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은 무언가 찌꺼기가 여과되지 않은채 맞이하는 씁쓸하면서도 감사의 마음이 묻어나는 달인 것 같다.

뭔가 역설적이지만 마음이 그렇다라고 넌지시 신호를 보낸다.

나와의 약속에서 지키지 못한 후회와 함께 반성이란 이름이 고개를 쏙 내민다.

반면 2010년 시작했을때의 다부진 결의와 약속들이 다소 빗바래졌지만 그럼에도 기뻐할 수 있음은

열매들이 맺혔졌기 때문이다.

예상하지 못한 열매들에게 나는 성실이란 이름표를 달아주고 싶고 ’잘 했다’라고 말해주고 싶다.

터벅터벅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걸어온 나의 훈장인 셈이다.

목표한 책읽기가 그 이상으로 달성이 되었고, 귀한 인연을 만나 좋은 글(시)를 쓰기 위해 훈련을 받았고,

훈련되어서 쓴 글들은 내가 보기에도 참 이뻤고, 책을 사서 읽기보다 선물(당첨)받아 읽은 책들로 인해

충분히 행복했고, 읽은 책들로 인해 또다른 눈에 보이는 크고 작은 선물들을 받았고, 뒤늦게 발견되어진

재능으로 인해 하나님께 기쁨과 영광 돌리는 일에 참예할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했고, 무엇보다 효진이와

효진아빠가 크게 아프지 않았던 것이 감사했다.

경제적으로 크게 부요하고 넉넉하지는 않지만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자체가 참 감사했다.

 

돌아보면 감사제목이 수두룩한데, 꼭 달력 1장 남을때 이렇게 생각나는 것이 맘에 들지는 않는다.

항상 매순간 없음으로 인한 부재의 자리가 컸지, 사소한 있음으로 인한 감사의 자리가 삶  속에서

도드라지지 않음을 뒤돌아보게 되고, 반성하게 되는 것도 이맘때이다.

 

 

       
 

 

 

12월은 축제의 달이기도 하고, 설레움 가득한 날들 같기도 하다.

설레움과 반가움에 끌린다. 그리고 무담시 낮은 곳을 향하게 하는 마술같은 날들의 연속이다.

딸 효진이의 생일이 있고, 그 생일에 기뻐할 효진이의 방그레 미소가 걸려있고, 기대하는 선물에

눈길이 가 있기도 하니깐.....

그리고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사뭇 기대되는 크리스마스의 마법이 유효한 날들이다.

12월에 크리스마스.... 꼭 등식이 성립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고, 이 등식의 일등공신이

매스컴이니깐.... 떠들썩하면서도 사랑하게 되는 무한한 매력을 불러일으키는 "메리 크리스마스~"

 

이때 또 등장하는 것이 구세군 자선남비며, 불우이웃을 위한 사랑의 성금 모금....

대대적으로 전파를 타게된다. 각계각층에서 소외된 우리네 이웃들을 돌아보는 것은 참 좋은데,

반짝 도움이라서 참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면서 마음 아프다.

내년엔 나도 동사무소에 가봐야겠다. 우리네 이웃들 중에서 몸과 마음이 아파 고생하시는 분들,

아무도 찾아오지않는 시설에서 외로이 지내는 아이들이나 이웃들에게 다가가 경제적인 부분은

많이 해주지 못하더라도 외롭지 마시라고 말동무나  해드려야겠다.

짧지 않은 인연, 귀한 인연과의 만남이 이어졌음 좋겠다.

 

 

   

   

 

 

사랑도 받아본 사람이 사랑할 수 있고, 기쁨도 슬픔도 누려보고 토해낸 사람이 다른 사람의

기쁨과 슬픔에 참예할 수 있듯이 내년에는 씁쓸함과 반성할 제목들이 여백이 되어지도록

노력해야 될 것 같고, 감사와 계획한 일들이 깨알같은 글씨로 풍성하게 채워질 수 있도록

기대하며 사모하며 나아가야될 것 같다.

기대가 벌써부터 된다.

내년엔 어떤 감사의 제목들이 나의 빈마음들을 채워줄지...... 그리고, 더 중요한 것...

적은 그릇, 자로 재단한 그릇,  판단하는 그릇으로 혹 다른 사람들을 세심하게 배려하지 못했던 적도

있었기에 내 마음의 그릇이 더 넓어지고, 깨끗해지기, 유순해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