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계절 걷고 싶은 길 110'을 보고 나니 하고 싶은 말도, 하고 싶은 일도 많아진다.
우선은 '서울 사람들은 참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결혼 전에는 서울 밖을 벗어난 적이 없었는데, 그 때는 서울이라는 도시가 참 매력없는 
도시라 여겼다.  서울 밖으로만 나가야 물도 산도 만날 수 있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결혼을 해서 서울 밖으로 벗어나니

서울만큼 볼 것 많고, 즐길 것 많은 곳도 흔치 않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렇게 좋은 길까지 가지고 있었다니...
부러움을 지나 질투가 난다.
서울 사는 사람들은 서울이 이렇게 매력이 많은 곳이란 걸 과연 알면서 살까?  
110곳의 걷기 좋은 곳 중 친정과 시댁이 있는 성동구와 관악구를 먼저 펼쳤다. ^^
어김없이 당장 달려가 걷지 않으면 병이 날 것 같은 시원스럽고 정겨운 길이 보인다.  
요즘은 올레길이나 둘레길이란 이름으로 이렇게 걷기 좋은 길이 많은데 10년 넘게 무사고 
장농 면허를 가지고 있다보니 선뜻 가기 어려운 길들이 많다. 

그런데 서울의 길이라면 제법 만만하다.
대부분 3시간 안팎으로 찾아가는 길, 돌아오는 길, 편의시설, 먹거리, 볼거리 정말 이 책 한권이면 다 될 것 같다.
길치라 전철이 아니면 어딜 나서도 불안한데 전철 안내도 잘 되어있고, 딱 나같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 아닌가 싶다.
여행책자들을 보면서 불만 중 하나가 보통은 자차 운전자를 위한 거라는 거다.  하긴 대부분 차가 있고, 운전을 하니 그렇기는 하겠지만 나같이 면허는 있으되 뚜벅일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은 슬프다.
여기서 특히 반가운 길 중 하나는 바로 부암동 길이다.
어떤 아침 프로그램에서 보고는 부암동에 반해버렸었다.
서울같지 않은 풍광과 자연스러움이 어찌나 반갑고, 멋스러워 보이던지....
이번 아이들 방학에 아니 방학이 아니더라도 종종 찾는 서울에서 이번에는 문화공연이 아닌 길을 걷기 위해 나서봐야겠다.
사진을 보고만 있어도 벌써 흥분된다. ^^
요 며칠은 일상의 지루함과 단조로움으로 마음이 힘들었는데 이번 주말에는 아이들과 함께 
길을 걸어야겠다. 

내가 갖지 못한, 그리고 얻고 싶은 그 무엇이 이 길 가운데에 꼭 있을것만 같다.
어째든 오늘 이 순간 나는 이 책 한권으로 행복하다.  아주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