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서도 지나가다 얼핏 보이는 거울 속 내 덩치를 보며 한번씩 한숨을 쉰다. 생각없이 길을 걸어가다 가게의 유리창에 비춰지는 내 옆모습을 보면 불쾌지수가 올라간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나도 다이어트라고 하면 눈길이 간다. 제대로 마음먹고 다이어트 해보겠다고 덤빈적은 없지만 관심있게 이런저런 이야기는 다 듣고있다. 그런 와중에 이 책의 제목은 참 매력적이다. 다이어트를 놀고 먹는식으로 하다니, 어떻게? 무엇보다 궁금한건 딱 하나이다. 정말? 진짜 놀고 먹어?

  지은이는 제목에 있는 통통 모녀중 엄마이다. 글쓰는것을 좋아해 국문학을 전공했지만 살을 빼야할 필요성을 느끼고 체육인이 되었다고 한다. 젊은 나이에 키크고 잘생긴 남자를 만나 딸을 낳고 이혼해 혼자서 아이를 키우며 살았는데 그때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겠다고 다짐하고 체육대학원에 진학해 졸업후 댄스강사로 일했다. 현재 트레이너로 활동중이고 틈나는대로 글도 쓰겠다고 한다. 딸이 같은 길을 걷게되어 기쁘지만 디저트를 너무 사랑하고 밤늦게 그림을 그리며 야식을 챙겨먹는 일이 잦아 살이 찌는게 걱정돼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 엄마 트레이너의 다이어트 식단과 운동방법을 딸이 모델이 되어 체험하는 것이다. 85일간의 과정을 있는 그대로 적어놓은 책이다.

  딸도 트레이너가 되었지만 운동을 좋아해서가 아니었다. 때문에 운동하는 엄마로서 올빼미 생활을 하는 딸이 걱정되는것은 이해됐다. 책에서 소개하는 그 놀고먹는 다이어트방법은 식단을 건강한 자연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솔직히 읽으면서 한숨이 나왔다. 다이어트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내용이 다시 반복되고 있었다. 자극적인 양념을 배제하고 되도록 식재료의 맛을 살리는 조리법을 이용해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통곡물과 채소, 과일, 견과류등을 조금씩 골고루 먹는다. 당연히 정크푸드는 먹지 않는다. 알지만 쉽게 못하는 사항들이다. 실제로 함께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엄마도 딸도 완벽하게 실천하지 못했다. 딸은 빵만드는걸 좋아했고 엄마는 믹스커피를 좋아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식단을 적어가며 지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85일간 이어졌다.

  방식은 너무도 정석이라 김이 새는 느낌이었지만 완벽하지 않은 실천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인상적이었다. 내 기억에도 과자나 콜라를 끊으면 2~3일만에 몸무게가 바로 줄었다. 지은이는 억지로 참으며 못먹고 무리하게 운동하는 다이어트는 지속될 수 없고 요요현상을 불러온다면서 굶는것이 아닌 먹는 음식을 바꾸는게 답이라고 했다. 이렇게 먹으면 누구라도 살이 빠진다면서. 두 모녀는 간식으로 커피를 마셔도 설탕을 넣어서 먹어 내눈에 이게 다이어트 하는거 맞나 싶었지만 좋은 음식의 비중을 대폭 키워 식단을 조절하는 방식을 지속하는 것만으로도 서서히 몸무게는 빠지고 있었다. 비록 이성을 잃고 초콜렛을 먹고 호떡을 흡입하는 사건이 일어났다고 해도 말이다. 이제 망했어 라고 생각해버리면 정말 끝이지만 그래도 다시 현미밥에 나물반찬 과일간식 먹으면서 생활하다보면 살은 자연스럽게 빠진다는것을 통통 모녀가 직접 보여주었다.

  물론 그들은 트레이너라서 간단한 근력운동도 했다. 하지만 초반에는 대단한 운동량이 아니었고 그나마도 전혀 운동하지 않은 날도 있었다. 조금씩 살이 빠지고 운동의 효과를 느끼기 시작하면서 계속하게 된 모양인데 그래도 소개한 운동량은 그리 오랜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을정도로 보였다. 그걸로 운동했다고 해도 되나 싶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다이어트는 식습관 90%, 운동 10% 비중인 방식이라 오히려 부담없어보여 좋았다.

  대단한 무언가 있는건 아니지만 이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고 확실한지도 모른다. 내 사촌동생도 통통했는데 어느순간 보니 아담한 사이즈로 바뀌어 있었다. 말을 들어보니 과자를 끊고 한두정거장 미리 내려 매일 걸어다녔다고 했다. 완벽하지 않아도 지키려고 노력하면서 꾸준히 지속하는게 정말 중요한것 같다. 이 방식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