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있는 40대 작가 이준섭은 5년이 넘게 치매를 앓아온 시골의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고 고향으로 내려간다.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반응은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시집 와서 오랫동안 어머니를 수발했던 준섭의 형수는 더욱 설움이 복받친다. 가출했던 준섭의 이복 조카 용순이 등장하면서 가족 간의 갈등이 표면화된다. 술집 여자를 연상하게 하는 용순은 화려한 복장과 거침없는 행동으로 초상집을 시끄럽게 만든다. 용순은 가족들에게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참고 있던 가족들도 용순을 질책한다. 장례 때 취재하러 준섭을 따라왔던 장혜림은 용순의 행동이 할머니에 대한 깊은 애정과 유명해졌으나 할머니를 모시지 않은 준섭 삼촌에게 서운한 마음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장례식을 치르면서 용순과 가족들의 갈등이 서서히 해소되어 가고, 결정적으로 장혜림이 가져온 준섭의 동화책과 '빗새' 이야기를 통해 용순은 할머니의 사랑과 가족의 사랑을 느낀다는 이야기이다.

<축제> 죽음과 관련된 문제가 축제가 될 수 있는가. 할머니의 죽음이 오히려 가족과 화합하지 못하고 외톨이처럼 살아온 용순에게 가족의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는 점에서 축제일 것이고. 특히 가족간의 갈등은 골이 깊은 경우가 많아 해소하기 힘든데 가족 간의 갈등이 해소된 장이라는 점에서 축제일 것이다. 할머니 역시 고통스러운 육신에서 벗어나 '나비'와 같은 존재가 되어 자유로울 수 있다면 어찌 축제가 아닐 수 있겠는가.

<축제>는 장례식 장면 사이사이에 갈등과 화해, 이상과 현실, 순수한 어린 아이의 세계와 순수하지 못한 어른의 세계를 대비시켜 삶과 죽음의 문제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고 가족의 의미를 일깨우는 좋은 작품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