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나구'는 기존에 있던 말이 아니라 작가가 일본어 잇다, 연결하다와 사자라는 단어를 결합해 만든 단어라는데 우선은 어떤 어감일지 궁금하다.

우리들이 쓰는 조합어나 은어도 각각의 느낌들이 있으니 사자로 쓰인 츠나구의 어감도 궁금한 것이다.

사자(使者)에 대한 이미지라는 것이 이전 전설의 고향에서 보았던 검은 도포에 하얀얼굴이거나 공포영화 속 검은 망토를 입고 커다란 낫자루를 든 모습이 가장 먼저 떠 오른다.

산 자와 죽은 자를 연결해 준다는 츠나구

읽기전엔 두서없는 많은 생각들이 교차했다.  사실 다 읽고 난 지금도 두서없는 생각들이 교차하긴 마찬가지다.

살아서 꼭 한 번만 쓸 수 있다는 죽은 자와의 만남의 기회

그리고 죽은 자로서도 꼭 한번 밖에는 쓸 수 없는 기회

책 속 아유미처럼 이런 것이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부터 그렇다면 누구를 만날 것인가 하는 생각들을 해보게 한다.  츠나구를 읽게 된다면 누구나 한번쯤 고민하게 될 문제.

어떤 일에고 반드시 후회와 어느만큼의 아쉬움은 남을테지만 그것이 죽음이라는 이름으로 이별을 하게 된다면 더 많은 후회와 자책, 그리고 아쉬움이 남을것이다.

이 책에는 죽은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생을 새롭게 살게 된 사람도 있고, 또 더 아파진 사람도 있다.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 없는 것처럼 죽은 자와의 만남은 적어도 내게 있어서 그다지 이루고 싶은 소망은 아닌 것 같다.

죽어버린 자신의 아이돌 스타를 만나고 싶어한 팬.

츠나구의 존재를 알고 있지만, 그리고 자신을 다시 한번만이라도 보고 싶다고 말한 동료들도 있지만 아무도 자신을 찾지 않는다고 다소 쓸쓸하게 말하지만 어쩌면 그들은 츠나구를 통할만큼 간절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금기'에 대한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한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봤다.

누군가의 진실을 죽은 이후에라도 아는 것은 중요할테지만 그럼에도 너무 늦은 것이 맞다.

옮긴이의 글처럼 언젠가 후회하기 전에 소중한 사람들에게 후회없이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 맞다.  그럼에도 지금 이 순간 주저하는 내 모습을 본다.

너무 고압다고, 혹은 이런저런 일 때문에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왜 이리 이야기 하기가 어려운지...어째든 나도 이제는 츠나구의 존재를 알아버렸다.  연락처는 몰라도 이름까지 알아버렸으니... 나도 츠나구를 찾게될까?

츠나구는 전하지 못한 말을 전하도록 주선하는 사람이 아니라 전하지 못한 마음이나 말이 없도록 현실을 보다 충실하게 그리고 온전하게 사랑하며 나누라 전하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란 생각이다.

혹 지금도 누군가 츠나구를 만나고 있다면 그 만남으로 생이 새로워지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