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서에 등장하는 수많은 전쟁들, 저마다 이유와 명분을 달고는 있지만 결국 전쟁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의지나 결정과는 무관한 힘없는 백성들이다. 전쟁을 하는 이유가 있다고는 하지만 귀한 생명을 담보로 할 만한 것이었는지에 대해 초등 5학년이 되는 딸아이가 질문을 한다. 사람들이 어찌하여 대화보다는 무력을 앞세우는지? 판단력이 부족한 어린이들이 첩자로 쓰일만큼 전쟁이 대단한 것인지? 옳고 그름을 떠나 어린 송이가 겪을 마음의 상처나 정신적인 충격은 어떻게 극복을 할 것인지에 대하여 나름 진지한 고민을 하는 것을 보았다. 거부할 수 없는 역사의 한 희생량임만은 분명하다는 것, 해서 그 시대에 태어나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말을 하는 아이가 의젓해 보인다. 5학년이 되는 딸아이, 이제 본격적인 역사학습이 시작되는 시기임을 이미 받아왔던 교과의 내용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이 책 첩자된 아이와 같이 역사적 사건이 소개되는 동화는 단순히 역사적인 사건이나 시기만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현장에서 소개되는 상황들을 만나며 그 사건을 소개받는 것은 본인의 느낌을 진술할 계기를 만나는 장점이 있다. 요즘 독서후 논술이 강조되고 있는데, 책속의 등장인물을 통해 사건 당시로 돌아갈 기회를 만나게 되지 싶다.   고대부터 근현대까지 한국사를 전반적으로 소개받는 기회가 될 「푸른숲 역사동화」 시리즈중 첩자가 된 아이를 만났다. 13세의 어린아이가 목격한 삼별초 항쟁, 그리고 어쩔수 없이 운명으로 받아들일수 밖에 없었던 이중간첩이라는 역할을 감당해야하는 송진이를 만난다. 주인공으로 설정된 인물을 따라 아이들이 이 책을 읽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감정이입이 되는 색다른 체험도 하게 된다. 즉 독자로 하여금 등장인물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은 치열했던 삼별초 항쟁을 다루는 있는데, 중심인물이 항쟁의 중심인물이 아니라 어쩔수없이 직면하게된 사건속에 있어야했던 한 어린아이를 통해 역사적인 사건을 재현한다고 해야할까?   전쟁이 눈이 있을까? 아니면 귀가 있을까? 아니라면 본인의 의지로 피해갈 수 있는 선택권이 있기를 한가? 인정사정 없는 피비린내 나는 전장에서는 그 어떤 사람이 소중한 생명을 잃을지 누가 알 수 있단 말인가. 이 책에는 세 명의 어린이가 소개된다. 몽골군에 아버지를 잃은 송진이, 삼별초 장군 배중손의 딸 선유, 몽골군 사령관인 삼촌을 따라 고려 원정에 나선 테무게. 이 세어린이가 본 삼별초 항쟁에 대한 견해는 어떨까? 각각 처한 상황이 다른 것처럼 이 세 아이는 입장 차이만큼이나 삼별초 항쟁을 보는 시각도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어린 송진에게는 삼별초가 전쟁을 일으킨 탓에 아버지가 죽게 된 것 같아 원망으로 복수심이 가득하다. 반면에 장군의 딸이라 그럴까? 배중손의 딸인 선유는 삼별초의 항쟁이 진정 백성을 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기지만 몽골군 삼촌을 따라 고려원정길에 오른 테무게는 삼별초가 몽골에 항복했으면 다 살 수 있을 텐데 난데없는 반항으로 몽골군에 맞선 삼별초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이들처럼 우리 어린이들도 이 책을 읽다보면 각기 다른 느낌과 체험을 간직할 수 있어 나름대로의 역사적인 시각을 지닐수 있을 기대로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