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과 곡선에는 신만이 아는 비밀이 있다"

 

느림, 인간, 자연이 공존해야 미래도 살아난다! 

 만본(漫本)에는 4추덕 즉, 기쁨·자유·느림·영혼이 있어야 한다. 그 만본주의의 4가지 기본 덕목은 '창조적 기쁨, 자유의지, 곡선이 있는 느림, 도덕과 윤리가 살아 있는 영혼'이고 이러한 것들이 우리 삶의 기본이 되어야 오래 갈 미래가 있고, 행복의 원천이 마르지 않는다. 느리지만 꾸준한 걸음으로, 느리지만 따뜻함이 담긴 완보완심(緩步緩心)의 마음으로 슬로의 아름다움을 사랑하고 구하려고 한다...이것이 작가가 이 책에 담고 싶은 요점이자 전부이다.

 

작음과 멈춤의 글자 '걸음 보(步)'

 바쁘게 사는 우리네 현대인들이 간혹 이런 얘기를 한다. '가끔 여유를 가지고 하늘을 보자'. 좀 더 느리게, 좀 더 작게 그리고 좀 더 부드럽게...이렇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느림을 통한 '느낌'일 것이다. 습관적으로 하는 행위 중 하나인 걷는다는 것. 그 행위에는 항상 목표와 목적이라는 것이 있다. 출근을 위해 걷고, 운동을 위해 걷고 쇼핑을 위해 걷고 등등등. 그러나, 그 한자의 의미가 작음에 멈춤의 더함이라는 것을 (이 글자를 모를리야 있겠냐만은) 천천히 음미해본다. 더더욱 부수가 멈출지(止)이다. 작은 발걸음으로 천천히 그리고 가끔 멈춰서 주위를 둘러보고 만물을 느껴보는 것 그 모든 것이 자연의 이치 그대로 흘러가는 것 그것이 필요한 나이고 우리이고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인 것이다.

 

빠름은 일상의 가치를 앗아간다!

 천천히 확실히 하는 장인정신, 걸작에는 느림과 침착함이 필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평범한 우리네는 그러지는 못할 망정 목적지를 향해 빠르게 걸음을 옮기는 동안 푸른 하늘과 사람들의 미소 등 일상적이지만 아름다운 가치를 놓치고 사는 면이 많이 있다. 요즘처럼 어려운 경제상황과 각박한 현실에는 더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나, 느림이 게으름으로 사치로 느껴지는 것 역시 그 누구를 탓할 수 없는 슬픈 현실이기도 인정되는 부분이기는 하다)

 

천천히 느끼고 생각하는 삶이 필요하다!

 슬로 시티, 슬로 푸드(에코푸드라는 말을 쓰기를 권하고 있다), 슬로 매니지먼트...이 책에서 얘기하는 키워드들이다. 책 제목에 대한 첫 인상은 그런 것이었다. 주 내용이 자연과 농업 그리고 식품에 관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이 책은 보다 폭넓게 우리 삶에 대한 느리고 작음의 가치를 설파하고 있다. 무미건조한 각박한 삶보다 여유가 넘치는 삶을 말이다.

 더하여, 매니지먼트 1.0이 표준/분업/이동 조립을 핵심가치로 삼았었고, 매니지먼트 2.0이 변화.혁신/권한/책임을 화두로 삼은 두 번째 경영트렌드였다면 매니지먼트 3.0은 감성/협력/상상/창조를 대표가치로 삼는다고 얘기하며 여유는 창의성의 연료라고 얘기하고 있다. 지금은 미(美)와 감성의 시대라고 말이다. 

 

CEO에게는 느림과 홀로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제대로 돌아가는 정부의 위정자나 기업 CEO의 첫 조건은 정신이 명민한 것이고, 영혼이 고요하고, 마음이 평온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세계 최고의 갑부 빌 게이츠의 'think week'를 사례로 얘기하고 있다 (1년에 두 번씩 작은 별장에서 칩거하며 아이디어 창출과 전략적 비전 연구에 몰두하고, 열린 마음으로 전 직원이 갖고 있는 지적 역량과 다양한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소화해 새로운 전략으로 승화시켜 20년을 내다보는 장기 전략을 구상한다고 함)

 - 경영의 목적은 직원의 행복

 - 현대의 콘텐츠는 소비자가 느끼기에 재미있고, 의미있고, 느려야 함 (재미 + 스토리텔링 + 느림) 

 

느리며 긍정적이며 밝은 사람(세레노한 사람)의 3가지 조건

 1) 스케일 : 자기와 다른 사람의 차이에 대한 관대함

 2) 디테일 :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세심하고 자상한 마음가짐. 내 주장에 앞서 남의 얘기를 먼저 경청할 줄 아는 여유,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고 조화시키려는 마음

 3) 스마일 : 자신의 감정을 기쁜 상태로 유지하면 남들에게 '기분 좋게 비친다'

 4) 세레노 리더십 : 빠른 자를 이기는 것은 느린 자. 느릴 줄 알아야 빠를 줄도 안다

 

본래의 맛을 지닌 음식이 사라지고 있다

 슬로푸드(에코푸드)는 좋은 음식(획일적이고 인위적인 맛이 가미되지 않은 음식의 본래의 맛 지향), 위생적인 음식, 공정한 먹을거리를 조건으로 자연의 속도를 순리로 안다. 그리고 당연히 우리 음식에 대한 짧은 얘기와 농업의 가치에 대한 내용이 이어진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농업은 영원히 인류를 먹여 살릴 비즈니스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가족과 친구에게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는 관계 중시를 만족스러운 삶을 살기 위한 행복의 첫째 조건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자기가 처한 현재의 시간, 자기가 사는 공간, 자기가 만나는 사람들인 인간 이 3가지가 조화로워야 행복한 사람인 것이다.

 

 책 제목 그대로 편안하게 천천히 음미하며 읽어봄직한 책이다. 경제 내용이 나오긴 하지만 경제서적도 아니고 농사 이야기가 나오지만 농업 관련 책도 아니다. 아니 굳이 따지자면 다 관계되는 책이다. 물론, 지금 당장 현재에 필요한 실용서도 아니기에 억지로 찾아 읽을 필요까지는 없을 듯 싶다. 다만, 넉넉한 시간에 (따뜻한 봄 날씨의 주말 등) 편안한 자세로 차 한 잔 옆에 두고 읽고 싶은 만큼 읽는, 그야 말로 '책을 읽는 여유'를 가지는 것도 괜찮은 것 아닌가 싶다. Slow Slow Quick Quick!!!!

 

* 참고적으로 '한국슬로시티본부의 슬로라이프 행동 강령 12가지'를 적어 본다

 

1) 가급적 자동차를 덜 타고 걷거나 지하철/자전거 타기를 하되 자동차는 제한 속도 80킬로미터를 지키며 운전 즐기기, 운동할 시간 없으면 걸어서 출근하는 것도 바람직함

2) 나는 다른 사람의 웃는 얼굴을 보기 위해 태어났다. 얼굴은 '얼의 골짜기'라 하는데 마음엔 평화, 알굴에는 웃음을!

3) 밥 먹는 시간을 최소 30분으로 하고 그동안 여유로운 식사시간 즐기기, 한입에 먹은 음식은 30번 씹으며 하루 30가지 정도의 반찬을 골고루 먹기 (우리 몸의 운동 정보 중 50%가 저작 운동으로부터 오며 활(活)자의 의미를 음미해야 한다. 우리 몸은 그리 많은 양의 음식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4) 패스트푸드를 멀리하고 제철에 나는 유기농 에코푸드 먹기

5) 조용한 명상과 긴 침묵시간 갖기, 아무것도 안 하기

6) 텔레비젼을 멀리하고 독서하기

7) 되도록 말은 천천히 하고, 일도 좀 느리게 하기

8) 아파트, 사무실, 지하철 이용 시 계단으로 걷고 세로토닌(행복 호르몬)과 짝 하기(건축가는 사람에게 걸을 권리를 주기 위해 건물의 계단이 잘 보이게 설계하고 디자인할 필요가 있음)

9) 승강기에서 닫힌 단추 누르지 않고 3초만 기다리기. 승강기에서 먼저 인사하기. 승강기나 지하철에서 다른 사람이 내릴 때까지 기다려 주기

10) 천천히 가는 사람은 세상을 찬찬히 보는 재미가 있으니 패스트트래블보다 슬로트래블로 인생을 여행처럼 나그네처럼 살기

11) 모든 동물 중 인간만이 쓰레기를 버린다. 그래서 자연을 해치고, 지구는 물론 우주 정거장에도 로켓 쓰레기를 버리니 다른 생물들이 볼 때 사람은 쓰레기 같은 존재임

12) 일주일에 하루는 온라인 안식일을 갖기로 하고 오프라인의 즐거움으로 아날로그로 살아보기

 

○ 한국슬로시티본부 :

http://www.cittaslow.co.kr/new/main.a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