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에서는 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많은 것들이 빨리 나오고 빨리 사라진다. 최신형 휴대폰을 비롯하여 여러가지 기계들이나 유행들, 또는 유형어 등이 옛날에 비해서 빠른 속도로 유행했다가 빠른속도로 사라진다. 그것은 직업과 같은 인간의 생활에도 영향을 미처 옛날에는 천직이라 하여 한평생 한 일을 하리라 마음 먹는 사람들이 많은데 비해 요즘은 한군데만 있기보다 이직을 하며 여러곳을 옮겨다니는 것을 고려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현대사회는 변덕스럽다. 모든 것이 빨리 나왔다가 빨리 사라지고, 사람들은 모든 것에 금방 열광했다가 금방 식어버린다. 싫증을 잘 낸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현대사회의 모습과 같은 영적인 싫증에 대해서 이야기해주고 있다. 주제는 어찌보면 무거운데, 책 자체는 쉽다. 쉬운 말로 되어 있고, 예화도 많아서 잘 읽힌다.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저자가 나에게 친절하게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저자는 친절하지만 단호한 어조로 이러한 영적인 싫증은 현대사회가 발전했기 때문이 아닌, 인간의 타락때문에 비롯되었다고 말한다. 왜 인간은 하나님만 올곧게 사랑할 수 없는 것인가. 그것은 우리의 타락한 속성 때문이라는 것이다. 

 나의 경험에 비추어 봐도 솔직히 나의 신앙생활은 일관성이 없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제멋대로다. 점차 성화되나 싶더니, 다시 낙망과 게으름에 빠지고 또 하나님의 빛으로 인해 깨달음을 입어 다시 올라가나 싶더니 다시 떨어진다. 나는 그런 나의 성향이 무엇때문인지 알지 못했으나 이 책을 통해 그것이 나의 하나님을 향한 싫증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하나님에 대해 싫증을 낸다니... 생각만 해도 불경하고 절대 그러할 수 없을 것 같지만 내 이면을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그 말이 옳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도를 하루씩 이틀씩 점차 여러가지 핑계를 대어 하지 않게 되는 것도, 성경도 점점 읽는 양이 적어지는 것도, 또는 건성으로 글자만 읽어가는 것도 모두다 내 안에 들어있는 하나님에 대한 사랑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것을 생각했을 때 문득 든 생각이, 이것을 반대로 생각을 해보면 참으로 신앙생활은 하나님의 은혜로만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내 육체적 열심으로만 가능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해,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로 인해 내가 성화되기 때문이다. 단지 내 열심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단지 하나님의 은혜로만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책에서는 기도의 중요성을 굉장히 강조하고 있다. 물론 말씀과 다른 은혜의 방편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특히 기도에 대해 굉장히 강조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그러므로 영혼의 싫증을 떨쳐 버리기 위하여 우리는 항상 마음을 쏟아 기도하여야 합니다. 새벽이든지 밤이든지 규칙적으로 충분한 시간을 바쳐서 기도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부지런히 자신의 마음을 살펴야 합니다. 우리가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순간순간 드리는,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의 짧은 기도는 영혼을 무기력과 싫증에 떨어지지 않도록 지켜 줍니다.
페이지 : 47

 이 글을 읽고 내가 부족한 걸 깨달았다. 기도다. 기도가 부족하다. 눈으로 들어오는 것들은 많아지는데 영혼으로 소화를 시키지 못하고 있다. 읽은 부분에 대해 깊이 묵상하지 못하는 것도, 점점 건조하게 글자만 눈으로 훑게 되는 것도 기도와 말씀의 균형이 깨졌기 때문임을 깨달았다. 이상하게 기도는 의식하지 않으면 잘 하지 않게 되어서 본문에 나오는 대로 규칙적으로 충분히 시간을 드려서 기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규칙적으로가 나에게는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아침에 출근하기 전에 앉아 성경을 읽는 것처럼 기도도 일정한 시간을 정해놓고 규칙적으로 하여 습관화를 해야겠다. 물론, 이 습관화는 나쁜의미의 습관화가 아니라 좋은 의미의 습관화다. 

	신앙의 타락은 곧 어제보다 오늘 더 하나님을 덜 사랑하는 것입니다. 어제 그리스도와의 관계에서 경험하던 그 실제적인 사랑의 연합이 오늘은 그렇지 못한 것이 신앙의 타락이고 뒤로 미끄러진 것입니다.
페이지 : 114

 이 글을 읽으며 하나님을 사랑함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실 인간들의 죄성과 타락으로 인해 하나님을 이렇게도 점점 완전하게 매일매일 어제보다 오늘 더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은 어찌보면 불가능하다. 그러나 나는 혹시 그런 마음으로 나를 핑계하고 있지 않은가 라는 것을 돌아보게 하였다. 내가 불완전하다고 하나님이 불완전하시지는 않다.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것을 구할 때, 하나님께서는 구하는 자에게 꾸짖지 않으시고 후히 베푸신다고 하셨다. 내가 비록 이렇게 살지 못할 지라도 이렇게 살기를 하나님께 간구하고 하나님을 붙들어야 한다. 제발 이것이 말로만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매일 매일 하나님을 어제보다 오늘 더 사랑할 수만 있다면...... 그러나 나의 타락한 습성은 하나님을 사랑함을 지겨워하고 있다. 깊이 하나님을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서 자꾸 면죄부를 주려고 한다. 

	그러므로 신자는 영혼의 싫증을 제하고 날마다 거룩하고 진실한 삶을 살려고 애쓸 때 비로소 구원받은 자로서 합당한 행복과 만족을 누리며 살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의미의 구원입니다.
페이지 :104

 

 날마다 거룩하고 진실한 삶을 살 수 있기를. 

 내 안의 싫증을 제거하고 오히려 하나님을 더 사랑할 수 있기를. 

 더욱 더 간절하게 하나님만 사모하기를.... 

 

김남준, 싫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