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적으로 무지 단순하고 읽기 쉬운 책. 조금이라도 더 어릴 때 읽을 수록 좋은 책. 편안하게 생각하며 읽을 수 있어서 좋으 책임은 분명함. 단, 대학원 과제를 위해 읽었기에 스스로의 진심성과 몰입도는 약간 부족했었다고 생각함.

 

‘ 못이 튀어나오면 정 맞는다’ 

필자가 90년대 잘 나가던 건설회사에 입사 한 지 약 1년쯤 지났을 때쯤 커피숍에서 친하게 지내던 공채 선배에게 들었던 얘기다. 이 책의 중간쯤 나오는 한 펭귄간부의 공작새 페리에 대한 펭귄화 요구 장면에서 그 때 필자의 상황이 오버랩이 되면서 묘한 웃음이 나왔다. 필자를 아낀다는 입장에서 한 얘기지만 당최 이해할 수 없는 그 당시의 내 정서였었던 것 같다. 그러고 보니 그 때쯤 이 책이 세상에 나왔으니 필자로서는 묘한 동질감을 느낀다.

 

이 책은 참 단순한 책이다. 정상적인 뇌와 감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한 번 읽고 가볍고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을 것이고, 더더욱 현대의 일반적인 직장생활을 어느 정도 경험한 사람이면 그 의미를 체험적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주인공인 공작새 페리가 배움의 나라에서 간부 펭귄들에게 스카우트되어 부푼 꿈을 안고 펭귄나라에 입성하면서 시작된다.

 

페리는 성공에 대한 갈망으로 어울리지 않는 펭귄 옷을 입는 것만 거부하고 펭귄나라의 기존 조직에 동화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일정 부분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조직의 저항을 불러일으키며 한계를 인식하게 된다. 기존 배움의 나라에서의 조직 풍토와 문화 그리고 공작새 본연의 모습과의 괴리를 느끼며 당혹감과 실망감에 휩싸이게 된다. 그 즈음 간부 펭귄으로부터 다양한 방식의 펭귄화 권유를 받고 어쩌면 더 보장될 수 있는 펭귄화를 거부하면서 위기감 마저 느끼게 된다.

펭귄나라에는 페리처럼 외부에서 스카우트 되어 온 이방인들이 많았다. 저자는 이들을 ‘다른 새’라 표현했다. 페리는 이 다른 새들과 숱한 토론을 하며 고민과 번뇌에 쌓이게 되고 결국 조직에의 순응을 포기하고 펭귄나라 세상을 탈출하는 제 3의 선택을 하게 된다.

 

아마도 저자는 여기서 3이라는 숫자를 씀으로써 우리에게 제 1의 선택은 펭귄이 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는 극소수의 모습을, 제 2의 선택은 펭귄이 될 수 없지만 펭귄스러운 척 동화되어 사는 대다수의 평범한 모습을, 그리고 아예 기존 조직을 거부하고 새로움에 도전을 실행하는 더 극소수의 모습을 ‘다른 세상’으로서의 ‘3’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듯싶다. 우리 모두의 세상 적응과 탈출의 일상적인 모습처럼 말이다.

 

다시 돌아와서, 페리는 ‘기회의 나라’라는 곳에 도착하여 ‘수용’, ‘신뢰’, ‘대다수로부터의 위대함’ 이라는 그 곳의 최고의 가치들을 만끽하며 적응하게 된다. 페리로부터 정보를 얻은 펭귄나라의 이방인들 중 에드워드 등의 다른 새들 일부 또한 기회의 나라에 오게 되고 그들 모두는 본연의 모습을 발휘하며 활기차고 즐거운 생활을 하게 된다. 그것은 그들을 급성장하게 하며 부수적으로 그에 걸 맞는 보상을 얻게 되는 기회로 다가온다.

 

저자는 사회성 조류인 펭귄의 군집지인 펭귄나라를 통해 척박한 환경에 둘러 쌓여있지만 변화를 두려워하는 우리의 기존 사회를, 그리고, 펭귄이라는 퇴화된 날개를 가진 ‘새’를 통하여 본연의 기능을 포기한 체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우리에게 잠재된 소극적이고 불안한 모습을 그리고 있다. 반대로, 우리에게 내재된 날고 싶은 욕구를 날개를 펼쳤을 때와 접었을 때의 모습이 너무도 반대되는 화려한 공작새를 통하여 그리고 있다.

 

또한, 펭귄들의 행동방식과 규칙을 얘기하는 펭귄 옷 또는 펭귄스러움. 감추어진 인간 본연의 모습을 의미하는 ‘날개’와 움츠린 자아 ‘공작새’와 공작새의 행동에서 보여지는 리더쉽이 아닌 팔로우쉽. 독수리를 통한 추진력과 적극성, 매를 통한 날카로운 분석력과 경쟁, 앵무새를 통한 자유분방함과 풍부한 아이디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백조를 통한 유연성 그리고, 우리에게 필요한 이런 특성들이 물 만난 고기처럼 제 역할을 수행하는 기회의 나라….

 

사실 이 모든 것이 우리의 그리고 우리가 속해있는 집단의 다양한 모습일 것이다. 조직에 적응하여 펭귄화가 되어 가는 것이 스스로의 모습에서 최선이고 자아실현의 모습일 수도 있을 것이다. 반대로, 부나 성공의 달콤한 유혹을 떨쳐 버리고 늘 새로운 나를 실현하기 위해 공작새가 되어 다른 나라로 날아가는 것 또한 선택의 사항일 것이다. 이러한 모습과 선택에 정답이 없음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더더욱, 그들의 모습이 틀려 보인다고 욕을 하거나 비난할 수 없다. 스스로에 대한 변화관리와 Life planning, 그리고 그 완성을 위한 실천적 노력 그것이 더 먼저이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의 모습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은 별개로 하고, 우리가 펭귄인지 공작새인지 또는 다른 어떤 새 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주어진 환경과 내재된 나의 모습들 중에서 내가 즐겁게 무엇을 선택하고 그것의 실현을 위해 얼마만큼 노력하느냐가 아닌가 싶다. 이 책의 끝 부분에 나와있는 이 말들 처럼…

 

“무엇보다 그들을 기쁘게 한 것은 자신의 본연의 모습을 사랑하고 즐기는 방식이었다.”

“기회의 나라는 눈에 보이는 장소 그 이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기회의 나라가 자신의 내부에 있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