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추리소설은 많이 읽지를 않습니다. 너무 일본, 영미권의 추리소설만 접하다 보니 우리나라의 작품은 이제 그리 익숙하지 않은 듯 합니다. 예전에 좋아했었던 김성종 씨의 작품을 읽은 이후에는 우리나라의 추리소설은 거의 접하지 않았고, 우리나라 소설은 이외수 작가의 <하악하악> 공지영 작가의 에세이, 천명관 작가의 소설 등이었고 추리소설은 한 권도 없네요. 사실 한국 추리소설계의 작가들은 제가 잘 모릅니다. 유명하다 싶은 작가들도 저에게는 좀 생소한 편이고요.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도서관에 가면 한국 추리소설은 90년대에 출간된 것이 대부분입니다. 손때가 많이 묻고 낡아서 읽을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 책들이죠.

 이번에 읽은 <코미디는 끝났다>는 ‘이은’ 이라고 하는 작가의 작품입니다. 사실 잘 모릅니다. 대표작으로 <누가 스피노자를 죽였을까?>와 <미술관의 쥐>라는 작품이 있다고 합니다. <미술관의 쥐>는 들어본 적은 있고요. 아무튼 작가의 프로필을 보면 좀 특이합니다. 문학과를 나오진 않았네요. 하긴, 히가시노 게이고도 공대 출신이니까 어느 과 출신인지는 별로 상관이 없죠. 한국 추리소설계에서는 유명한 작가라고 합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첫 번째 만남이고, 아무튼 살펴볼까요.

 범인이 잡힌 상황에서 소설이 시작됩니다. ‘레이저 킬러’ 라고 하는 연쇄 살인마가 취조를 받고 있습니다. 무조건 자백한 사실이 진짜라고 고집하는 범인. 그리고 형사는 ‘그러면 개그맨 이진수는 왜 죽였어?’ 라고 질문하며 사건 발생 10일 전으로 되돌아갑니다.

 개그맨 이진수는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개그맨. ‘메구리’ 라는 별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스타입니다. 남부러울 것 없이 살고 있는 그에게 어느 날 전송된 문자. ‘열흘 후에 너는 반드시 죽는다. D'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그도 다음날, 그 다음날도 계속해서 ’너는 반드시 죽는다. D' 라는 문자가 오자 불안해지기 시작합니다. 너무나도 신경이 예민해진 이진수. 허상이 보이기도 하고 주변사람들을 의심하기도 하며 고통스러운 나날들을 보내는데... 허상의 강도는 점점 더 강해지고 더 이상 아무도 믿지 못하는 이진수. 과연 열흘 후에는 어떤 일이 발생하는 걸까요.

 읽으면서 느낀 점은, 긴장감이 넘치는 소설이지만 끝이 좀 애매하다고 해야 할까요. 결말이 속 시원하지는 않습니다. 약간 애매한 결말을 제시함으로서 독자들에게 생각의 여지를 남겨놓은 거 같은데요. 읽고 나서 속 시원함이 없는 소설은 제가 별로 안 좋아하는지라... 그래도 결말까지 진행되는 이야기는 정말 긴장감 넘치고 재미있습니다. 특히 잔인한 묘사가 무척이나 실감납니다. 그리고 D-10에서 D-Day까지 진행될수록 긴장감은 더해지고 결말이 더욱 궁금해집니다. 안타까운 점은 신나게 읽다가 결말에서 ‘엥? 이건 뭐지?’ 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는 것이죠. 책 읽은 사람들끼리 결말에 대해서 더 이야기를 나누고 하면 재밌을 것 같네요. 이 작가의 다른 작품도 좀 더 읽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