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면서 내 아이가 책을 좋아하는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른다. 말이 늦된 아이라 같은 책을 읽어 주고, 또 읽어 주고 했던 그 시간들이 결코 헛된 시간들이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15년 독서지도를 한결같이 해오셨다는 한복희 선생님의 독서 지도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간의 궁금증들과 우리 아이들과 책읽기를 어떻게 해야겠다는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엄마가 변해야 아이도 변한다는 선생님의 따끔한 일침은 새로운 도전이 된다. 한때 아이들을 가르쳐 보기도 했지만, 아이들을 다루는 것보다 엄마들을 상대하는게 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내가 막상 아이를 키우다보니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것이 가장 큰 선물인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독서지도를 오래 하신 분에게는 어떤 노하우가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그 역시 큰 오산이었다. 아이들이 달라지고 있는데, 어떻게 같은 방법으로 아이들을 지도 할 수있겠는가라고 말씀하신 내용이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우리 아이의 독서를 어떻게 도와줄까? 이런 질문은 모든 엄마들의 최대 고민거리이자 숙제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엄마가 아이의 모델이라는 점이 새삼 부끄럽게 느껴진다. 말이 늦되기도 했지만, 아이에게 일부러 글씨를 가르치려고 하지않았다. 6살 무렵 더듬더듬 한글을 읽기 시작한 아이는 빠르게 글을 익혔고, 7살 무렵부터는 어려운 책도 술술 읽게 되었다. 그런데, 작은아이가 있다보니 큰아이는 혼자 읽게 두는 시간이 많아졌다. 초등1학년인 아이는 지금도 엄마가 책 읽어주는 것을 제일 좋아하는데, 읽어주는데 어찌 그리 인색해졌는지 새삼스레 미안한 마음이 든다.

 머릿속에 쏙쏙, 가슴속에 팍팍!

아이들과 구호를 외치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의 짧은 멘트가 인상적이다. 아이들에게는 각자의 관심거리가 다르다. 좋아하는 음식이 다르듯 좋아하는 책의 부류가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다만 책도 편식하지 않도록 도와줘야 할 사람은 당연이 엄마의 몫이다. 책 읽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무엇보다 그달의 주제와 절기에 맞는 책 읽기를 하는게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었다.

 그 달의 주제와 절기에 맞는 책 읽기

1~2월 명절이나 풍습에 관한 책

3월 봄에 관련된 책, 특히 생명,환경, 자연에 대한 책

4월 과학의 날, 장애인의 날, 특히 장애를 다룬 좋은 책은 아이의 인성 교육에 반드시 필요하다.

5월 어린이날, 스승의 날, 감사와 사랑의 달인만큼 가족의 사랑이나 화합을 다룬 책, 성년의 날에는 성장 소설을 읽는 것도 좋다.

6월 호국,민주화, 전쟁,평화 등을 다룬 책

7월 법, 휴가, 여행과 관련된 책

8월 광복, 조국애, 위인 등을 다룬 책

9월 한가위, 추수, 환경에 대한 책

10월 신화, 역사, 우리 문화를 다룬 책

11월 미술, 음악 등 예술과 관련된 책, 특별한 행사가 없기에 이제껏 다루지 않았던 주제의 책을 정하는 것도 좋다

12월 한 해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의미에서 사랑, 우정, 인류, 용서,화해 등을 다룬 책이 좋다

 아이의 수준에 따라 책을 읽히고, 책을 읽고 토론하는 것, 방학때를 이용해 독서력을 높이는 방법등 자세한 행동지침이 기억에 남는다. 어쩌면 이렇게 책 읽기를 하는 것도 '논술'이 대세인 지금의 현실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경제를 가르치고, 청계천의 헌책방을 탐방하고, 화가 모네 전시회를 가고,뮤지컬을 관람하고,책을 읽고 장애를 체험해보는 활동등으로 심드렁한 요즘 아이들의 마음을 녹이기에 충분한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나니 홀가분한 마음보다 아이와 어떻게 책읽기를 해볼까 하는 끊임없는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다. 유명한 논술학원에서 모범 답안을 위주로 비슷하게 써내는 것 보다 내 아이가 자신만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법을 도울 수있게 되기를 바란다. 필요해서 읽는게 아니라 즐거운 책 읽기로 아이에게 행복한 에너지를 전해주고 싶다. 아울러 소개된 많은 책들을 한 권,한 권 찾아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바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