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지의 문장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 "한국 사람들, 참 재미지다"는.'재미있다'가 아닌

<재미지다>는 표현에서 작가의 한국어 실력을 가늠해 볼 수 있었다.책의

머릿말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작가의 문장력과 한국의 문화에 대한 이해까지 엿볼 수

있었다.

<...한국에서 개그맨이란 사실상 개그를 하는 사람을 뜻하지 않는다. 과거의 엿장수

같은 광대에 더 가깝다. 광대가 하는 일이란 과장되고 시끄러우며 무례하게 굴면서,

정상적이고 예의 바른 사회의 경계선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은 일상의

법칙을 깨뜨릴 수 없지만, 광대들은 유쾌함 속에서 단조로움을 혼돈스러움으로 바꾸며

정상적인 사회규범을 깨뜨 린다.>전통문화에 대한 정리가 보통의 한국사람보다 훨씬

더 분명하고 정확하여 놀라웠다. 과연 작가는 이제 한국인이 될 자격이 , 충분한 사람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국, 하면 <영국신사>라는 단어가 풍기는 뉘앙스 때문일까,유럽에서도 더 보수적인

느낌을 주는 나라다. 영국의 시골에서 태어난 작가가 2007년 부터 우리나라에 정착해

살면서 외국인의 눈으로 살펴본 얘기를 쓴 것인데, 책을 읽다보니 마치 거울을 통해

우리 모습을 들여다 보는 듯했다. 한마디로 맛깔스럽다.

전에 내가 구독하는 아침신문에 작가의 컬럼이 실리면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외국사람이 어쩜 이렇게 한글로 맛깔스런 문장을 쓸수 있는지 내내 신기하였다.

아울러 한국의 여러 직업의 사람들과 문화를 속속들이, 한국사람인 나보다 더 정확히

분석한 것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국에는 <뉴매>이 한국에는 <셔터맨>이 있다는 글도  두나라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기에

쓸 수 있는 글로 생각된다. 한국인중 55세 ~ 64세중 대학졸업자는 14% 미만이라는 자료도

실제로 한국인인 나는  몰랐다. 새로운 패션 아이템에 대처하는 한국인과 유럽인의 자세를

쓴 글도, 정확한  비교 분석이 재미있다.

찜잘방 음식이나, 물김치, 보기에도 예쁜 각종 떡, 작가가 허브라고 부른 봄나물, 마늘등

한국 사람이 즐겨 먹는 음식에 대한 얘기의 끝에 우리나라사람들이 너무 고기를 많이 먹어

건강이 염려스럽다는 얘기까지 곁들여 고기를 좋아하는 독자의 반성을 촉구하고 있다고나

할까. 책을 읽어 나가면서, 처음엔 재미있다가, 점점 자신을 돌아보는 듯하여 진지해 졌다.

맛깔스런 내용의 책을 펴낸 작가에게 감사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