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인 정서와 애환이 담긴 책, 국내 대표적인 작가들의 에세이를 엄선하여 모아 놓은 책이다. 하루에 배출하는 음식물 쓰레기의 양이 세끼 식사 중 한 끼 정도의 분량이라는 말을 들으니 굴뚝에서 연기 나는 것으로 그 집의 가정형편을 가늠했던 시대와는 판이하게 다르다는 생각을 한다. 그 옛날 먹을 것이 없어 고통 받았던 사람들은 끼니를 거르는 일이 밥 먹듯 했다고 하는데, 현대는 그 형편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라는 것, 우리는 현재 축복받은 삶을 살아나가는 것이라는 생각에 감사할 따름이다. 이 책 <하느님의 손도장>은 그 옛날, 배고팠던 시절로 되돌아가게 해주는 타임머신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리움과 향수가 담긴 그 시절에는 가난했어도 오순도순 정겨웠던 일들이 많이 있었는데....... 정말 그 때가 그립다. 그리곤 수족관을 연상케 한다. 계속 작동하는 기포발생기처럼 물속에 산소를 공급하는 것, 하느님의 손도장을 보면서 이 책에 소개된 한분 한분의 작품을 어느 부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손에서 손으로 옮겨가며 열심히 눈도장을 찍는다.

이 책의 내용 중 최장순 작가의 옹기굴뚝이라는 글이 마음에 닿는다.1960년대 새마을 운동은 가옥의 난방구조를 보일러로 바꾼 결과 굴뚝은 연가로서 고유의 역할을 멈추었고, 가끔 눈에 띈다면 이제는 골동품으로 자리매김을 하게 되었다. 옹기의 매력은 소박한 한국적인 미를 지니고 있다. 백자나 천자에 비할 만큼 매끈하고 우아한 맛을 없지만 거칠고 투박한 맛에 시골 아낙의 애환을 고스란히 받아준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한상 가까운 곳에서 가장 필요한 역할을 잘 담당한 옹기굴뚝,  요즘처럼 기온이 제멋대로 들쑥날쑥 수은주의 기둥을 흔들 때면 따뜻한 구들장 생각이 간절하다. 수려하고 정갈한 색체로 이 책의 부분마다 느껴지는 감동을 어찌 한두 분의 작품을 언급하면서 끝까지 소개할 수 있을까하는 조심스러운 마음이 든다. 최민자님 외 49인의 공동저서, 장인정신이라고 해도 좋을 멋진 글들, 글을 쓴다는 것은 마치 자신의 뼈를 깎는 듯  혼신의 노력이 깃드는 작업이라고 생각하기에 글을 읽고 어떤 느낌을 소개해야 할지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체험이요, 삶을 이야기 한다. 수필의 가장 까다로운 점이 스스로의 산 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닫게 되었다. 실제 체험기라든지, 또는 객관적인 입장에서 사실적으로 가감 없이 기록해야 하는 것이 수필이기에 지나친 비유도 삼가야 하는 것이라는 말을 기억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표제로 사용된 작품이 궁금하였다. 기독교인은 하나님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이 책에서는 하느님이라고 했는데 어느 종교적인 입장의 발로인지 열심히 눈을 따라 결론에 다다랐다. 하느님이라더니 카톨릭도 아니었구나! 이 책에서 하느님의 의미는 천지신명, 삼신할미라는 곳에서 꺾인다. 아 배꼽티, 원흉이 바로 배꼽티를 입고 배꼽을 노출시킨 문화의 한 측면에 대한 이야기였다는 것에 완전히 낚였다는 것을 알았다.  이제 계절은 흘러 바야흐로 여름의 문턱이 코앞이다. 계절이 본연의 특성을 잃어가니 여름철도 어떨 것이라고 딱히 할 말이 없다. 요즘 유행하는 문화,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관람자의 측면에서 배꼽티 입고 배탈이 나지 않을지 염려되는 한 사람으로 올 해 여름풍경도 열심히 지켜볼 뿐이고......... 인간에게 배꼽이 주는 의미에 대하여 한 번 쯤 진지하게 생각해 봄도 바람직하지 않을까?

바람에 한 잎 한 잎 흩날리는 꽃잎을 바라보듯 2010년 대표 에세이를 보는 마음도 감동과 쉼표를 받을 수 있었다. 수필 한 편이 지나갈 때마다 가슴속에서 피어나는 꽃보라를 어찌 잊을 수 있을까.

<하느님의 손도장> 수필의 바다로 안내한다.

	수필은 내 스스로가 나의 객관적인 관찰자가 되어 쓰는 글쓰기이다. 거기에서 나는 변호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나의 증언자가 되어야 한다. 증언한답시고 남들이 쉽게 알아먹을 수 없는 은유나 상징이나 축약으로 빙빙 돌려 말하면 안 된다. 너무 테크니컬하게 장대해서도 안 된다. 직접적인 언술이어야만 한다. 그렇다. 수필은 잘만 하면 면벽수도하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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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의 바다로 안내하는 친절한 안내문이다. 자아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