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사람치고 홍길동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관공서나 은행 서류 양식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은 홍길동 씨니까.

그러나 정작 홍길동이란 이름 석자, 소설 속의 인물, 도둑 또는 의적...좀 더 아는 사람들은 호부호형, 활빈당, 율도국 정도일까.

교과서에도 <홍길동전>은 실려 있는데, 정작 홍길동에 대해 물어보면 안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많아도 제대로 알고 있는 학생은 드물다. 제대로 알고 있는 학생들도 시험을 위한 지식적인 측면이 강하다. 우리 고전을 대하면서, 논술을 위해 외국 고전을 접하는 진지함조차 찾기 쉽지 않다. 당연히 우리가 알고 있는 우리 고전이니까 라고.

그러나 우리가 고전을 접하는 이유는 단순히 우리 나라 사람이니까 우리 고전 중 대표적인 것은 익혀야 한다든가, 시험이나 입시를 위해서 알아야 하거나 하는 문제때문이 아니다. 고전도 현재의 삶과 관련을 맺어야 의미가 있다. 그렇지 않다면 단지 낡은 유물에 불과하다. 홍길동이 왜 집을 떠나야 했는지, 어떻게 활빈당의 우두머리가 되었고, 의적활동을 했는지, 왜 임금님께 병조 판서를 임명해 달라고 했는지, 왜 율도국을 정벌하고 새로운 나라를 만들려고 했는지 등 여러가지 물음이 오늘날 우리 현실과 관련이 있고, 그래야 고전을 읽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런 물음들에 친절하게 답을 해 줄 수 있는 책이 바로 <춤추는 소매 바람을 따라 휘날리니 - 홍길동전>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으며 고전 속의 문제가 오늘날 우리의 문제이며 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선인들은 어떻게 고민하고 해결방법을 찾고자 했는지. 중학생 정도라면 이 책을 통해 그런 문제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아갈 수 있는 거라고 본다.

그리고 이 책은 책 곳곳에 삽화와, 어렵지만 내용상 꼭 필요한 어휘의 해석, 작품 이해를 돕는 역사 문화적 배경 지식, 관련 있는 다른 문학 작품들의 중요 구절, 작품과 관련된 제재를 정해 통시적으로 살펴 보는 내용이라든지 마지막 부분에 작품에 대한 해설과 논술 제재는 다방면에 걸쳐 많은 도움을 준다. 이미 많은 이들이 알고 있다고 여기는 <홍길동전>이지만, <춤추는 소매 바람을 따라 휘날리니 - 홍길동전>처럼 어린 학생들도 볼 수 있도록 쉽고 유익하게 구성된 책은 못 본 것 같다. 다만 '국어시간에 고전읽기' 시리즈가 출판사 문제인지 모르겠으나, 책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아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