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책들을 그동안 많이 접했지만, 좀더 진지하고 깊이있는 책들을 접하고 싶은 마음들도 있었다.
그래서 2011년 한해 또 열심히 책을 읽되 독서의 지경을 넓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세기를 넘어도 여전히 사랑받는 그런 책들, 과거의 시대 속에서 오늘이란 삶을 더욱 알차게 영글게 해줄
그런 갈증나는 책들이 보고 싶었다. ’세계문학전집’이 나의 목표 대상이 되었다.
시대상황을 염두해두고 읽지 않으면 전혀 이해되지 않을 것 같은 조금 난해한 책들...
그래서일까 처음 고른 이 책 제인오스틴의 <설득>은 의도하지 않았는데 많은 날들이 흐른뒤에야 다 읽게 되었다.
내 마음과 무던히도 싸웠던 길고 지루했던 시간들 속에서 결국 나를 설득(?)해 읽게 만들었다.

세계문학전집으로 나온 책들이 여러 출판사에서 출간되어 나왔다.
종류도 많았지만 무엇보다 몇세기를 거쳐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회자된 후 꼭 읽어야 될 도서목록의 양서란 이름으로
나온 책들도 있었지만 요즘 20세기의 작가들에 의해 출간된 책들도 많은 것 같았다.
고전이란 이름의 타이틀로 읽고싶은 책들도 많았지만, 지금 현재의 국제적 사회적 현상과 맞물려 나온 책들도
많이 읽고 싶다. 문학전집을 두루 읽으면서 문학적 깊이와 교양적인 측면에서 읽고 싶은 욕심도 있지만,
무엇보다 나중을 위한 배경지식을 쌓아두고자 읽고 싶은것이 본질적인 이유가 되겠지.....






제인 오스틴은,
18세기(1775년) 영국에서 목사인 아버지 슬하의 8남매중 일곱째 딸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늘 독서를 독려했고 어머니는 시와 이야기를 즉흥적으로 지어내 들려주었으며,
가족극단을 만들어 아마추어 연극을 공연하기도 했다.
역시... 가정이란 울타리의 텃밭이 얼마나 자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 것 같다.
늘 문학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기에 어쩌면 문학에 대한 이해와 함께 글 쓰는 문학소녀로 어릴때부터 발돋움하는 
"끼"는 너무나도 자연스러움 그 자체 아닐까 생각해본다.
역시나 12살때부터 글쓰기를 시작하고 20대 초반까지 여러 작품들을 꾸준히 습작했다고 하니....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보는 것.... 정말이다.
그녀의 책 ’오만과 편견’도 꼭 읽어보고 싶은 책 목록중의 하나였는데......
이 책 <설득>이 그녀의 마지막 책이 되었다고 하니.... 새삼 마흔두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그녀의  글 쓰는
탁월한 능력이 참 안타깝게만 느껴진다. 
30년이란 시간의 글쓰기를 통해 그녀가 살고 있는 세상속에, 아니면 지금 현재를 살고 있는 이 세상에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하는 궁금증으로 가득해지는 느낌이다.
외적으로 보기에 평범할 것 같은 그녀의 삶, 그러나 정작 그녀 자신의 사적인 삶에 대해선 지극히 평범하지 않았을 
그녀의 삶이 작품 속에서 오브랩되는 것 같아 사실 읽으면서 혼동하기도 했고, 평범했던 삶들 속에서 빠른 전개가
더욱 흥미로웠던 것 같다.






이 책 <설득>은 어쩌면 단순하면서도 뻔한 연인 사이의 연애와 결혼에 관한 담론들이 많이 나온다.
국제적으로 프랑스 혁명이나 유혈참상, 식민지 무역이나 제국주의 전쟁..... 세계패권이 이긴 전승국에 따라 
자국의 이익들이 갈라지게 되며, 영국내에선 전쟁으로 출세한 해군장교들이 일등신랑감으로 부상하며 그에 따라
신분이나 지위가 부와 함께 어떻게 맞물려 가는지,..... 결혼의 전제조건이 신분(집안)이냐, 아니면 부냐를 놓고 
일상적인 삶 속에서 자연스레 이야기 속에 녹아들어간다. 

책을 읽으면서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저자 제인 오스틴의 삶이 책의 주인공인 화자 앤과 많이 연결짓게 되었다.
친한 친구의 설득으로 인해 사랑했던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결별해야만 했던 8년간의 가슴앓이와 그 미안한 감정들.
그리고 다시 우여곡절 끝에 만난 첫사랑의 남자.
그토록 사랑했던 남자와 헤어져 감당키 어려운 ’설득’의 이유란 것이 바로 신분 차이와 경제적 무능함이었던 것.
독신이었던 제인 오스틴의 연애와 결혼에 대한 감정들과, 그에 합당한 설득과 언변들이 조금 날카로우면서도 
섬세하게 묘사되어졌고, 주인공의 감정표현과 아울러 주변인물들의 자조섞인 풍자와 해학이 크게 와닿는다.
남자들의 이야기보다 연회나 옷, 연애감정,..... 여자들의 이야기에 초점이 맞추어져 여성스러움의 부드러운 문체가
거부감이 없는 것 같다. 진부한 이야기,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이면서도 묘하게 끌려들어가는 뭔가가 있는 듯 하다.

이야기는 설득으로 인해 운명적 사랑이 돌고 돌아 시간의 흐름만큼이나 성숙해져 결국 다시 원점으로 사랑이 
회복된다. 8년간의 떨어짐의 시간은 어쩌면 ’설득’ 당함으로 인해 후회하고 원망하는 시간이 아니라,
다시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어 안기 위한 정신적으로 충만한 사랑으로 채우는 시간이며,
서로에 대한 이기적인 욕심들(신분, 지위, 부..)을 내려놓기 위한 인고의 시간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곤 한다. 그 만나는 사람들 속에서 어쩌면 내가 설득을 해야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내가 상대편의 말과 행동을 받아들여야만 되는 상황들도 있다.
중요한 것은 ’설득’은 상대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사랑이 동반되지 않으면 울리는 꽹과리와 같은 공허한 메아리는 아닐까!
설득을 하는 과정 속에서 아픔은 있지만 그 결말은 서로에 대한 인정과 배려.... 그리고 해피엔드^^

세계문학전집 제인오스틴의 <설득>을 통해 진정한 연애관과 결혼관에 대해 시대를 거슬러 어떤 차이가 있는지 조금이나마 
알게된 것 같고, 그 과정 속에서 서로를 향한 배려가 있는 ’설득’이 어떻게 일의 진행을 유하게 할 수 있는지
차이를 알게 된 것 같기도 하다. 말의 진정성에 대해 한번더 생각해보게 된 계기가 된 것 같기도 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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