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한 작가의 특이한 소설.

 

책을 띠지에 적혀있는 간단한 문장이다. 특이한 작가의 특이한 소설. 게다가 표지만 봐서는 까만 배경에 새빨간 동백꽃만 덩그러니 놓여있는 모습에서 도무지 이 책이 무슨 내용이고 붉은 애무는 무엇을 뜻하는 것이며, 줄거리와 무슨 상관이 있는 건지 도무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대체 이 표지와 제목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책은 굉장히 얇다. 200페이지가 채 되지않는 얇고 가벼운 양장소설이다. 책을 읽기에도 부담이 없고 천천히 보더라도 두시간이면 금새 읽을 분량의 소설이다. 하지만 왜일까. 책을 읽고 나서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이 책의 스토리는 어린시절부터 아버지 없이 자라 아빠란 존재가 무슨 존재인지 알지 못하는 주인공 펠릭스가 그의 아이가 태어나면서 그 아들을 너무 너무 사랑하는 모습과 세살된 그 사랑스러운 아이를 잃은 뒤의 모습을 이야기하고있다.

 

한순간 뺑소니로 아이를 잃은 펠릭스.

 

그렇게 그의 삶이 무너져내리고, 아이와 함께 했던 공간에서 구석구석 공기처럼 녹아있는 아이의 모든 흔적들을 보며 괴로워하고 아파하는 모습에 대한 묘사는 굉장히 리얼하다. 책을 읽는 나까지도 괜히 마음한켠이 욱씬거리게 만들만큼 자식을 잃은 아버지의 모습이 너무나도 잘 표현되어있다.

 

게다가 더 놀라운 점은, 세살된 아들을 위해 아버지인 펠릭스가 떠나버린 엄마의 역할까지 함께.한다는 점이다.

 

어쩜 이런 상상을 할수가 있었던거지.? 아버지 스스로도 얼마든지 아들을 사랑할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엄마의 모습을 한채 아들을 더 많이 사랑하는 펠릭스의 모습에서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랄까. 자신이 아버지가 없어서 그 자리가 어떤 모습이고 역할인지에 대해 알지 못해서 자식을 더 많이 사랑한다고만 느꼈던 펠릭스의 모습에서 엄마의 모습으로 여장을 한채 아들과 함께 서커스를 보러 다니고, 유치원에 다니는 모습을..어떻게 받아들여야하는걸까.

 

자식에 대한 사랑과 집착이 결국 그를 미치게 만든걸까?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영 개운하지가 않다. 정말 펠릭스가 여장까지 해가면서 아들을 지켜야 했던건지, 아들을 그렇게 뺑소니로 잃어야만 했던건지 영 마음이 불편하다. 아직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이고 더불어 그 사랑이 집착과 광기의 수준으로까지 그 폭이 넓어지는 모습이.. 역시 쉽게 다가오지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