 거인, 세상속으로 당당히 걸어가기 보다 멀찍이 바라다봐야만 하는 마음들....
세상으로부터 분리된 듯 느껴지는 거인이 내미는 손을 따뜻하게 받아들이는 아이.
그리고 그 아이는 나중에 거인이 늙어서 죽게 될때 반대로 거인의 저쪽 생을 위해 손 내미는 아이였음을 보여준다.

따뜻함이 있는 동화인 것 같다. 그래서일까? 효진이도 이 동화 "욕심쟁이 거인"을 참 좋아한다.
봄과 겨울은 사람 마음의 열리고 닫히는 모습일 것이다. 마음의 빗장인 거친 담, 험한 담, 사나운 담을 헐어버리면
겨울의 마음이 봄눈처럼 녹아질 것이다.
아이뿐 아니라 어른이 읽기에도 참 공감이 많이 가는 동화인 것 같다. 
거인뿐 아니라 우리네 삶도 그렇잖아. 내가 먼저 다가가지 않은데 누가 나에게 선뜻 손을 내밀 수 있겠는가.
소통할 수 있는 세상, 손 내미는 따뜻한 세상이 참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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