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에 2번 갔다온 후 효진이의 반응을 아주 세심하게 살폈다.

모든것이 사실 궁금했다.

어떻게 놀았고, 밥은 잘 먹었는지, 반찬은 뭐 나왔고, 양치질은 잘 했는지, 낮잠은 잤는지,

무슨 노래 배웠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냈는지......

오늘 이틀이 지났지만 그래도 어린이집 가기 싫다는 말은 안 하는것 보면 적응을 해 나가는 것 같기도 한데....

더 두고봐야 되겠지.

어떤 아이들은 처음 어린이집 가면 하루 왠종일 엄마 찾고 운다고 난리라고 하던데,,,

그리곤 다음날에 결국 우는 아이 어린이집 못 보내고 며칠을 다시 엄마와 함께 지낸다고 하던데...

어린이집 차가 오자마자 엄마 손 꽉 붙잡고 처량한 표정을 짓는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고 하던데..

엄마들로부터 이 말 저 말 많이 들은 나로서는 여간 신경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효진이는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잘 논다고 하는 선생님의 메모를 보고

안심을 하기도 하지만 난 어쩐지 효진이에게 미안한 생각이 드는 이유는 뭘까?

효진이가 어린이집 가기 전에 나랑 지낼때인가보다.

효진이 나이대의 친구들은 밖깥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무담시 아이는 틈만 나면 나가자고 했는데, 이 엄마는 말을 둘러대며 효진이의 제의를 거절했지.

거절 당하는것도 지겨웠는지 아이는 어느 순간 엄마의 눈치만 살폈네.

"엄마, 오늘은 날씨 참 좋아.... 하늘 봐봐 비 안 오겠네~~"

나가기 위한 연막이었으리라. 나름의~~~

아~~ 내 딸.... 엄마가 너무 너를 이해하지 못했구나!!!!

엄마가 너무 이기적이었구나!!!

아이와 많은 시간 함께 하지 못했음에 대한 죄책감이 둥지를 틀고 비집고 나올려고 한다.

첫 날은 어리둥절하게 제대로 엄마인 나와 눈도 못 맞추고 휑~~하니 차가 떠나버렸지만,

오늘은 인사도 야무지게 하고, 눈 도장까지 찍고, 손까지 흔들면서 제 갈 길 가버렸다.

준비물 챙겨주면서 선생님께 효진이에 대한 당부의 메모도 적어서 수첩 앞 표지에 붙여 보냈다.

아이를 맡기면서 감사와 수고의 말과.... 효진이의 식습관과 요즘 생활까지...

선생님의 답장이 메모에 오롯이 적혀 수첩에 다시 붙여져 있다.

"효진이 어머니*^^*  안녕하세요~~~

효진이 수첩이 앞쪽 가방에 있어서 제가 오늘 발견했네요.(죄송합니다~)

도시락은 다시 바꿔서 넣었구요.

여벌 옷은 어린이집 보관용인데~ 일단 넣어 드렸어요*^^* (다시 보내주셔요~)

효진이 어린이집 생활이 처음이라 걱정이 많으시지요?

아직은 어머님 말씀처럼 어리둥절해 하는 것 같은데~ 나름 효진이는 잘 적응하는 것 같아요.(효진이 방식대로*^^*)

참, 식사를 할때 밥은 혼자서 잘 먹는 편인데, 반찬은 먹는 걸 힘들어 하네요*^^*

집에서도 그런지....... 오늘 하루도 잘 지낸 효진이에게 칭찬과 격려 부탁드려요*^^*

선생님의 효진이에 대한 메모를 읽고 나서야 비로소 난 마음의 짐을 하나 덜어버린 것 같다.

이대로라면 효진이 다른 환경에서도 무엇이든지 잘 해날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를 못 믿어 내심 초조하고 걱정했던 마음들이 부질없었다.

효진이에게 더 미안하면서도 참 사랑스럽다.

이대로라면 어쩌면 효진이가 커서 이 엄마를 위로해 줄 것 같은 느낌이 확~~ 든다.

마음 잘 맞는 찰떡궁합 친구같은 모녀사이... 벌써부터 기대되는데....

효진이 아빠가 삐지겠지... 난 왜 안 끼워주냐고...

그러면 효진이와 난,

"흥~~~ 그러니깐 있을 때 잘하셔용*^^*~~~~~

나중엔 외롭고 혼자라고 느껴지지 않으려면.............................................

소박한 행복이 좋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정들이 좋다.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들이 좋다.

부대끼면서 서로를 아껴주고 사랑해주고 격려해주는

마음들이 좋다.

이런 삶들이 참 좋다.

나를 미소짓게 한다.

포장된 기쁨이 아닌

자연스레 흐르는 물처럼의 행복 겨움들.....

행복은..... 내가 누누히 말하지만,

만들어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