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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 모르고 부모가 되었고, 자녀를 기르는 일을 그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는 일일 것이라는 터무니 없는 생각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그 옛날 우리 부모님께서는 아이들에게 ‘저만큼 서라’, ‘공부해라’ 이런 주문 없이도 아이들은 맘껏 뛰어놀며 적정 시기가 되면 입시를 준비하고 진학하여 성인이 되기에 이르렀다. 나라의 경제 상태가 빈곤하니 먹고 사는데 급급하여 아이들을 제대로 돌볼 여력이 없었다는 말은 상황에 어울리는 말이 아닌 것 같다. 현재 21세기를 살아가는 시점에서 옛날보다 살아가는 형편이나 상황은 많이 좋아졌는데, 자녀 문제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나날이 급증하는 추세이다.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교육열 세계 1위인 나라에 살아가는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열풍과 치세는 하늘을 찌르고도 남는다. 전문가들의 교육이나 양육법도 어찌나 다른지 ‘육아법에도 시대의 흐름이 따르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해 본 적도 있었다. 자율인가 방임인가 둘 중 하나를 택하라면 어느 것은 택하겠는가? 또 코칭과 타칭이라는 애매한 표현이 부모의 머리를 아프게 한다. 내 아이에 대하여 나는 올바른 코칭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아니면 지나친 간섭을 아이에 대한 사랑으로 잘못 이해하고 아이의 목을 조르고 있는 상황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야만 했다. 요즘 육아서들이 홍수를 이루는 것에 대한 좋은 점도 있다. 교육의 흐름이 어떤 방향을 향하는지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입식,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자율적인 양육에 대한 동의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는 웬디 S. 그롤닉, 캐시 실이다. 웬디는 클라크 대학의 심리학 교수이자 미국 최고의 육아 관련 연구원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고 한다. ‘부모가 아이들의 동기 부여와 성취에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에 관해 개척자적인 연구 조사를 실시했고, 20여 년간의 연구 자료 및 부모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는 저자에 대한 소개를 먼저 해야 할 것 같아 소개한다. 저서인『현명한 엄마가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를 만든다Motivated Minds』는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서 베스트셀러로 각광을 받았다고 한다.

나는 내가 좋은 부모인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해 만난 한 어머니 역시 이런 말을 했다. “제가 제대로 된 부모라고 100% 확신하지 못합니다.” 나도 그렇게 느낄 때가 종종 있었다.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아이들을 보면서, ‘아이에게 어느 정도 강압을 행사하는 게 적당할까?’ 자문할 때가 많았다. p.19

아이와 생활하다보면 순간순간 엄습하는 불안과 두려움이 있다. 수많은 갈등의 상황에서는 더욱 내가 아이에게 올바르게 양욱을 하고 있는지조차 확신이 없을 때도 있다. 교과서에 있는 데로 인생살이가 진행된다면 모를까 언제 어떤 일로 당황하고 놀랄지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에 그 불안은 심화 된다. 만약에 아이가 텍스트에 나와 있는 데로 자라준다고 해도 사람의 욕심이란 것이 현재에 대한 만족지수는 낮은 이유에서인지 더 많은 것을 아이에게 요구하게 된다는 뒤늦은 발견을 했다. 죄충우돌 육아, 이제는 제대로 된 육아법을 전문가에게 들어보고 싶어 이 책을 읽어 보았다. 기대 이상의 섬세함으로 고민되는 순간들을 잘 어루만져 주는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일단 육아에 대한 부모의 불안이라는 것이 한 개인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닌 전 세계 부모들에게 해당하는 일임을 알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사람이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해선 열정과 동기가 수반되어야 함을 깨달았다. 저자가 20여년간의 경험과 연구를 통해 자발적인 참여할 때 성취도도 높고 행복도도 높다는 사실을 증명해 준다. 사랑스런 내 아이가 성공하길 원한다면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찾고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주는 일이야 말로 자녀에 대한 신뢰와 애정이 최고점이라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저자는 부모의 강제 개입으로 강한 통제와 엄격한 규율이 먼저가 아닌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며 불안해하는 것보다는 자율적인 선택이 있는 육아로 아이와 아이의 선택을 믿어보는 것을 제안한다. 인상적인 것은 자녀의 내적 동기를 키워주는 세 가지 방법이었는데, 그 하나가 자녀에 대한 자율을 허용하는 것, 자녀의 삶에 개입을 하되 통제와 다른 자녀를 후원할 것을, 그리고 생활의 규율도 자녀와 함께 정할 것을 권한다.

거센 외부의 파워로 인해 억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 아이의 진정을 움직일 수 있는 자율적인 방법이야 말로 아이와 부모의 행복한 미래에 더욱 가깝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개입과 간섭의 차이를 알게 해주는 책, 그리고 자율과 강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도 알게 해 준다. 정말 사랑하는 내 아이를 가장 잘 양육하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이 책을 통해 알아가는 기쁨을 찾게 해 준 책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