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미국 판타지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헝거게임'의 위업을 계승하기 위하여 같은 여성인 두 명의 베로니카가 경합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공교롭게도 그 두 명의 베로니카가 쓴 소설이 비슷한 시기에 모두 우리나라에 출간되었다. 하나는 베로니카 로스의 '다이버전트'도 나머지 하나는 '베로니카 로시'의 '네버스카이'이다. 비슷한 이름이라 참 헛갈리기 쉬운데 '로스(roth)'와 '로시(rossi)', 엄연히 다른 사람이다. 이름도 비슷하지만 작품도 참 비슷하다. 모두 '헝거게임'의 세계처럼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디스토피아를 담고 있으며 그것을 모두 3부작에 걸쳐 풀어내고 있다는 점이 그렇다. '다이버전트'는 그 3부작의 시작이고 '네버스카이' 역시 '에버나이트' '스틸블루'로 이어지는 3부작의 시작이다.

 

 

  같은 디스토피아적 세상을 다루고 있지만 두 작품이 취하고 있는 세계는 엄연히 다르다. 베로니카 로스는 플라톤의 국가 이념에 따라 모두 다섯 개의 분파로 이루어져 서로 균형과 조화속에 살아가는 세계를 보여준다면 베로니카 로시는  강력한 에테르 폭풍의 위협으로 단 하루도 편안히 목숨을 부지할 수 없는 '도살장'으로 불리는 외부와 그 에테르 폭풍으로 부터 보호받으며 '레버리'라는 가상 세계에서 진짜 보다 더 리얼한 쾌락을 추구하는 '돔'으로 나뉘어져 있는 세계를 보여준다. 바로 그 세계의 이름이 '네버스카이'이다. 아무튼  로시가 보여주는 세계는 그다지 독특하다고는 할 수 없다. 사실 그동안 다른 미국의 디스토피아 판타지 소설들이 익히 취해왔던 설정이기 때문이다. 단, 계급적으로 위에 있는 돔 안의 사람들이 가상 세계에 탐닉하고 있다는 점은 이 소설만이 가진 독특한 모습이라 할 만하다. 주인공은 아리아라는 여자인데 그녀는 사라진 엄마를 찾다가 그만 원래 있던 돔에서 추방되어 '도살장'의 세계로 들어온다. 현실 세계의 위험이라고는 전혀 몰랐던 그녀가 자신의 지식과 능력을 넘어서는 리얼 월드의 위협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소설은 그 아리아를 중심으로 그녀가 겪게되는 악전고투와 '네버스카이' 전체에 얽혀 있는 음모를 드러내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미 전세계 28개국에게 판권이 팔렸고 출간직후 워너브라더스가 영화화 판권을 계약한 작품답게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며 페이지가 순식간에 넘어가버릴 정도로 몰입해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주인공들이 10대인지라 어른의 규율대로 살았던 청소년들이 이제 자신들의 의지로 스스로 삶을 개척해나가는 이야기로도 읽혀지기에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말인데 십대들은 더욱 이 소설에 공감할 것 같고 자신의 삶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볼 하나의 계기로서 이 소설을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보다 제대로 된 이 작품에 대한 이해는 물론 3부까지 다 나와봐야 가능하겠지만 아무튼 '네버스카이'는 재밌었고 '에버나이트'가 빨리 발간되었으면 좋겠다.

 

 
 

 

 

 

 

네버스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