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즐겨 보는 미드 중에 <고스트 위스퍼러>라는 작품이 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이승에 한이 남아 떠도는 영혼을 볼 수 있다. 한마디로 귀신을 보고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 능력을 이용해 귀신들의 한을 풀어주는 과정이 반복되는 중심 틀이다. 최근에 본 한 에피소드에는 10살 남짓한 어린 영혼이 나온다. 아빠는 일본에 출장가 있는 상황이고, 엄마도 유명 디자이너로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현재 이 집에는 갓난 아이-죽은 아이의 동생-가 있다. 갓난 아이는 거의 유모의 손에 키워진다. 죽은 아인 기이한 일들을 일으켜 동생의 유모들을 쫓아내고 있다. 죽은 아이가 바라는 것은 동생만큼은 유모의 손이 아닌 엄마의 품속에서 자라는 것이다. 엄마는 어린 시절을 가난하게 보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물질적으로 풍요로움을 주기 위해 일적인 부분에 더 많은 신경을 썼다. 죽은 아이는 늘 엄마에게 관심을 받고 싶고, 엄마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소망이었다. 그래서 엄마를 졸라 주말에 야구장에 가기로 했으나 엄마는 또 일때문에 약속을 어기게 된다. 화가 난 아이는 엄마의 차 키를  가지고 차를 몰고 나가다 사고가 나서 죽게 된 것이다. 죽은 아이는 말한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물질적인 풍요로움이 아닌 엄마와 함께 있는 시간이라고.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물질적인 것도 필요하겠지만, 정작 행복을 위해 물질을 추구하다 행복 자체를 놓치기 쉽다. 디오게네스처럼 단지 햇빛을 즐기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것일수도 있고, 하인리히 뵐이 소개한 어부처럼 편안하게 여유를 추구하는 삶이 행복일 수 있다. 물질적인 요건을 갖추고 나서야 행복해질 수 있다는 생각은 착각일 것이다.

<생각한다는 것>은 초등학교 5, 6학년이나 중학생에게 적합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어른들의 생각에 휘둘려 정작 본인은 행복하지 않으면서 행복해지기 위해서 이런저런 것들을 해야 한다고 강요받는 아이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거창하게 철학이라 말하지 않아도 생각을 통해 우리는 즐거워질 수 있고, 보다 발전할 수 있고, 내가 원하던 또 다른 나를 만날 수도 있고,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생각할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게 시작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