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배기 저희 아이는 하루 종일 할머니와 집에만 있습니다. 그래서 함께 놀 친구를 아직 만들어 주지 못했지요. 내년에 어린이집에 보낼 계획을 하고 있는데 친구들을 잘 사귈 수 있을지 문득 걱정이 되던 즈음 「처음으로 친구를 사귄 날」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책을 싸고 있던 포장을 개봉했을 때 아이의 표정을 보았습니다. 정사각형 모양의 아담한 크기, 귀여운 그림의 다람쥐가 “안녕! 난 ‘겁쟁이 다람쥐’야!”라고 쓰인 이름표를 달고 씩 웃는 모습. 얼른 책장을 넘겨 기대 가득한 표정의 아이와 함께 다람쥐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 들었습니다.

  일단 저의 느낌은 이야기의 소재가 참신하고 기발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겁쟁이 다람쥐는 손가락을 물릴까봐 친구 사귀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어느 날, 절대 물지 않을 것 같은 친구를 발견하고는 완벽한 작전을 세우고 친구에게 좋은 첫인상을 심어주려 이것저것 준비를 합니다. 친구 사귀기에 서투른 우리 아이들의 모습 같기도 하고, 겁쟁이 다람쥐가 정말로 귀여웠습니다. 결국 계획에 없던 멍멍이를 만나 진정한 친구를 사귀게 되고 친구에 대한 생각도 바뀌게 됩니다.

  혼자 노는 것에 익숙했던 겁쟁이 다람쥐가 친구와 함께 노는 것의 즐거움을 알게 되고 단짝 친구를 찾게 되는 과정이 참 사랑스럽게 그려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밥이 많지 않아 한참 한글 읽기에 재미를 붙인 저희 아이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어 좋았고, 특히 ‘친구 사귀기’라는 아이들에게 어려울 수도 있는 주제를 귀여운 그림과 재미있는 구성으로 따스하게 담아냈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겁쟁이 다람쥐의 다른 모험들에 대한 책도 꼭 아이와 함께 읽어봐야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마음을 열고 다가가 친구를 사귀고, 또 좋은 친구가 되어줄 수 있는 마음이 따뜻한 아이로 키우는데 이 책이 좋은 밑거름이 되어준 것 같아 감사한 마음 가득합니다. 친구와 우정에 대한 책을 아이와 더 많이 읽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