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도가 넘은 장난은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얼마 전에 나왔던 길 가던 아이의 다리를 걷어차서 넘어뜨리는 장면은 그 행동을 ‘범죄’라고 규정하며 무섭게 비난했고, 자고 있는 노숙자를 때리고 도망가는 학생들에게 ‘비인간적’이라고 여기며 청소년들의 지나친 행동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사실 청소년 범죄라는 것은 애매한 구석이 있어서 나쁜 청소년들은 그것을 악용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요. 잘못을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다거나, ‘애니까 그럴 수 있지.’ 하는 이 사회의 지나친 관용정신이 그것을 더 심하게 만들어주는 거 같군요.

 미나토 가나에의 <고백>은 제목처럼 로맨틱한 소설은 아닙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청소년 범죄에 대한 소설인데요. 상당히 큰 울림이 있는 소설입니다. 한 교사의 담담한 목소리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수영장에서 익사체로 발견된 딸. 그 교사는 자신의 딸을 죽인 범인을 알고 있다고 합니다. 범인은 바로 자신의 학급 학생 A와 B. A가 만든 도난 방지용 충격 지갑의 실험체가 되었으나 잠시 기절한 딸을 놀랜 학생 B가 수영장에서 실족사 한 것으로 위장하기 위해 죽게 됩니다. 교사의 목소리는 소름이 끼칠 정도로 담담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교사는 이야기하죠. ‘A와 B가 마신 우유에는 어떤 혈액을 넣어두었다. 발병 기간은 5년이나 10년 뒤라고 하니 혈액 검사를 잘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고요.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비난을 받아 마땅하지만 범인들의 환경이나 여러 요소를 고려해 봤을 때 동정심이 가기도 하고, 딸을 잃은 교사가 측은하기도 하지만 그것을 복수한 점에서 잘했다는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참 애매한 내용입니다. 사실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는데, 교사가 범인인 학생들에게 복수한다는 것은 독특한 소재이면서 섬뜩하기까지 합니다. 교사의 이야기는 후에 다시 나오는데 이야기의 결말은 상당히 충격적입니다. 책장을 덮고 나서 잠시 동안 멍 때리고 있었다고 해야 할까요. 암튼 무척이나 괜찮은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