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고 싶습니다 언젠가는 가장 온전한 집 한 채로 땅 위에 누울 그날까지 겸손한 한 채의 사랑방으로   억울해도 변명을 모르는 자그만 침묵의 집 한 채로 당신 곁에 머물고 싶습니다
페이지 : 161, 침묵 일기 中

 

이해인 수녀님이 시집을 출간하셨다.

암으로 투병중이시란 소식을 들었는데 점점 나아지고 계시단 소식도 들려 다행이다.

"작은 기도"

화려하거나 잡다한 수식어를 붙이지 않아도 수녀님의 시는 아름답다.

참 이상하다. 소소하고 어렵지않은 단어들이 시 속에서 예쁘게 빛난다.

수녀님의 영혼이 맑으셔서 그런가보다^^

 

찬찬히 마음으로 느끼고 다 읽다보면

시에서 느낀 따뜻함으로 훈훈하게 데워진 마음을 느낀다.

 

이전에 알던 내가 좋아하는 시

 

* 꽃씨를 닮은 마침표처럼
                     이해인

내가 심은 꽃씨가

처음으로 꽃을 피우던 날의
그 고운 설레임으로

며칠을 앓고 난 후
창문을 열고
푸른 하늘을 바라볼 때의
그 눈부신 감동으로

비온 뒤의 햇빛 속에
나무들이 들려주는
그 깨끗한 목소리로

별것 아닌 일로
마음이 꽁꽁 얼어붙었던
친구와 오랜만에 화해한 후의
그 티없는 웃음으로

나는 항상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
못 견디게 힘든 때에도
다시 기뻐하고
다시 시작하여

끝내는 꽃씨를 닮은 마침표 찍힌
한 통의 아름다운 편지로
매일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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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굳이 타이르고 달래는 어투가 아니어도

독자 스스로 돌아보게 만들고 반성하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살고싶게 해 주는

작은 소망을 품게 해주는 그런 시인.

마음의 엄마

난 오늘부터 수녀님을 마음의 엄마라 부르기로 했다^^

어쩜 이리도 딱 맞는 표현이..

'어떤 행복' 이란 시를 읽으며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이런 행복을

무어라 해야할지

그냥

이름없는 행복이라 말할래요

 

하하, 간단한 해답같은 구절

 

친구야, 너는

이 시는 개인적으로 친구에게 편지쓸 때 적어넣고 싶단 생각도 했다.

따뜻하다.

 

시가 예쁘단 생각은 한 적 없는데

눈으로 보이는 시각적인 것들만 예쁘다할 게 아니라 마음씨가 곱고 예쁘다 하는 것처럼

수녀님의 시는 글에서 꽃이 피어나는듯 하여 이를 모아둔 시집은 예쁜 꽃밭이다.

 

책 겉표지를 넘기면 환히 웃고 계신 이해인 수녀님의 사진 그리고 프로필 소개가 쓰여있다.

딱 한번 뵌 수녀님의 인자함 묻어나는 웃음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 하다.

고즈넉한 맘으로 살아가야 겠다는

그리고 세 개의 금 중 가장 귀하다는 지금을 사랑하며 살아가야지 하는 다짐을 하며

나를 비롯한 독자들에게 이해인 수녀님의 작은 기도가 큰 기쁨으로 빛나길 소망해본다.

수녀님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책 속에서 그 분을 느끼고 교감할 수 있는 기회가 영원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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