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엠 넘버 포2 너무나 궁금하고 기대했던 책이다. 전권을 아직 읽지 못했지만 어떻게 보면 단순하다는 사고가 주는 또 다른 장점도 있겠기에 영화의 내용에 이어 곧장 2권을 선택한 것이다. 판타지의 세계에서는 언제나 현실에서 볼 수 없는 내용들을 접할 수 있다는 매력을 발산한다. 마치 전설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이다. 이 책에서도 스페인 북부 피코스 데 유로파 산맥 깊숙이 자리한 ‘산타 테레사 수도원’에서 운영하는 고아원에 몸을 숨긴 아이들이 소개된다. 염력이라든지 순간이동 등 불가사의한 초능력이 등장하여 흥미를 돋운다고 해야 할까 수녀원에서 흩어진 동료들의 행방을 찾기 위한 방법이라고는 인터넷검색을 통한 것이 유일한데, 컴퓨터에 앉아있는 아이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지났음에도 일어날 기미가 안 보인다. 다급한 마음에 넘버세븐인 마리나는 자신에게 있는 초능력을 이용하여 손가락을 까닥하지 않고도 의자를 흔드는 모습에 혼비백산하여 달아나는 아이들의 모습이 재미있었다.

 

지구보다 문명이 빨리 발달한 행성인 로리언 행성은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환경이 심하게 파괴되었지만 로리언 행성의 사람들은 오랜 노력 끝에 자연과 기술이 공존하는 살기 좋은 곳으로 로리언을 회복시켰다. 사람들이 살고 있는 범주나 특성들은 비슷한 것이어서인지 로리언에서 가까운 모가도어 행성 역시 환경이 파괴되어 더 이상은 회복이 불가능한 사태에 이르렀고, 그들이 생존 전략으로 내세운 것이 바로 로리언 행성을 침략하여 로리언 사람들을 멸족시키고 로리언을 차지했다. 속수무책이던 로리언 사람들은 아홉 명의 아이와 아홉 명의 어른들만을 지구로 피신시킨 것이다. 이 아홉 아이 중 두 명이 지금 산타 테레사 수도원의 마리나와 에멀리나이다. 자칫 위치가 발각되면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어린아이들이 습기와 곰팡이냄새로 가득한 곳에서 어린 시절을 의탁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 특히 쫒기는 처지에 은둔할 수밖에 없는 입장도 엄격한 규율과 모든 감정과 행동이 절제된 공간, 신앙심이 두터운 수도자가 아니라면 사양했을 거처일 것이다. 이곳에 의탁된 아이들의 경우 18세가 되어야만 평생 교회에 바칠 것인지, 아니면 혼자의 힘으로 살아갈지를 결정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선택의 기회를 마리나는 불과 5개월 남겨놓고 있는 상황이다. 로리언의 원로들이 지구로 피신한 사람들에게 걸어놓은 보호마력이 특이하다. 지구에서 흩어져 숨어 살다가 아이들이 자라나고 레거시가 발현되면 이들은 로리언 행성을 되찾아야 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흩어진 아이들의 생존 여부는 원로들이 걸어놓은 보호 마력이란 번호순으로 죽는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한명씩 죽을 때마다 아이들의 목에 걸린 펜던트 모양의 둥근 상처가 아이들의 발목에 새겨지는 경보체계이다. 언제 살이 타면서 새겨질지 모르는 일, 잠자다가 아니면 길을 걷다가 극심한 고통을 참아야 할지 모르는 일이다. 과연 저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지 무척 궁금하다.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쫓고 쫓기는 숨 막히는 긴장감과 서스펜스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책이다. 서로의 안부를 걱정하며 강력한 추격자들을 물리칠 방법이 무엇인지 책을 읽다보면 나는 어느새 책 속 등장인물이 되어 있다. 마치 독수리 오형제처럼 그들이 지닌 초능력이 한데 모아진다면 기상천외한 놀라운 기적이 일어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마치 어린아이 같은 기대에 부푼다. 이 책을 읽으면서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주는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결코 멀지 않은 곳에 로리언에서 온 가드가 존재하는 양 여겨진다. 어쩌면 우리 미래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도 해본다. 아이 엠 넘버 포 결코 짧지 않은 대 서사시가 예상되는 책이다. 로리언 행성에서 피신한 사람들이 안전하게 자신들의 행성을 빨리 되찾기 바란다. 전개되는 이야기를 봐서는 언제 종결이 될지 전혀 예측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무더위를 이길 수 있는 방법으로 멋진 판타지 소설을 만나는 것 추천하고 싶다. 더위를 잊을 정도로 흡인력이 강한 아이 엠 넘버 포 어서 빨리 다음 이야기도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