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한 사람을 평가하는 잣대는 너무 많다.
그러나 그 잣대가 근거없는 다른 사람의 말을 통해서 터무니없이 전해진다면 어쩌면 그것이 편견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 이미지는 그 사람을 만나보기 전까지 굳어지겠지. 그래서 근거없는 전해들은 말이 무서운 것이다.
이외수.... 이분 사실 잘 몰랐다. 그리고 대충 들은 말로는 괴짜, 한국문학의 이단아 정도이다.
참 앎이 얕은것 같아 부끄럽다.
2,3년전에 이 분의 생활을 엿보았다. 텔레비젼을 통해서.... 물론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이었지.
거기서 본 이외수란 분은 확실히 괴짜임엔 틀림없는 것 같았다.
그러나 가식 가득찬 괴짜가 아니라 진정으로 삶을 사랑하고, 가족을 사랑하고, 사람들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분이었다. 자신의 젊은 날의 초상이 힘들고, 팍팍했고, 시대적 상황이 그를 괴짜로 만들었을 수 있었지만...
그는 여전히 젊은날 힘들었을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자신의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이 즐기며 사랑하는 일들을 하고 있었다.
변한것은 없었다. 오히려 진중하고 한결같은 그의 삶 속에서 그의 작품이 빛나고, 여전히 사랑받는 작가의 반열에
있는 이유가 되지 않나 싶다.
학창시절 그의 작품 중 하나인 ’벽오금학도’란 작품을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었다.
오래되어서 그런지 생각이 안난다. 그리고 이후엔 거의 읽어본 작품이 없네.
그래도 좋다. 인간적인 모습의 이외수란 분이....
아마 난 열혈팬은 아니지만 은연중에 이분의 팬이 되고싶다는 생각이 든다.

"하악하악" 제목부터 범상치 않다.
인터넷으로 뜻을 찾아보니 역시나 범상치않은 뜻이 담겨져있다.
흥분을 나타내는 거친 숨소리라고 적혀있다.
조금 야릇한 생각이 들수도 있겠지만, 책을 읽어보면 왜 제목이 하악하악인지 이해가 될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책의 소제목들도 특이했다.
"털썩, 쩐다, 대략난감, 쾌안습, 즐!......:"
이 모든 단어들이 인터넷에서 젊은이들 사이에 자주 사용되는 신조어들이다.
그런데 제목으로 나와있다. 역시 감각 있으신 작가임엔 틀림없어..... *^^*
세상사 옳지 못함에 털썩~~~ (갑자기 힘없이 주저앉거나 쓰러지는 소리)
완전 상식에 벗어난 일에 그야말로 기막히게 쩔어도 보고~~~ (배추 등이 소금 간 등에 의해 숨이 죽는다. 대단하다)
악의없는 손길을 내밀때 대략난감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어떨땐 캐안습~~~ (눈물이 앞을 가릴 정도로 안타까울 때)
즐거울때도 있고, 빈정거릴때도 있고..... 즐~~~~
하여튼 이 소제목 속에 삶의 숨겨진 희노애락이 들어있는것 같다.

작가의 삶이 진솔하게 적혀있다. 아니 적나라하게...
자칭 야동매니아라고 말하기도 하고, 컴의 초보시절에 야동을 보다가 그 야동의 많은 링크들이 스크린에 도배된것을 보고
지워도 지워도 계속 뜨는 창들로 인해 아들에게 sos를 보내면서 민망했음도 고백하고,
하루에 담배 7갑은 피우는데 2갑으로 줄여여되겠다고 금연을 선포하기도 했지만
금방 또다시 한쪽 손에 담배가 쥐어져있어서 손이 부끄러울때도 있었고,
컴퓨터의 댓글 중 악플에 대한 악의없는 지적도 들어가고,
자연에서의 모든 생물들에 대한 소리없는 아우성에 대한 대변도 해보고,
인간의 탐욕과 이기적인 마음에 대해서도 깊은 성찰과 내면을 들여다보게끔 하고,
예술과 문화에 대해 평가하는 사람들의 마음도 후벼파고,
................

하여튼 작가가 생각하고 있는 삶의 전반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있는 것 같다.
어떨땐 거친소리로, 어떨때 나지막한 소리로, 어떨땐 열변을 토하면서..... "하악하악~~~~~"

이렇듯 늘 어떤 상황속에서도 변화를 몰고다닐 수 있는 작가 이외수는 특이했고, 신선했다.
그래서 그의 삶이 "하악하악"이다.
그의 ’하악하악’의 삶이 웃음 속에만 있는 엔돌핀처럼 돌고돌아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안겨줬음 좋겠다는 바램 해본다.

개인적으로 참 맘에 드는 구절이다. 부패와 발효... 둘다 시간이 지날수록 변해가는 상황인데,
하나는 긍정적으로 순하게 변해가고, 또다른 하나는 부정적으로 역하게 변해간다.
이렇게 세상만사 일의 되어감도 양면이 있는데.... 하물며 사람이랴....
잘 여물고 잘 익은 사람, 마음의 창을 활짝 열고 너그러이 받아줄 수 있는 곰삭은 사람이 되고싶다.
그것이 나의 마음의 선택에 달렸다고 하니 더욱 욕심이 난다.

이 한해도 기쁘고 즐겁게 "하악하악"~~~~~

하악하악, 네탓이아닌내탓, 잘여물고익은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