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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줄기가 시원하다.
나는 작가 이외수님의 글은 처음이다. 몇 몇 좋아하는 작가들의 책은 목숨 걸고 찾아 읽기는 해도, 굳이 싫어하는 작가를 따로 분류해 편독하거나 하지는 않는편이다. 그럼에도 이외수님의 글을 처음 대하는건, 매스컴에 드러나는 그의 괴변적 말솜씨와 청학동에서나 걸어나올법한 심상치 않은 외모가 살짝 거슬려서 거리를 두었기 때문이다.
가수는 노래를 잘 부르고, 연기자는 연기만 잘 하면 된다는 고정적 관념과 일맥상통하는데, 작가는 모름지기 글로써 자신을 보이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의 글을 읽는동안 이외수님에 대한 나의 오만한 편견은 일순간에 불식되었다. 작가더러는 작가적 본연에 충실하기를 원하면서, 나는 왜 작가를 글로써 인정하려 들지 않았던가 하는 이중성이 부끄러웠다.

가려운 곳을 긁지 못한다고 당장에 몸에 이상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아울러 가려운 곳을 긁는다고 신체의 기능, 물론 향상되지 않는다. 단지 시원할 뿐이다. 그게 다이다. 그러나 이외수님의 글은 가려웠던 곳을 시원하게 긁어 주었을 뿐 아니라, 등을 토닥여 주는 것도 잊지 않으셨다. 이 책은 채찍 보다는 당근에 가깝다. 시원하고 달달했다. 후로는 목숨 걸고 그의 책을 찾아 읽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멋들어진 님의 글을 맛보기로 남기고 싶다. 더욱 깊고 찐~한 맛을 보고 싶다면 꼭 사서 보시라. 나, 출판사와 아무 연관없지만 이 책을 위해 영업이라도 뛰고 싶다.

이 책은 16편의 단편으로 되어있다.
그 중에서 <세상의 나쁜 놈들을 없애는 방법> 에 필이 꽂혔다. 이 책의 소제목을 보고, 이 방법을 꼭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시작했다. 나쁜 놈들을 모두 없애고 좋은 세상 한 번 만들어 보고 싶었다. 푸하하하

세상의 나쁜 놈들을 없애는 방법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 중이던 삼강오륜이 지난 밤 숨을 거두고 말았다는 소식.
곁에서 이를 말리던 인륜지도 역시 머리통에 각목을 얻어 맞고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 중이지만 목숨이 위태롭다는 소식.
날마다 이런 소식을 접하면서 어찌 맨정신으로 살아갈 수가 있으랴.
그래서 대한민국 국민들은 무식할 정도로 폭주를 일삼는다.
나쁜 놈들 때문에 국민들의 수명까지 단축되는 것이다. (p.164)
천지개벽을 하는 날이 골백번 도래해도 악어새가 악어를 모조리 잡아먹는 날은 도래하지 않는다

	도대체 어떤 놈들이 나쁜 놈들인가를 알아야한다. 나뿐인 놈이야말로 세상에서 유일하게 나쁜 놈이다. 욕망은 <나뿐인> 인간을 양산하기 위해 악마가 보낸 사육사다. <나뿐인 놈>은 어김없이 <나쁜 놈>으로 성장해서 온갖 범죄로 세상을 더럽힌다. 우리들 각자가 자신의 내부에 도사리고 있는 <나뿐인 놈>을 과감하게 척결하지 않는다면 결국 우리는 한평생 나쁜 놈들이 판을 치는 세상을 벗어날 길이 없을 것이다.

페이지 : 172

후感...책읽는파랑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