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한참이나 풋풋했던 사랑이 있었다. 
사랑이란것을 안지 갓 2년뿐이 되지않았다.
사랑에 눈이 멀었다는 관용어는 이런때 사용하는가보다 라고 느꼈을 때이다.
느즈막하게 시작된 첫사랑이었기에 더욱 이 책의 모든 내용이 와닿았다.
어떤 미사어구보다 더욱 가슴 떨리게 만들었던 책이다.
효진이 아빠에게 선물해 준 책이다. 그런데 다시 나에게로 이 책이 돌아왔다.
그때의 감정이 고스란히 담아있다.

"연희에겐 평생동안 혼자 간직하고픈 승연씨가 있다. 사랑해... 자기야*^^* 2004년 5월 19일......."

지금보니깐 완전 닭살멘트이다.
하지만 그땐 사랑에 빠진 청춘남녀 어느 누구라도 한 로맨틱했겠지....
그 대열에 나도 합류했을 뿐이었지.
지금봐도 너무나도 사랑스런(?) 책이다.
벌써 횟수로 6년이란 시간의 벽을 훌쩍 넘겨서 난 이제 사랑했던 사람과 한 집에서 나란히 살고있다.




"파페포포 시리즈"는 
순수청년 파페와 여리고 착한 처녀 포포의 사랑이야기가 담겨져있다.
파페와 포포의 사랑을 중심으로 진정한 사랑과, 우정의 참된 의미, 관계의 소중함, 가족....
일상사와 가까운 소재들로 하여금 충분히 감수성과 추억을 자아낼만큼 소중한 이야기들이 담겨져있다.
벌써 시리즈로 4권까지 나와있다. 파페포포 메모리즈, 투게더, 안단테, 레인보우....
그림까지 작가가 그렸는데, 너무 이쁘다.
한편의 동화같은 그림와 글들이 처음 시작하는 청춘남녀들에게 더욱 와닿는 의미가 크겠지.
내가 그랬듯이.....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그 기다림도 시간이 많이 흘러가더라도 마냥 기쁠수 있는것은,
사랑하는 사람이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기꺼이 즐거워할 수 있었던 이유가 되기도 하겠지....

여름의 더위를 식혀줄 시원한 음료수를 그를 위해서 몇번이나 가게에 가서 바꿔올 정도로......
사랑의 힘은 대단하지.... 그 사람은 몰라줘도....

"네가 그 곳에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난 만족한다.
네게 선물을 할 수 있다는 그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다.
난 언제나 널 생각하고, 그 생각 속에서 널 키운다.
내 곁에는 네가, 네 곁에는 내가 있음을 의심하지 않는다.
널 좋아하는 이유를 묻지 말았으면 한다.
단지 내가 하고싶은 말은.....
내가 널 사랑하는데는 이유가 없다는 것뿐......."



"언제부터인가 그 아이가 행복해하면 나두 덩달아 행복해진다.
그 아이가 기뻐하면 함께 기쁘고, 그 아이가 슬퍼하면 함께 슬퍼진다.
내가 즐거워하면, 그 아이도 덩달아 즐거워하는 걸 알게 되었다.
그 아이를 행복하게 만들려면, 나 자신부터 행복해져야 한다는 걸 깨닫는다.
진정한 사랑은 받아서 좋은 것이 아니라, 주어서 기쁜것임을 알게 되었다."

사랑이 한참 여물었을때 느꼈던 생각들이다.
처음엔 무조건 좋았다. 
그러나 사랑도 유통기한이 있는지 어느틈엔가 그 무조건적인 사랑은 시들해져버렸다.
그때 서로의 틈이 벌어졌고, 그때 서로에 대해 진정으로 생각하게 되었지. 
그리고 도달한 결론은....
내가 행복해야만이 그 행복 바이러스가 사랑하는 사람에게까지 전해짐을 알았지.
그 이후의 사랑은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더 단단해졌음을 알았다.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듣노라면 마음속 깊은 곳까지 편안함을 느낀다.
첼로가 주는 편안함은 뜨거운 여름 뒤에 오는 가을의 넉넉함을 닮았다.
첼로가 가을 햇살에 익는 곡식이나 과일처럼 겸손하고 따뜻한 풍요로움을 전해주는 건
아마도 연주자의 심장 가까이에서 연주하는 악기라서 그런가보다.
심장의 언어로 말하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랑이 아닐까."

전에 다니던 교회에 첼로를 반주하던 동생이 있었다.
그 첼로만큼이나 묵직했던 아이. 아니 과묵했던 아이였지.
피아노나 바이올린처럼 튀지는 않았지만 옆에서 존재 자체만으로도 빛이 났던 아이...
아마 첼로란 악기도 그런 악기임을 난 그때 알았다. 
그리고 지금 또 한가지 알아간다.
심장 가까이서 연주하는 악기란것을..... 그리고 사람들 마음의 감수성을 열어준다는 것을....



영화 ’가위손’ 이야기가 있다.
나와는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사람들에게서 쫒겨나고 사랑하는 사람이 보고싶을땐
온전치 못한 가위손으로 얼음을 부수어 그녀가 있는 곳 멀리까지 눈을 내리게 한다.
그가 그녀에게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사랑한다는 표현이겠지...
그래서 더욱 안타까웠다.



한겨울 두마리의 고슴도치는 떨고있었다.
그래서 붙어있기로 했는데, 서로의 몸에서 돋아난 가시에 찔려 상처만 남았다.
결국엔,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부딪혀보면서 삶의 지혜를 배우는 것이겠지.
그러나 한편으로??에게 상처임을 알기에 한발자국씩 배려하는 아름다움을 발휘하는 것 보면.....
실전에서의 부딪힘은 출혈은 심하지만 돌아오는 열매는 단 것임을 알겠지....



학창시절, 언제 어느때 예고도 없이 내리는 비를 맞아보았는가????
그때 친구들의 엄마는 한손에 또 하나의 우산을 챙겨들고 그들의 사랑스런 아들 딸들을 마중나왔지.
그런데 엄마가 일 나가서 못 온 나와 같은 아이들은 하나같이 
신발주머니를 둘러쓰고 집으로 돌아온 기억이 있다.
 이 그림은 작가도 잊을 수 없었던 풍경이지만, 나에게도 그렇다.
그날 밤 어린 마음에 엄마가 오면 왕창 투덜거렸던 생각이 난다.

작가의 그림 속에 누구나 주인공이 됨직한 기억 저편이 있어서 너무 좋다.
낯설지 않은 풍경 속에서 기억을 더듬어본다.



"동네 아이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한 여자아이가 엄마의 크고 높은 뾰족구두를 신고 뽐내는것을 보았다.
왜 어렸을땐 모두 저렇게 크고 무거운 구두가 신고 싶은걸까?
중고등학교 때는 머리에 옷차림에 신경을 쓰며 어른스럽다는 말을 듣고 싶어하고
스무살이 되면 이제야 미성년자를 벗어났다며 환호성을 올린다.
하지만 지금은 누군가 내게 어려보인다고 한마디해 주면 기분이 좋아진다.
어른이 된다는게 반드시 행복한 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어린아이였을땐 빨리 어른이 되고싶고......
어른이 되어선 어려 보이려고 노력하고....
자신에게 주어지지 않은 걸 아쉬워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우리 모두의 모습인가보다."

그래... 그런가보다.
조카가 빨리 어른이 되고싶단다. 뭐든 원하는 멋을 다 부리고 싶다나.....
그럼 난 말한다. 
난 다시 학창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그러나 돌아가고 싶다고 돌아갈 수 없는 것이 시간이니 이젠 그냥 그 시간의 흐름속에 나를 맡길 뿐이다.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내 마음 속에 담아두는 일이다.
그리움 때문에 가슴이 저린것은
그 사람이 지금 내 곁에 없기 때문이다.

언제나 나무 뒤에 숨어서 그 사람을 지켜보는 내 모습에 만족한다.
그리움을 가슴에 묻을 수 있음에 만족한다.
그리움 때문에 가슴이 저린것을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