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라 춥지만 그래도 사람들 많이 오고가는 거리엔 활기가 넘쳐난다. 
12월 마음의 분주함과 아울러 크리스마스란 계절 시즌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괜히 마음이 설레어지는 것은 분명 아이의 마음이 녹아든 까닭일 것이다.

내가 어렸을 땐 지금의 아이들의 정서와는 조금 다름이 자리차지한 것 같다.
밋밋한 계절과 크리스마스를 보낸 것 같다.
분명 어린 마음에 설레임 가득할 것인데.....
조금 우울하지만 울 부모님께 받은 기억에 남는 크리스마스 선물이 없었다.
그래도 기뻐할 수 있었던 것은 어릴적 교회에서의 즐겁고 신나는 크리스마스를 보냈던 기억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모든 성도님들 모시고 연극이며, 찬양이며, 율동했던 기억....
연습을 하기위해 밤늦게까지 친구들과 하하호호 수다 떨며, 간식을 먹었던 기억.....
좀 더 멋있는 배역을 맡기 위해 친구들과 은연중의 째려보며 눈을 흘기었던 기억.....
학생회 땐 모든 크리스마스 이브 행사를 마치고 모두 함께 모여 선물을 서로 교환하며, 게임했던 기억.....
평소 맘에 들었던 오빠와 파트너가 되기 위해 제비뽑기할 때의 서로를 향한 눈치작전.......
생각해보면 그렇게 우울했던 크리스마스는 아니었다. 지금도 살며시 미소가 지어진다. 

그러나 이런 나의 어릴적 마음 속에 기쁨의 추억으로 차지했던 크리스마스의 기분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하나보다.
세대가 틀리고, 환경이 틀리고, 물질적인 축복이 넘쳐나고, 느림보다 빠름의 시대에 살고 있고, 
어떤 것에 쉽게 동화되어지고 익숙함의 시대에 살고 있어서 그런가보다. 
사랑스런 딸 효진이만 봐도 그렇다. 나의 살던 때와 확실히 틀리다.
쉽게 지루해하며, 본 것 이상으로 빨리 받아들여 당당하게 요구를 한다. 이것저것 사달라고....
선물이란 주고 받는 마음 그 이상인데, 아이들의 단순함에 선물이란 개념도 어쩌면 달라지고 있는 것 같다.

난 여전히 책 선물이 좋은데.... 눈치를 채셨나봐~~~  "눈사람 아저씨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크리스마스 시즌쯤에 왔다.
책을 받고 효진이가 먼저 말한다. "엄마, 이것 엄마 책 아니네. 효진이 책이네~~" 하고 짐짓 너스레를 떤다.
어린이집 갔다와서, 자기 전에 읽어주고 또 읽어주고..... 이야기 속으로 함께 여행을 했다.



   

항상 느끼지만 아이들 책은 그림이 참 이쁘다. 아이들처럼 맑고 밝음이 도드라진 이쁜 그림책.
잘 만든 그림책은 아이들이 상상의 나래를 맘껏 펼칠 수 있는 무한한 꿈의 공간이다.
어쩌면 아이들의 마음을 감동케하는 것은 백마디의 말과 행동이 아니라, 
이쁜 그림책을 사이에 두고 엄마와 함께 공감하는 것이리라......

눈이 자주 내리는 곳인가보다. 부럽다.
아이들의 하얀 눈밭 운동장이 펼쳐진 것이다. 
눈 사람 만드는 것은 기본이고, 맘껏 장난치고, 깔깔대는 웃음이 하루 왠종일 잦아들지 않는 날들이다.
로라와 리나 자매의 눈사람과 얼룩진 하얀  눈 고양이.
그리고 하얀 눈나라로 이사 온 에밀리의 소원. 
"네가 우리집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눈사람 아저씨와 하얀 눈 고양이, 놀러온 새와 토끼, 작은 쥐들이 이야기 마당이 펼쳐진다.
에밀리의 소원처럼 에밀리의 눈송이로 불리길 원하는 하얀 눈 고양이의 소원.
서로의 친구가 되길 소망한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내리는 눈송이에는 마법의 힘이 있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어릴적에도 지금도 변함없이 아이처럼 믿고 있는 바로 이 한가지....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깨어지지 않는 전설이 아닐까? 
또 어느 누군가는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하지..... 
마법이나 전설처럼 눈 좀 내렸음 좋겠다. 눈 많이 내리는 나라로 이사를 가야되는걸까... 
괜히 뚱하게 딴지 걸어본다. 

크리스마스가 되는 자정의 12시 종소리가 울려지고, 기적이 일어났다.
바람이 맴돌며 춤을 추기 시작하고, 눈송이가 날리기 시작하고, 눈사람 아저씨의 기지개가 펼쳐지고...
눈사람 아저씨의 모자 위 눈송이가 하얀 눈 고양이 위에 떨어졌다.

간절함 탓일까? 눈사람 아저씨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에밀리에게로~~
하얀 눈 고양이가 진짜 눈송이가 되어 에밀리에게로... 서로 서로에게 간절히 원한 선물이 되었다.

"얘들아, 메리 크리스마스"





아이에게 크리스마스는 눈이 반짝반짝할 정도로 그 자체로 행복한 선물인 것 같다.
눈사람 아저씨의 선물은 기적이며, 간절함이며, 어느 누구에게나 기쁨을 선물한 것이다.
눈사람 아저씨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아이들이 무엇이든 꿈꿀 수 있는 세상을 열어준 것 같다.

효진이에게 눈사람 아저씨의 선물 어때? 맘에 들어? 물어보니,
무척 동경하는 눈빛이다. "엄마, 우리도 눈이 왔음 좋겠다~~" 라고 말한다.
그건 그렇지. 눈이 와야지 눈사람 아저씨도 만들고, 눈사람 아저씨에게 소원도 말해보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니깐...
효진이는 ’꼭 여기에도 눈이 오게 해주세요~~’라고 기도를 한다.

효진이는 크리스마스에 무슨 선물을 받고 싶은데??? 라고 물었더니...
역시 단순해.... 작년의 핑크팔찌 타령을 여전히 이어가고 있다. 
핑크팔찌 사줬는데,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건만.... 
나도 아울러 고민 아닌 고민을 한다.
내가 어렸을 때 부모님에게 받아보지 못한 크리스마스 선물이었기에, 효진이가 커서도 크리스마스에 대한 좋은 
마음 속 기억으로 남을 수 있는 어떤 선물을 줄까??? 하고....
매일 매일 주는 사랑으로 충분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날이 날이니만큼 아이의 기억에 남는 선물을 해주고싶다.

이번 12월 24일엔 엄마와 아빠인 우리가 눈사람 아저씨가 되는 날이면서....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어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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