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어중간해 시간을 때우러 들어간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하였다. 최고의 공부 라는 제목과 함께 베스트 셀러의 높은 등수를 차지하고 있어 궁금해 사버렸다. 사실 이런 류의 책을 보면 이제 대충 어떤 내용일지 감이 잡히지만 그래도 모른체 하고 샀다. 요새 좀 의욕이 없어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나에게 조금이나마 자극을 주기 위해서였다.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다 시피 최고의 공부는 어떤 것이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실례와 함께 말하고 있다. 책은 322페이지 정도로 약간 두꺼운데 실례가 많이 들어 있어 읽히긴 잘 읽힌다. 이 책에서 말하는 바는 이렇다. 요즘 교육의 문제는 성적 지향적인 공부를 하는 것이고, 그것을 지양하는 것이 최고의 공부라는 것이다. 이는 성적 위주가 아닌 진정한 공부를 할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실제로 성적은 잘 받지만 학습한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예로 들며 고등학교나 대학교 때 이런 공부를 하는 것이 과연 무슨 소용이 있는가에 대해 저자는 회의를 표한다. 확실히 내 대학생활을 돌이켜보아도 성적 위주로 했던 공부들은 잘 기억도 나지 않을 뿐더러 나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나의 사고를 넓혀줬냐하면 물론 어느 정도의 지식과 사고는 학습을 했으므로 넓혀졌을 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미미하다. 저자는 그러한 사실을 꼬집어 최고의 공부를 한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학습을 했고 또 어떤 일을 하는지 큰 테두리에서 여러명의 예를 들었다. 

 이 내용을 보며 물론 예측가능한 말이긴 했지만 그래도 몇 가지 아이디어를 다시 얻은 게 있었다.

 첫번째는, 어떤 책을 읽기 전에 먼저 그 책이 어떤 것을 말할 책일지 추론해보고, 또 이 책에서 얻을 수 있을 질문을 생각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책을 읽을 때 계속해서 그것들을 염두에 두고 읽는 것이다.

 두번째는, 다독을 버리는 것이다. 깊이 없는 책 읽기는 지금의 나에게는 허세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했다. 책 많이 읽은 거 자랑 백날 해봐야 바뀌는 게 없으면 헛자랑이다.

 세번째는, 누군가에게 이 책의 내용을 강의할 것을 준비하는 것처럼 읽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어떤 공부든 남에게 설명하면서 자신이 모르는 부분이 어딘지 깨달을 수 있고, 또 몰랐던 부분도 이해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글을 많이 써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일기는 물론이고, 읽었던 책에 대한 감상이나 평, 그리고 여러가지 주장문들도 가급적 써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내 생각을 정리하는 것과 같아서 내가 읽으면서 정리되지 않은 말들을 하나로 정갈하게 모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 때까지 귀찮아서 안 쓰다 보니 글쓰는 것이나 논리적인 부분이 퇴화되는 것 같다. 매일은 못해도 자주 짧게나마 글을 쓰는 연습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최고의 공부를 한 사람들의 성공사례를 담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드는 생각은 과연 무조건 남들이 알아줄만큼 크게 성공을 해야 성공한 삶을 산 것일까? 그럼 평범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은 그 누구도 최고의 공부를 한 것이 아닌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 물론 이 책에서는 최고의 공부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그런 사람들의 예를 많이 썼을 것이다. 그러나 비단 이 책의 내용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책에서 다들 공부의 목적을 마치 성공하는 삶에 대한 것인양 의도치 않게 말하는 것 같다. 그러나 대부분은 그렇게 크게 성공하기 보다는 평범하게 살아간다. 이 책의 논점은 아니지만 공부를 하는 목적이 무엇일까? 그것은 진정한 앎에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배우는 것들을 좀 더 잘 배우기 위해서 이런 책들을 읽는 것이지, 성공하는 것은 그 이후의 문제가 아닌가. 물론 이 책의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다 남을 위해 많은 봉사를 하고 그것을 자신의 비전으로 삼은 사람도 많다. 그러나 이 사람들처럼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은 다 최고의 공부를 하지 못한 것인가, 학습법에 문제가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안타까운 건 이 책이 거의 대학생들을 포커스로 하고 있어서 나처럼 그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대학시절에 잘 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후회를 강하게 안겨주는 것 같다. 물론 지금 내가 적용할 수 있는 것도 몇 가지 있지만 그럼에도 대학교 때 어떻게 공부를 할 것인지 어릴 때 어떻게 공부를 할 것인지가 주로 되어 있어 독자의 연령층에 대한 설명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거나 이런 류의 책은 의욕고취용일 뿐이다. 바른 방법만 실컷 알면 뭐하나. 실천을 하지 않으면 빛좋은 개살구 인 것을. 이제 이런 류의 책은 그만 사고 내가 읽어야 할 책들을 읽어나가야겠다.

			노력하는 사람이야말로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 데브라 골드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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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