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어디서 이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는데?? 싶었다.

분명... 학창시절에 보았던 기억이 있는데,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아이에게 읽어주기 전에 먼저 읽어보았고... 다음으로 아이와 함께 읽었다.

'달님, 안녕' 이런 책을 볼 때와 사뭇 다르게 내게 질문을 한다.

 

"엄마, 달이 얼마나 커?"

딱히 뭐라고 대답을 해 줄 수가 없었다.

 

아이도 책에서나 달을 보았지.. 여태껏 제대로 달을 본 적이 없었다.

하늘을 한번 쳐다볼 여유 조차도 없었던 것이다.

내 아이에게 색칠놀이나 책 읽어주기에 급급했지 자연의 감성을 느껴보게 하지 않았다.

그러니.. 아이가 생각하는 달의 크기는 어떤지 잘 알지 못하고

나 역시 어떻게 대답을 해 줘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웠다.

 

레오너라는 공주가 배탈이 나서 자리에 눕게 되자 왕은 공주가 원하는 것을 해 주려고 한다.

그 말에 공주는 달을 갖게 되면 나을 것 같다고 하니 왕은 곧 시종장을 불러 명령을 한다.

하지만 시종장은 달의 크기를 논하며 안 된다고 한다.

이어 왕은 궁중 마법사, 궁중 수학자를 부르지만, 달의 크기를 논하며 거절을 한다.

마지막으로 왕은 궁중 어릿광대를 부른다.

궁중 어릿광대는 모두가 현명하지만 레노어 공주가 달이 얼마나 크다고 생각하는지

또 얼마나 멀리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한다.

 

 

 

공주는 어릿광대에게 달은 자신의 엄지손톱보다 조금 작고 거리도 자신의 방 창문 밖에 있는

큰 나무만큼도 높이 있지 않다며 어떤 때는 나뭇가지 꼭대기에 걸려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달은 금으로 만들어졌다고 말한다.

 

어릿광대는 금 세공인을 찾아 공주가 말한대로의 황금 달을 만들어 달라고 한다.

세공인은 무엇을 만드는 것이냐고 묻자 어릿광대는 달이라고 말한다.

세공인은 달은 멀리 떨어져 있고 청동으로 되어 구슬처럼 둥글다라고 말하니

어릿광대는 그것은 당신의 생각이라고 핀잔을 준다.

 

공주는 다시 건강해졌지만 왕은 다시 달이 떠오를텐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걱정을 한다.

결국, 궁중 어릿광대를 다시 불러서 아주 유쾌하고 현명하게 고민을 해결하고 만다.

어릿광대가 공주의 방을 나서기 전의 그 표정이 시원하게 느껴진다.

 

 

어쩌면 어른의 세계는 선입견이라는 우물에 갇혀 생각해 내지 못하는 것들을

아이들은 아주 명쾌하게 생각해 내는 무한한 상상력이 있는게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