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잘 가는 해외 서평 사이트가 있다.

주로 일반 독자들이 평점을 매기기 때문에 대중적인 평가에 관해서라도 가장 신빙성이 있다고 할 수 있는 사이트, '굿리즈'가 바로 그 곳이다. 그 곳에선 해마다 올해의 책을 뽑는데 2011년 판타지 SF 분야 최고의 책으로 선정된 것이 바로 베로니카 로스의 '다이버전트'였다. 그만틈 대중적인 선호도가 있다는 신호였기에 이 작품이 궁금했다. 더구나 후에 바로 영화화 작업에 돌입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해서 더욱 궁금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드디어 이렇게 국내에 나오게 되었다. 더구나 역자도 이수현. '노인의 전쟁' 3부작을 번역한 바로 그 사람이다. 호오! 이러니 읽지 않을 수 없지. 해서 내처 빠져들어갔다. 베로니카 로스의 '다이버전트'의 세계에...

일단 이야기가 진행되는 세계가 어떻게 설정되어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히 이 책 뒤에는 부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세계에 대한 설명이 따로 나와 있으니 소설을 읽기 전에 먼저 부록을 보고 읽으면 더 이야기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을까 생각된다. 아무튼 미래의 인간 사회는 다섯 개의 분파로 나뉘어져 있다. 이타적인 자 - 애브니게이션, 용감한 자 - 돈트리스, 평화로운자 - 애머티, 지적인 자 - 애러다이트, 정직한 자 - 캔더. 이렇게 다섯이다. 보면 알겠지만 분파를 가르는 기준은 다른 게 아니라 바로 '덕성(VIRTUE)'이다. 이것을 보면 베로니카 로스가 어디서 이러한 분파의 아이디어를 빌려왔는지 쉽게 추측할 수 있다. 고대의 철학자 한명도 국가론을 말하면서 덕성에 따라서 계층을 나누었던 이가 있으니까 말이다. 그렇다. 바로 플라톤이다. 플라톤이 말하기를 사람들은 주로 세가지 덕성 중 하나를 주로 가지고 태어나는데 그 세가지 덕성이란 용기, 절제, 지혜이며 사람은 그 타고난 덕성에 맞는 일에 전념할 필요가 있으며 그렇게 주어진 덕성에 맞는 직분에 서로 충실하면서 조화롭게 어울릴 때 가장 이상적인 국가는 형성되는 것이라 한 바 있다. 플라톤의 이상적인 국가에서 용기를 타고난 이는 군인이 되고 절제를 타고난 이는 상인과 같은 생산자 계층이 되며 지햬를 타고난 이는 나라를 이끌어가는 리더가 된다. 이런 식으로 분파로 나뉘어져 있는 것이다. 베로니카 로스의 '다이버전트'는 바로 이 국가론을 그대로 소설적 세계로 가지고 온 것이다. 이런 세계관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의 첫 시작은 적성검사다. 그러니까 어떤 덕성을 타고 났는지 검사하는 것이다. 그 검사 결과에 따라 어느 분파에 속할지가 정해진다. 타고난 덕성은 모두 하나이며 예외는 없었다. 그런데 예외가 나타난다. 그것이 바로 주인공이다. 검사 도중 주인공의 덕성은 하나가 아닌게 밝혀진다. 그 사회에서는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금기의 존재, 여러 개의 덕성을 가지고 있는 '다이버전트'가 나타난 것이다.

이것이 금기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이들 다섯 분파의 조화가 어디까지나 상대가 분파의 특성대로만 행동한다는 상호 이해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즉 서로에 대해 충분히 예측가능하기 때문에 그들은 서로 협력과 조화를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다이버전트들은 예측하기가 어렵다. 자기 임의로 필요에 따라 분파의 특성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의 존재는 예측 가능함을 토대로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 다섯 분파의 세계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금기의 존재가 된 것이다. 쉽게 말해 모두가 참말만을 하는 사회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났을 때 가져올 수 있는 혼란과 같은 것이다. 당연히 주인공의 앞날이 평탄하지 않을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금기의 존재가 출현하면서 다섯 분파의 조화로운 공동체도 서서히 균열을 일으키고 그녀를 둘러싼 모종의 음모도 진행된다.

다이버전트는 정말 재밌다. 굿리즈가 올해의 책으로 뽑은 것도 당연했다. 한번 잡고 읽으면 끝까지 내처 읽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도 선명하고 캐릭터도 분명하기 때문에 영화화하기에도 정말 안성마춤 같다. 아무튼 재밌는 판타지를 기다렸다면 주저없이 읽어도 좋을 작품이다.

영화 '다이버전트'의 두 남녀 주인공이다. 과연 영화 다이버전트는 잡지의 문구 그대로 압도적으로 성공했던 영화 '헝거게임'의 뒤를 이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다이버전트'는 3부작 중 첫 권이다. 다음 작품은 '인서전트'인데 이 책 말밀에 그 인서전트의 도입부가 실려있다. 읽어보니 더욱 '인서전트'가 기다려진다. 아아, 빨리 나와주었으면 좋겠다.

현재 제작중인 다이버전트 영화 중 한 장면...

다이버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