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버트 하일브로너'의 다른 책 '세속의 철학자들'을 읽고 경제사상에 대한 정리가 탁월하다는 생각으로 그 이름만으로 검색하여 선택한 책이었다.

 

자본주의의 흐름을 굉장히 편안한 수준에서 이야기하고 기본적으로 알아야할 요소들도 그런 방식으로 설명해준다.

 

미국민의 입장에서 서술되어 있다든지, 일정 부분 이상은 거론하지 않는다든지하는 불만?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의 후회가 없게 해준다.

 

결국 경제는 정치와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으며, 경제의 대부분의 문제는 어떤 가치판단 기준에 의해서 이익과 손실을 배분하는가 라는 철학과 정치의 문제인 것을 확인하게 해 준다. 

 

14쪽

첫째, 자본주의 이전 시대의 사회에는 사유 재산 제도가 없었다.

둘째, 자본주의 이선 시대는 시장 체제가 갖춰져 있지 않았다.

현재와 같이 경제 전체를 묶어 주는 거래망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생산과 분배는 대부분 전통 규범이나 지배자의 지시에 따라 이루어졌다. ... 결국 자본주의 이전 시대의 사회에서 시장은 장식에 지나지 않았고, 오로지 전통과 통제에 의해 지배되었던 셈이다.

마지막으로 자본주의 이전 시대의 사회는 경제생활이 정체되어 있었는데, 이는 어떤 면에서는 가장 의미심장한 사실이라 할 수 있다.

 

*자본주의의 기원과 관련한 서적

  - 근대 세계 체계, Immanuel Wallerstein

  - 자본주의와 문명, Harper and Row

 

25쪽

자본주의 이전 시대의 사회에서는 이렇듯 변화를 추구할 동기가 거의 없었고, 따라서 생산 기술의 진보 또한 정체될 수밖에 없었다.

 

33쪽

경제적 자유가 바로 시장 체제의 근간이기 때문에 자본주의는 애덤 스미스 이래 자유방임주의, 즉 경제에 개입하지 않는 것을 기본 철학으로 삼아 왔다.

 

* 국부론(1776년), 애덤 스미스

  인간 본성에 관한 소고, David Hume

  도덕 감정에 관한 이론(1759년), 애덤 스미스

 

41쪽

스미스는 아울러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규제가 이루어짐을 입증했다. 개개인이 제시한 가격이나 임금, 이윤이 일정 범위를 벗어난다 해도 경쟁의 힘을 통해 원래대로 되돌려 놓는다는 것이다. 이렇듯 시장이 시장 스스로의 보호자로서 작동하는 것, 이것이 바로 시장의 미덕이다

 

42쪽

스미스에게는 그에 못지않게 또 다른 종류의 새롭고 주목할 만한 통찰이 있었다. 스미스는 시장 체제가 스스로 작동하게 내버려 두는 '자연적 자유' 체제는 성장을 거듭하고, 이런 체제를 채택한 국가의 부는 지속적으로 증대하리라고 본 것이다.

 

44쪽

스미스는 당시까지만 해도 아직 완전하지 않았던 경제 체제의 두 가지 중요한 특성을 파악했다. 첫째는 이윤을 추구하는 개인들로 구성된 경쟁 사회가 자율적으로 규제하는 시장 메커니즘을 통해 질서정연하게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며, 

둘째는 이 같은 사회야말로 자본을 축적함으로써 생산성과 부를 증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47쪽

자본주의가 일정한 역사적 과거로부터 유래되어 다른 형태의 사회로 천천히 그리고 불규칙적으로 이동해 가능 진화론적 제도라는 사상은 마르크스의 업적에서 기인한다.

 

49쪽

마르크스는 노동 과정이이루어지는 공장에서 이윤이 발생한다고 보았다. 즉 노동에 대한 대가를 노동자가 제품 생산에 투여하는 실제 가치보다 적게 지불하려는 자본가의 능력이 이윤의 원천인 것이다. 그에 따라 M과 M'의 차액인 이윤은 필연적으로 미지불 노동 대가로 남아 있게 된다 이와 같은 이윤의 원천으로서 잉여 가치론은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분석에서 대단히 중요하지만 우리의 주요 관심사는 아니다.

... 이윤의 원천이자 미지불 노동 대가인 잉여 가치가 자본 축적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착취당하는지에 대한 복잡한 분석이 마르크스 이론의 핵심이라는 점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우리의 관심은 마르크스가 처음으로 자본주의의 불안정성을 강조한 이론가라는 점에 있다. 

... 결국 자본 축적을 위해서는 시장에 내재된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보다 높은 임금을 요구하는 노동과 보다 많은 이윤을 원하는 자본 사이의 긴장 관계를 해소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마르크스에 의해 명확해졌다.

 

51쪽

자본주의 체제에서 갈수록 기업 규모가 커지는 것은 필연적인 흐름이라 할 것이다.

둘째, 마르크스는 노동 인구가 무산 계급으로 전락하게 된 결과 계급 투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측한다.

 

53쪽

마르크스가 높이 평가받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다른 데 있다. 그것은 자본주의가 갈등을 겪을 수밖에 없는 체제이며, 이런 갈등의 연속이 바로 자본주의의 지속적인 발전 과정이라는 마르크스의 견해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거의 대부분이 그 타당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마르크스의 사상은 이 책에 소개한 몇몇 경제학적 착상？？ 헐씬 더 대단한다. 사실 마르크스는 경제학자로 먼저 생각하기보다는 사회 비판사상이라는 새로운 분야의 선구자로 보는 것이 마땅하다. "자본론"의 부제가 "정치경제학 비판"이라는 것은 이런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57쪽

케인스를 계속 불신하는 이유는 그가 경제에서 정부의 역할이 결정적이라고 강조하는 '혼합 경제' 사상의 시조이기 때문이다.

 

59쪽

실업자가 있고 사용되지 않는 유휴 산업 설비가 있더라도 시장 체제가 '불완전 고용 아래서의 균형'이라는 일종의 지속적인 정체  상태에 이를 수 있음을 밝힌 것이다. 시장 체제에 자본주의의 지속적 성장이 가능하도록 스스로 교정해 나가는 특성은 없다는 것, 이것이 바로 케인스 이론의 혁명적인 면이다.

 

64쪽

소규모 기업 세계는 다음 두 가지 이유에서 우리의 관심을 끌 만하다. 

첫째, 소규모 기업은 미국 노동력의 1/4라는 상당한 수준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따.

둘째, 소규모 개인 소유 기업의 의견이 결혼한 5가구 중 1가구의 경제, 사회 문제에 대한 입장을 대변하는 만큼 소규모 기업은 다수 중산층의 의견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66쪽

미국의 상위 500개 기업-전체 총 기업 수의 0.1%보다 적은 수-이 총 판매액의 약 75%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도 미국에서 가장 큰 기업 100개만 선정하면 이 기업들이 전체 공업 부문에서 판매한 금액의 약 1/2을 생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 대기업은 모든 지역에서 자본주의를 주도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의 자료에 의한 '빈곤'의 특징

- 고령자: 가난한 사람의 10%를 약간 상회하는 수가 퇴직자

- 젊은이: 가난한 가계는 대체로 25~64세의 가장보다는 25세 이하의 가장이 이끌어 간다.

- 인종: 가난한 사람의 30% 정도가 흑인, 흑인 가계의 1/3과 흑인 아이들의 반이 가난함

- 성별: 가난한 가계 가운데 남성이 가장인 가계보다 여성이 가장인 가？？ 여섯 배 정도 많음

- 교육: 가난한 가계 중에서 1/2ㅇ 정도의 가장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함

 

71쪽

전체 중에서 하위 3/5에 속하는 계층- 약 1/5은 빈곤 계층이 고 2/5는 노동 게층이다. - 이외의 상위 계층, 그 중에서도 부유한 계층의 소득 수준 ... 현실적인 답은 소득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같은 소유 자산과 관련 있는데, ... 우리가 상류층이라고 부르는... 이 계층은 전체에서 상위 5%에 해당 ... 중산층은 노동 게층이 소득 상한선인 4만 달러와 상류층의 최하한 소득인 12만3천 달러 사이에 속하는 사람들로 35%가 여기에 해당한다.

 

75쪽

두 가지 점에서 정부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애쓸 필요가 있다. 

첫째, ... 주 정부 및 지방 정부는 고용의 원천으로서 연방 정부보다 훨씬 더 중요한데, 이는 워싱턴에서 일하는 사람보다 주나 군, 시에서 일하는 사람이 대략 네다섯 배 정도 많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더욱이 주 정부 및 지방 정부는 여러 중요한 분야에서 연방 정부보다 더 많은 공공재를 생산한다. ...

둘째, 공공재가 다양하다는 사실에서 볼 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듯이 정부가 경제에 부담만 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 민간 기업들이 법규 집행이라는 보이지 않는 정부의 생산물에 경제가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79쪽

가장 먼저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성장이다.

 

81쪽

우리가 각각의 생산 연도 가격을 사용하여 계산해 낸 GDP 가치를 계산했을 경우 이를 경상 GDP 또는 명목 GDP라고 한다. 반면 오직 일정한 어느 한 해의 가격만을 사용하여 수년간에 걸친 GDP 가치를 계산했을 경우 이를 실질 GDP라고 한다. 단지 가격이 올라가거나 내려감에 따라 생산물의 가치가 변화되는 것을 배제할 뿐 아니라 그 결과가 판매 가격의 변화가 아니라 생산의 실질적 변화를 측정하게 해 준다는 의미에서 실질적이라는 것이다.

 

82쪽

장기간에 걸친 꾸준한 상승 경향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근본적으로 두 가지 설명이 가능하다. 첫째, 경제 과정에 사용되는 투입물의 양이 증대되었다는 점이다. ...

둘째, 투입물의 질이 개선되었다. 

 

84쪽

자영업자의 감소와 함께 거대 기업이 부상했다. ... 더 흥미로운 사실은 대기업이 계속해서 성장할 것인지 여부인데, 이 문제는 성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달려 있기 때문에 답하기가 쉽지 않다.

 

85쪽

경제학자들은 거대 기업이 출현하는 주요 이유로 세 가지를 주로 강조한다. ...

1) 적은 비용으로 재화나 용역을 대량 생산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것 ...

    규모의 경제라고 하는 경제적 효과를 유발

2) 기업의 집중은 기업 합병의 결과이기도 하다.

3) 기업 집중은 경기 순환에 따라 가속회된다.

 

89쪽

'규모 축소'라는 새로운 현상이 대두

거대 기업들은... 199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는 첨단 기술의 활용이나 환경변화에 따른 신속한 방향 전환, 간판 방식 같은 생산 공정의 향상에서 뒤처지게 되었다.

GM, IBM, 시어즈 로빅이 규모를 대대적으로 줄이는 구조 조정에 나선 것도, 과거 성장만을 위한 성장을 추진한 결과 상실한 유연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였다.

 

91쪽

노조 세력의 급격한 확대나 축소 수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캐나다를 비롯한 거의 모든 유럽 국가가 노조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다.

 

92쪽

공공 부문의 부상을 측정하는 세 가지 크게 다른 방법이 있다. 첫째는 정부가 직접 생산하거나 구입하는 정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조사하는 것...

둘째는 정부가 어느 계층에는 세금을 부과하고 다른 계층에는 사회보장 혜택, 복지 사업 또는 실업보험과 같은 '이전 지급'을 제공함으로써 소득을 재분배하는 정도를 확인하는 것...

마지막 방법은 정부가 경제 활동의 여러 측면을 규제하거나 기타 다르 방법으로 정부가 가진 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경제 운용에 어느 정도 관여하는지를 조사하는 것...

 

97쪽

현대 자본주의하에서 정부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제 주체

 

102쪽

거시 경제의 첫 번재 과제는 바로 이오ㅏ 같은 생산량 변동의 원인을 규명하는 것

 

104쪽

결국 국내총생산(GDP)은 소비재와 투자재라는 두 가지 종류의 생산물로 구성된다.

... GDP와 관련해 몇 가지 유의해야 할 점 ...

그 중 하나는 계산대를 통과하는 생산물의 흐름이 공공이 소비하는 공공재와 개인이 소비하는 민간재로 구분된다는 점

 

105쪽

공공 지출에 대해 언급할 때 한 가지 더 유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그 것은 이전 지급이라고 하여, 주로 연방 정부에 의해 이루어지는 엄청난 정부 지출이다. ... GDP를 계산할 때 이전 지급을 제외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회보장 수료의 지급에서 보듯이 이전 지급의 대가로 아무런 생산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빼고 계산하는 것이다.

 

107쪽

GDP를 계산할 때는 생산의 흐름을 한 항목이 아니라 네 항목으로 구분

1) 각 가계가 지출한 개별 소비 지출을 총계

2) 민간의 국내 투자 목적 생산물을 총계

3) 모든 공공 생산물을 추적하는 것

4) 해외에 판매된 모든 국내 생산물을 더하고, 국내에서 구입한 외국 생산물을 빼는 것

 

통계학자들이 중간재가 아닌 최종재의 가치만 추적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소비재, 투자재, 정부 생산재 및 순 수출재 등 GDP 각 항목의 최종재 만을 계산하는 것이다.

 

109쪽

인플레이션 요인을 정확히 제거할 수만 있다면 GDP는 경제 성과를 보여 주는 확실한 지표가 될 수 있다. (인플레이션 요인을 정확히 제거할 수 없으므로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이 불가피함) ...

GDP의 두 번째 결함은 시간에 따른 '실제' 변화의 지표로서 부정확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

세 번째로는 GDP에는 생산물이 궁극적으로 어떻게 이용되는지를 도외시한다는 문제가 있다....

마지막으로 사회마다 국민들에게 재화와 용역을 배분하는 방식이 상당히 다른데, GDP는 국민들에게 재화와 용역을 어떻게 배분하는지에 대해 설명하지 못한다. ...

 

113쪽

GDP의 변화는 여전히 경제 활동 정도를 가장 잘 측정해 주는 척도이다. 또 GDP는 모든 사람이 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커다란 장점이 있다.

 

117쪽

가계 부문과 기업 부문 간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기업 부문은 가계 부문처럼 수입의 일정 부분을 저축하지 않고, 역으로 판매를 통해 벌어들인 수입보다 더 많이 지출한다는 점이다. ...

기업은 은행에서 차입하거나 주식이나 채권 판매 등을 통해 얻는 추가적인 금융 수익이 통상적인 영업 수익 이상이라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새롭게 조성된 추가 재원은 기업의 일상적인 운전 자금이 아니라 자본 상태 개선을 위해 사용한다. ...

가계와 기타 부문의 저축은 기업 부문의 새로운 자본재 형성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데에 '흡수된다.' 이렇게 형성된 새로운 자본재는 우리가 생산성이라고 일컫는 잔위 노동 시간당 생산 규모를 높이고, 그에 따라 GDP를 증대시키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이것이 바로 GDP가 어떻게 늘어나는지, 그리고 왜 들쑥날쑥하는지에 대한 첫 번째 설명이다....

 

1) GDP는 가계 부문에서 발생한 저축이 자본 장비로 전환되면서 늘어난다.

2) GDP는 저축을 투자로 변환시키는 과정이 늘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들쑥날쑥하게 된다.

 

120쪽

저축에서 진정으로 건설적인 모습은 단지 지출에 시차를 둔다는 금융적 측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당장의 만족을 위한 토지나 노동, 자본에 대한 요구를 포기한다는 '실질적인' 측면에 있다.

이것이 바로 순환 과정에서 마지막 핵심 연결고리이다. 가계 부문에서 벗어난 자원은 이제 기업 부문에서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만일 사용되지 않는다면 저축이라는 금융 행위로 벌어진 수요 부족은 다른 재화의 판매로 보상되지 않은 채 소비자 판매의 축소만을 가져오고, 가계가 포기한 노동 및 기타 자원은 사용되지 않은 채 그대로 있게 된다. 따라서 이 전체 과정에서 가장 활기 넘치고 창의력이 뛰어난 부분은 결국 기업 부문이 자본형성을 위해 수행하는 의사 결정에 있다고 할 수 있는데, .. 이 의사 결정은 본질적으로 대단히 위험하고 불확실한 과정이다.

 

121쪽

거시 경제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설명하는 열쇠인 경제 성장은 각 부문 간의 조정과 협력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에 대해서도 우리는 아직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 행위에 일상적으로 참여하면서도 우리는 정작 자신의 경제 행위와 다른 사람들의 경제 행위가 조정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지는 않는다. ... (기업인은) 소비나 투자를 결정할 때 단지 시장 가격만을 참고한다. ... 이렇게 시장 가격을 통해 간접적으로 조정해 나가는 것이 애덤 스미스가 말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다. 경제 성장은 이처럼 지속적인 조정과 협력으로 이루어지며, 경제 부문 간의 상호 작용이 불완전해지면 성장도 멈춘다. 

이 상호작용은 다음과 같이 간단히 정리할 수 있다.

 

1. 어느 부문에서의 수요 부족은 다른 부문의 추가적인 수요로써 상쇄되어야 한다. 이런 조정 작용이 일어나지 않으면 수요 부족, GDP 하락, 실업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2. 완전 고용에 가까운 상태라고 가정하자. 이 경우 투자 또는 정부 지출을 늘리려면 확대되는 부문을 위한 이용 가능한 자원이 있어야 하는데, 이는 조세 부과나 자발적 저축으로만 가능하다.

 

3. 투자나 정부 지출로 확대되는 부문에서의 비용이 이용 가능한 저축액보다 더 많으면 경제에 상승 압력이 가해지면서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생긴다. 반면 비용이 저축액보다 더 적으면 경제에 하강 압력이 가해지면서 경기 침체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이것이 경기 상승이나 하락, 인플레이션, 경기 침체의 이유로 전부는 아니다. ... 그렇지만 이것은 경제에 대한 최초의 체계적 이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경제 성장이 그냥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각 부문 간의 상호 협조 작용에서 생긴다는 것을 알았다.

 

124쪽

중요한 것은 (가계, 기업, 정부) 한 부문의 저축이 다른 부문에서 사용되거나, 아니면 역으로 한 부문의 투자 지출이 다른 부문에서 저축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126쪽

여기서 정말로 중요한 사항을 하나 기억해야 하는데, 그것은 수요가 경제의 원동력이라는 점이다.

 

129쪽

소비 지출이 이런 식으로 예측 가능하게 움직이지 않는 경우는 세가지 정도이다.

1) 전시

2) 극심한 경기 침체 기간

3) 인플레이션 기간

 

130쪽

GDP의 오르내림에 대한 우리의 관심을 감안할 때 일상적인 소비가 종속적이고 예측 가능한 성향을 보인다는 것에는 단순하지만 중요한 함의가 하나 있다. 그것은 GDP의 2/3를 차지하는 가계의 소비 지출이 경제의 추진력이 아니라 그 결과라는 사실이다. ... 

수요는 욕구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바로 현금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다. ...

결국 소비가 아무리 중요하다 해도, 소비는 본질적으로 경제 활동을 변화시키는 주요 요인이 될 수 없다.

 

133쪽

투자는 개인적인 고려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투자 결정에서 유일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자본재를 증가시켰을 때 어느 정도의 이윤을 기대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가계 부문과는 달리 기업 부문은 이윤 동기에 의해 운영된다.

 

134쪽

투자 결정은 항상 미래 지향적이다. ... 

추측 또는 예측에 근거한 전망은 소비 지출과는 달리 급작스럽게 뒤집어 질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차이는 GDP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소비는 유동적이지 않은 반면 투자는 본질적으로 유동적이다. ...

투자 불안정의 두 번째 형태는 불규칙하게 오르락내리락하는 장기적인 경기 순환과 관련 있다. ...

마지막이자 가장 확실한 투자 촉진 요인 중 하나는 기술이다. ...

 

136쪽

투자는 경제에서 추진력인 동시에 잠재적 불안 요소 인데, 그 효과는 경제학자들이 흔히 말하는 '승수'에 따라 확대된다. ...

경제학자들은 투자 승수 효과를 대체로 1년에 2 정도로 예측하는데, 이는 증가할 때나 감소할 때나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136쪽

여기서 두 가지 중요한 결론을 얻을 수 있다.

1) 투자는 경제의 한 부분으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경제를 추진하는 원동력이라는 사실

2) 투자 지출이 수년간 왕성하다가 수년간 침체되는 식으로 어느정도 주기적인 양상을 띠는 이유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느냐는 문제

 

138쪽

주식시장은 어떻게 기업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가? 세가지 방식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1) 주식 시장은 전통적으로 기업 지향적 집단들이 갖고 있는 전망에 대한 일반적인 지표 역할을 한다.

2) 신규 주식 발행이 더 쉬워진다는 점과 관련있다. 

3) 사내유보가 많은 기업은 주식 시장이 매우 침체되면 보유 자금을 자본 지출에 투입하기보다는 다른 기업을 사들이거나 자사주 매입 유혹에 빠지기 쉽다. 즉 실질 투자 대신에 금융 투자가 일어나는 것이다.

 

139쪽

경제 성장이야말로 자본주의 경제를 규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자유시장 경제는 내적으로 애덤 스미스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확장을 지향한다. 그것도 단순히 주어진 목적을 달성하고 멈추는 것이 아니라 성장 자체를 확대해 나가는 경향이 있다. 

 

140쪽

성장에서 가장 극적이고 중요한 요인은 기술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경제학자인 에드워드 넬이 말한 '변혁을 통한 성장'을 가져오는 특정한 기술적 우위가 성장에서 가장 중요하다.

 

143쪽

기본적인 사항에서 개념을 명확히 할 몇가지

1) 생산물 구매자로서 정부 역할과 자금 지출자로서 정부 역할을 구분해야 함

  - 이전 지급은 비록 수십억 달러가 지출되었더라도 GDP에는 단 한 푼도 기여하지 못하낟. 결국 이전지급은 산출물 생산 기관이라기보다는 소득 재분배 기관으로서 정부 역할을 나타내는 지표

2) 연방 정부와 주 정부, 또는 지방 정부를 구분해야 함

3) 전쟁과 복지의 차이를 염두에 두어야 함

 

146쪽

경제학자들은 이전 지출의 효과가 좋은지 나쁜지에 대해서는 단언할 수 없다. 이는 가치 판단이 작용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147쪽

공공 부문은 그 지출 규모가 관례나 이윤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결정, 즉 지방, 주, 연방의 의회나 행정부를 형성하거나 대표하는 사람들의 집단적 의지에 다라 이루어진다.

 

150쪽

차입의 안전 여부는 대개의 경우 그 돈이 어디에 사용되었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152쪽

정부의 재정 적자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을까?

1) 실물 자산을 증대시켰다면 채무 증가가 정당화될 수 있다.

 - 정부의 재정 적자가 발생했느냐 발생하지 않았느냐를 놓고 토론할 것이 아니라 세입을 초과하는 정부 지출이 투자에 활용되었느냐 소비에 사용되었는지를 놓고 토론해야 한다.

2) 정부 지출을 투자와 소비 항목으로 구분하지 않는 탓에 정부 업무가 합리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해야 할 것 ...

 

* 우리에게 피룡한 것은 공공 투자에 대한 합리적 평가라 할 수 있다.

 

153쪽

경제의 한 부문을 구성하는 정부가 적자를 무리 없이 유지할 수 있는데에는 보다 중요한 이유가 있다. 바로 공공 부문의 소득이 조세로부터 나오며, 조세는 그 나라의 일반적인 소득 수준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정부가 지출하는 모든 돈은 일단 GDP 흐름 속으로 흘러들어가게 되고, GDP 흐름 속에서 조세 부과를 통해 다시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155쪽

마지막으로 다른 무엇보다 정부 채무와 민간 채무 사이의 커다란 차이에 대해 확실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그것은 정부는 기업들로서는 감히 요구조차 할 수 없는 권한이 있다는 사실이다. ... 국가 주권의 하나인 통화 발행 권한, 즉 돈을 찍어 낼 수 있는 권한이다.

 

161쪽

경제 영역에서 정부의 역할과 관련한 두 가지 커다란 문제

1) 정부 부문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느냐의 문제

2) 정부가 GDP 성장에 도움이 되느냐의 문제

 

특정 조건 아래에서는 정부 지출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것에 대해 모두 동의한다. 그 조건은 현재의 임금 수준으로 고용 가능한 노동자의 수가 매우 적으며, 대부분의 공장과 설비가 정상 수준으로 가동중인 '완전 고용'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이렇듯 명백한 경우에도 몇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우선 완전 고용 상태에서는 그 어떤 종류의 추가 지출이라도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게 된다는 점이다. ... 따라서 중요한 것은 정부 부문에서 추가 지출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완전 고용 상태에서는 경제 부문 어디에서건 추가 지출이 발생할 경우 문제를 일으킨다는 점이다. ...

 

경제 상황이 전혀 다를 경우, 즉 실업률이 높고 공장 및 설비 가동률이 낮은 경우에는 추가 지출과 인플레이션 사이의 상관관계에 다소 불분명한 구석이 있다. ...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은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때보다는 원활하게 잘 돌아갈 때 발생하기 쉽다.

 

163쪽

자유주의자들과 보수주의자들 사이의 논쟁 주제가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1) 정부 지출이 가져오는 생산 및 고용 증대가 정부 지출에 의해 파생되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감당할 만큼 가치가 있느냐

2) 생산 증대를 위한 정부 지출과 민간 지출의 상대적 효율성에 관한 것

 

164쪽

인플레이션 유발 효과가 큰 지출이 반드시 공공 지출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딸서 정부 지출과 민간 지출의 효율성 여부는 범주화시켜 단순하게 평가할 것이 아니라 개별 사업별로 정밀하게 따져 보아야 한다.

 

168쪽

자유주의자들은 수요 관리자로서 정부 역할을 강조한다. ...

경제 현실에 대한 여론이나 정치적 합종연횡, 구조적 저항 같은 것을 감안하면 정부가 화창한 날씨에 요트 조정하듯이 경제를 이끌어 갈 수 있다고 상상하는 것 자체가 몽상이다. ...  

이렇듯 수요 관리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사실은 너무나 명백해졌다. ... 그렇더라도 수요 관리는 필수 불가결한 수단임에 분명하다. 

 

171쪽

시장에서 결정되는 고용 수준은 그 사회에서 이용 가능한 무수한 정보들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 이 과정에서 문제는 단 하나뿐이다. 즉 어느 시점에서 경제의 '정확한' 상황이 어떤지를 과연 누가 아느냐는 것이다. ... 

보수주의 경제학자들의 결론은 ... 정부는 시장에 축적되는 무수한 정보에 더할 수 있는 것이 없으며, 주어진 정보마저 시장보다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173쪽

많은 사회적 선택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것은 문화적 영향 및 비저의 공유 여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경제는 사회 시스템에서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모든 사회는 궁극적으로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들고 이어 오고 있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현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미래조차도 다른 모습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는 가치와 신념, 그리고 사회 시스템에 기초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175쪽

기본적으로 통화는 재화나 서비스를 구입하는 데 이용할 수 있는 그 어떤 것이다. ...

동전과 지폐는 법률에 의해 판매자가 지불수단으로 받지 않으면 안 되는 법정 통화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통화이다. ...

가장 일반적인 통화의 개념은 각자가 수중에 갖고 있는 모든 현금과 (저축성 예금과는 달리 예금주가 요구할 경우 즉시 지불받을 수 있는) 요구불 예금의 합계이다. ...

요구불 예금액 규모 이상의 현금을 인출할 수는 없는 만큼 우리가 가진 현금의 양은 은행의 요구불 예금액 규모와 명백하고도 중요한 함수 관계가 있다.

 

178쪽

연방준비제도 아래에서 미국 전역은 12개 지역으로 구분하고, 지역별로 (흔히 연방은행으로 통칭되는 ) 연방준비은행이 구성되는데, 그 구성원은 해당 지역의 회원 은행들이다. ...

대통령이 상원의 자문과 동의를 얻어서 임명한 14년 임기의 위원 7명으로 구성된 연방준비위원회는 워신턴에 소재하며, 12개 지역별 연방은행과 공조 관계를 유지한다. ...

역사적으로 볼 때 도시 은행의 지급준비율은 요구불 예금의 13~26%였고, 지방 은행은 그보다 약간 낮았다.

 

183쪽

현재의 통화제도에서 비교적 쉽게 처리할 수 있는 문제가 금 본위제에서는 대단히 어려워질 수 있다는 사실 ...

금 본위제를 채택할 경우 경제적 욕구의 변화에 따라 통화 공급을 어떤 식으로 증가하거나 감소시키느냐는 문제가 대두되기 때문이다. 금화를 통화로 할 경우 통화량이 고정되거나 아니면 금광의 발견 여부나 국제 무역으로 이루어지는 금의 유입 및 유출에 따라 통화량이 좌우된다. ...

금 본위제로는 인플레이션을 막을 수 없다는 문제도 있다. 

 

186쪽

자본주의 국가는 기본적으로 미국과 유사한 통화 제도를 운용한다. ...

중앙은행 책임자는 어떻게 통화 공급을 늘렸다 줄였다 할 수 있을까? ... 그 열쇠는 부분적 지급준비제도에 의해 은행들이 '초과 지급준비금'을 가지고 대출이나 투자를 할 수 있다는 데 있다. ...

연방준비제도란 본질적으로 은행들의 법정 지급준비금을 올리거나 낮추도록 하기 위해 고안된 제도이다. ...

실질적으로 연방준비위원회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1) 직접적으로 지급준비율 자체를 변경하는 것...

2) 이자율을 통화량 통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

3) 연방은행들이 미국 국채를 공개 시장에서 매각 또는 매입함으로써 지급준비금 공급량을 변경하는 것 (통화 공급 통제와 관련해 미국에서 가장 자주 사용하는 정책 수단으로 공개 시장 조작이라 명함) ...

국채 구입을 통해 연방은행이 은행 계좌에 돈을 입금함으로써 사실상 지급준비금의 추가 제공에 나서는 것을 가리켜 채무의 통화화라고 한다.

 

190쪽

본질적으로 연방준비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다른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1)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 ... (고질적인 스테그플레이션 관련)

2) 목표 달성을 위한 행동이 효율적이지 못하다. ...

   통화량을 줄이는 것은 쉽다. ... 하지만 통화량을 늘리는 것은 통화량을 줄일 때처럼 쉽지가 않다. ...   

3) 국제 교류 증가로 통제력에 한계가 생길 수 있다.

 

* 밀턴 프리드먼이 제시한 통화주의

 

194쪽

프리드먼에 따르면 연방준비위원회가 전심전력을 기울인다 해도 통화량을 필요한 만큼 정확히 유지할 수가 없는데, 그렇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

1) 세상의 그 어느 누구라 해도 일정 시점에서 경제의 실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2) 모든 정책 기고나이 이전에 결정한 자신들의 정책에 매몰된 상태이므로 결정을 바꾸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3) 경제 상황에 대한 자료라는 것이 모호하기 짝이 없어서 통화 관리 방향을 어느 쪽으로 틀더라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이다. ...

프리드먼의 처방은 단호하다. 통화량이 국민총생산의 장기 성장률에 부합하는 일정 비율로 증가되어야 한다고 주창했다. ...

프리드먼의 주장에는 분명히 상당한 설득력이 있지만, 문제점도 아주 없지는 않다. 그중 하나는 경제적 측면으로, 바로 통상적인 혹은 정상적인 경제 성장률이 어느 정도인지 혹은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것 자체가 문제...

 

196쪽

경제 체제가 스스로의 힘으로 목표를 향해 나아가도록 곁에서 지켜보기나 하는 태도는 거의 대부분 과거의 일이다. 애덤 스미스의 사상은 이미 존 메이너드 케인스에 의해 밀려났다.

 

207쪽

가진 돈이 너무 적거나 구매 욕구가 부족한 구매자들과 일정한 가격에서는 팔려고 하지 않거나 팔 수 없는 판매자들을 경제 행위에서 제외시키는 수단이 시장이라는 사실에 주목하자. 바로 이것이 시장의 분배 기능인 것이다.

가격 체계가 분배 기능이라는 관점을 취해야 가격이 시장 분배 과정에 개입한 결과 종종 듣게 되는 부족과 과잉이라는 두 단어의 의미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209쪽

'부족'이나 '과잉'이라는 단어는 시장에서 가격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구매자와 판매자가 만족하지 못한 상태에서 경제활동을 해 나가야 하는 상황을 뜻한다.

 

211쪽

시장을 통해 형성되는 가격 제도에는 두 가지 큰 장점이 있다. 즉 대단히 역동적이고 자발적이라는 점이다. ... 한편 자율성이라는 시장의 두 번째 속성은 분배 기능 면에서 특히 유용하다.

 

212쪽

시장 체제에도 문제는 있다. 시장 체제는 비록 효율적이고 역동적이기는 하지만 가치 판단이 배제되어 있다. 

 

214쪽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

1) 정보 부족

2) 본질적으로 시장을 통해서는 효율적 분배를 기대하기 어려운 재화라 할 수 있는 이른바 '순수 공공재'와 관련된 경우

3) 재화를 구입하거나 구입하지 못하는 것이 판매나 구매 당사자뿐 아니라 다른 제3자의 복지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경우

4) 민간 차원에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랜 기간을 거쳐야만 투자 회수가 가능한 몇몇 경우에 대해서는 사회적 투자를 필요로 한다는 점

5) 일반적인 재화나 용역과는 달리 사회적으로 보다 균등하게 분배할 필요가 있는 의료보험 같은 재화나 용역의 경우

* '그릇된' 기대에 따른 불안정한 효과

 

218쪽

순수 공공재는 정의하기 쉽지 않으므로 그 성격을 국방, 기상 서비스, 등대 같은 것으로 설명하도록 하자. 이런 재화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성격이 있다.

1) 한 개인에 의한 공공재 소비가 다른 개인의 소비에 의해 방해받지 않는다는 점

2) 그 누구도 공공재의 사용으로부터 배제되지 않는다는 것

3) 정상재의 경우 개인의 민간 소비는 소득의 지출 여부에 대한 각 개인의 결정에 따라 좌우된다. 그러나 국방이나 기상 서비스, 등대 서비스를 개인이 혼자 살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공공재의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 우리 모두가 동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220쪽

시장 실패의 세 번째 요인은 공공재의 특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경제학자들이 생산의 외부 효과라 일컫는 것, 즉 재화나 용역을 직접 사거나 팔거나 사용하는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까지 미치는 해당 재화나 용역의 효과를 허용할 것이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 어떤 외부효과는 '악화'가 아니라 '재화'라는 것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사무실 건물이 새로 들어서면 주변 건물의 재산 가치가 늘어날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긍정적 외부 효과이다.

 

223쪽

공해방지 비용은 사실상 기업이 아니라 세 집단이 부담한다는 것을 알수 있다.

1) 기업은 높아진가격으로 말미암아 판매량이 줄어들기 땜누에 어느 정도 비용을 부담하는 셈

2) 생산 요소 소유자: 생산이 줄어드는 만큼 생산 요소의 고용도 줄어들고 그에 따라 소득도 감소하게 되는데, 이는 공해 규제에 따른 경제적 비용의 일부이다.

3)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가 규제 비용의 일부분을 부담

 

229쪽

공공재를 민영화하는 데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음

1) 공공재를 일반재로 전환하는 그 자체에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는 것

2) 이와 같은 착상이 사회 정의에 반한다는 것

... 공공재의 경우 경제적 의사 결정을 하는 데 정치적 방안이 시장 메커니즘에 우선하는 것이다.

 

231쪽

시장 체제에는 그 제도적 특성에서 비롯된 특유의 약점 또는 비효율적인 영역이 있다. 그것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개입이 필요하다. 경제메커니즘에서 자율 규제가 작동되지 않을 경우 정치적 행동 외에는 취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231쪽

시장체제에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장점이 있다.

1) 시장은 각 개인이 경제생활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가진 에너지와 능력과 포부를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고,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도록 만든다. 이 덕분에 시장 체제에는 유연성, 생동감, 창의성, 변화 가능성이 풍부한 것이다.

2) 여러 가지 이유로 정부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엇지만 어쨌든 시장 체제는 정부 개입의 필요성을 최소화한다.

 

234쪽

독점기업이나 경쟁기업이나 그 동기는 다르지 않다. 둘 다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 동기가 나쁘다는 것과 불완전 경쟁이라는 것은 전혀 상관관계가 없다. ...

완전 경쟁 시장에서는 소비자가 왕이다. 소비자 주권으로 표현되는 것처럼 완전경쟁시장에서는 실질적으로 소비자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

 

소비자 주권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1) 완전경쟁시장에서 소비자는 수요라는 방식을 통해 자원의 배분을 결정한다.

2) 소비자는 가능한 한 풍부하게 공급되면서도 값은 저렴한 재화를 선호한다.

 

238쪽

자본주의적 효율성의 배후에는 경쟁이라는 추진력이 있다. ... 기묘한 결론인지는 몰라도 성공한 자본주의 경제는 제도적으로 그 성공의 비결인 경쟁이라는 추진력을 약화시키려고 압박하게 되어 있다.

... 자본주의 체제에서 활동하는 기업 중 그 누구도 경쟁을 원하지 않는다. 이는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나 마찬가지이다. 차이가 있다면 대기업은 아예 경쟁이 성립하지 ㅇ낳는 위치로 올라가기 위해 노력하고, 실제로도 그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하는 반면, 중소기업은 그렇게 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 문제에 대한 정부의 조치는 반트러스트법, 각종 규제, 핵심 산업의 공기업화 등을 통해 경쟁을 복원하거나 아니면 최소한 대기업의 소비자 착취를 줄이는 것이다.

 

241쪽

미국 기업을 작게 분할하는 것은 외국 기업의 이익을 높여 주는 행위로 그다지 적절하지 않은 일이다. ...

사실 세계 전체를 놓고 보면 독점 기업의 운명이 공룡의 운명과 비슷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

경국 현재 대기업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는 거의 의견이 일치되지 않았다.

 

243쪽

다양한 규모의 회사가 함께 공존하면서 각자 자신의 규모에 맞는 역할을 최대한 잘해 내고 있는 모습, 그것이 바로 경제에서 진정으로 아름다운 모습이다.

 

245쪽

경제 이론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기업들이 제2차 세계 대전 직후부터 바로 임금 삭감 및 복지 혜택 축소에 나서지 않고, 1990년대 들어서야 그렇게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 일부에서는 그 이유가 정치적인 데에 있다고 본다. 즉 소련이 붕괴하기 전에는 노동자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이 평가받았던 사회주의 경제 제도에 동조하게 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145쪽

오늘날 경쟁력은 시설이나 장비의 보유 수준이 아니라 새로운 두뇌 집단을 구성하고 운용해나갈 수 있는 전문적인 노동력의 보유 여부에 달려 있다. ...

아무리 대단한 자본가라 하더라도 장기 경쟁력의 유일한 원천인 기술 노동력의 '소유'는 불가능하다. ... 신제품의 복잡한 개발 과정에서 핵심은 팀워크이다. ... 오늘날 기업들이 부서 단위로 능력을 평가하고, 부서 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

이 부분에서 자본주의는 근본적으로 결함이 있다.어떤 직원이 핵심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지, 이런 직원을 회사의 장기적인 전략 목표와 어떻게 묶을 수 있는지를 결정해야 할 순간이 되면 대부분의 기업이 너무나 어이없는 모습을 보인다. 구조 조정 과정에서 핵심 근로자들에게 회사나 조직 전체에 대한 충성심은 버리고 자기 앞날만 생각하다록 유도하는 것처럼 보일 지경이다. ...

결국 사과나무를 기르는 사람들은 아무리 사과나무가 자신들을 필요로 하더라도 누군가가 조금이라도 나은 조건을 제시할 경우 바로 그만두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과거 그들의 희생을 회사가 전혀 기억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52쪽

경제생활에서 가장 기본적임에도 종종 지나치기 쉬운 사실에서 출발하자. 그것은 자본주의 경제가 항상 불안할 정도로 긴장 상태에 놓여 있고, 실질적으로나 잠재적으로나 끊임없이 변동하며, 보이든 보이지 않든 불균형 상태에 있다는 점이다. ...

 

저자는 인플레이션의 시대가 지나갔음을 주장하며 미래의 도전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는 데 우리의 기존 관념이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그 근거로 실업률이 공식 통계보다 상당히 높으며 인플레이션 없는 경제성장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현재 전 부문에 걸쳐 국제적인 경쟁이 확대되고 있어 실질 노동 임금이 계속 낮아지고 있어 인플레이션을 우려한 경제 정책을 계획한다는 것에 무리가 있다고 한다.

 

271쪽

숙련도가 비슷한 근로자의 임금이 저소득 국가에서는 올라가고 고소득 국가에서는 떨어지는 이런 경향을 경제학에서는 '요소 가격 균등화'라고 함

 

272쪽

노동조합의 힘이 왜 이렇게 급격히 약화되었을까? 그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1970년대 이래 제조업의 역할이 뚜렷이 약화되면서 강력한 조직력을 자랑하던 제조업 노동좋바의 기반도 함께 약해진 데에 있다. ...

1981년 미국 전역의 항공 관계자들 다수가 가입해 있는 항공 관제사 노동조합이 벌인 파업에 대한 당시 미국 대통령 레이건은 모든 항공 관제 노조원들을 해고하고 비노조원으로 대체했는데, 이는 뉴딜 정책 시해잉래 강력한 노동조합 지지자로 여겨지던 미국 정부가 더 이상 그렇지 않음을 보여 주었다는 점에서 충격이었다. ...

노동조합의 세력 약화는 노동자 계층의 상대적 소득, 특히 산업 노동자 계층의 상대적 소득이 하락한 이유를 설명해 주는 주요 요인임에 틀림없다.

 

274쪽

소득 불균형 문제를 악화시키는 또 다른 요인은 이와 같은 전례 없는 소득 격차에 대해 사회적으로 용인할 수 있다고, 심지어 정당하다고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

이런 상황을 바꿀 수 있을까? ...

그러기 위해서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우선 우리가 과연 보다 공정한 소득 분배를 이루고자 하느지에 대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

다음으로 더 당혹스런 문제가 있다. 만약 우리가 더 공정한 경제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더라도 이를 실현할 방법이 있느냐는 것이다.

 

278쪽

우리 세대에 와서야 비로소 본격적으로 세계화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 것은 두 가지 새로운 양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1) 세계화가 지금까지 꿈도 꾸지 못하던 수준으로 진전되었다는 것이다.

2)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 세계적 차원의 경제 문제에 대해서는 거의 관여할 생각조차 하지 않던 나라도 이제는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되었다는 것

 

279쪽

왜 갑자기 우리에게 세계화 문제가 닥치게 되었을까? 

우선 가장 중요한 이유로는 통신 기술의 발달을 들 수 있다. ... 운송 기술의 발전도 상당한 역할을 했다. ...

이렇듯 우리가 사는 세상은 세계화로 말미암아 경제적으로는 경쟁이 더 겨고하되고, 정치적으로는 더욱더 방어적인 태도를 갖도록 바뀌었다.

 

284쪽

다국적 기업으로 말미암아 벌어지는 진정한 문제는 전 세계에 걸쳐 기술을 이동시키는 능력이라 할 수 있다. ...

자기 나라 영역 안에서 생산 활동을 통제하고자 하는 정부 견해와 영역에 관계없이 시장을 확보하고자 하는 강력한 초국가 기업의 반대 견해가 대립하게 된다. ...

기업이 동등한 조건 아래서 경쟁할 수 있도록 나라마다 동일한 법규를 마련할 필요가 잇다. 그렇지 않으면 기업은 규정이나 규제가 가장 없는 국가로 활동 거점으 옮기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할 경우 법규를 변경할 수 있는 각국 정부의 권한이 제한받게 된다는 것이 문제이다. ...

다국적 기업의 등장과 경제의 세계화로 인해 빚어진 새로운 문제의 본질은 근본적으로 국가 경제 간의 갈등이 아니다. 그 저변에 깔린 문제는 국가의 주권 자체를 다시 정의하는 데 따른 갈등이다. ... 실질적인 고민은 경제적 지도가 정치적 지도와 딱 들어맞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295쪽

모든 국제 통화 거래를 두 가지 기본 시장으로 나누어 검토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 ...

첫 번째 시장은 기업, 개인, 혹은 정부 간의 경상 거래 시장이다. ... 이런 모든 종류의 경상 거래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마르크나 프랑, 엔화 보유자가 국제 통화 시장인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여야 하는데, 이는 대체로 은행을 통해 이루어진다. ... 

자본 거래를 위해서 달러를 비롯한 여러 통화를 취급하는 자본 거래 시장 이라고 하는 전혀 다른 독립된 시장이 있다. 여기서는 해외에서 공장을 짓거나 설비를 구입하거나, 혹은 다른 나라에서 발행한 채권이나 주식을 사는 것 같은 거래가 이루어진다.

이와 같은 자본의 흐름 중에서 첫 번째 부분은 직접 투자인데, 이는 미국 기업이 해외의 공장이나 설비를 확장하거나, 외국 기업이 미국 내에서 공장이나 설비를 확장하고자 할 때 일어난다. 자본시장에서 두 번째 부분인 투자는 다른나라 주식이나 채권에 대해 포트폴리오 투자를 하고자 하는 경우에 이루어진다.

 

299쪽

해외에서 유입된 엄청난 자본으로 말미암아 외환 시장이 자율적으로 바로잡히지 않게 되었다. ...

통화에 과연 '적정한' 가격이 있을까?

다른 많은 경제 문제와 마찬가지로 여기에도 정치적 해답이 있을 뿐이다.

 

305쪽

독일 기업이 미국에 투자한다고 하자. 이 경우 독일 기업의 투자가 미국에서 고요을 창출할지 여부야말로 그 가부를 판단하는 데 대단히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이번에는 반대로 미국 기업이 해외에 투자한다고 하자. 이때는 그곳에서 발생한 이윤이 미국으로 송금되는지의 여부가 그 타당성 판정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공정하고 자유로운 국제 투자의 흐름이 비록 단기적으로는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할지라도, 장기적으로는 생산성을 높이고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데 가장 좋은 방안이라는 점에 대해 일반적으로 경제학자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305쪽

투자를 검토할 때에는 정치적 요인이 경제적 요인보다 더 중시되기도 한다. 투자를 통해 선진국에서 저개발국으로 자본이 이동할 경우가 특히 그렇다.

 

306쪽

경제학자인 블레커가 여기에 대해 좋은 방안을 제시한 바 잇다. ... 국제 무역과 생산 부문에서 미국은 세 가지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각각의 문제는 서로 다른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고 한다.

첫 번째 문제는 당연히 미국의 경쟁력이 주요 경쟁국인 독일이나 일본에 비해 어떤 위치에 있느냐는 것이다. ...

두 번째 문제는 미국과 신흥 개발도상국 사이에서 빚어지고 있다. 이제 미국의 최대 무역 적자국은 일본이 아니라 중국이다. ...

신흥 개발도상국의 이런 낮은 임금은 부분적으로 생산성 차이에서 비롯될지 몰라도, 그 상당 부분은 기업들의 임금 억제 정책과 자국 통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추고자 하는 정부의 외환정책에 기인하고 있다. ...

그래서 블레커는 미국에 대해 다른 전략을 제시한다. 즉 신흥 개발도상국들이 임금 수준을 생산성에 맞는 적정한 수준으로 높이도록 하고, 통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추는 외환 정책을 완화하도록 촉진하자는 것이다. ...

세 번째 문제는 몇몇 저개발 국가의 엄청난 대외 채무부담과 관련되어 ㅣㅇㅆ는데 ... 많은 나라들이 어렵게 수출해서 벌어들인 외화의 대부분을 미국 생산업자들의 수출품을 사기보다는 대외 채무에 대한 이자 지불에 투입해야만 하는 형편인 탓이다. ... 많은 경제학자들이 동의하는 바와 같이 현재 필요한 것은 채무국과 채권국 모두를 곤란하게 만들고 있는 채무 부담에 대한 완화이다.

 

313쪽

도대체 자본주의의 어떤 면이 혁명적이라는 걸까? 이는 자본주의 체제의 본질이 변화의 창출이라는 데에 있다. ...

자본주의는 이렇듯 세상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왔다. 하지만 이는 의도한 바가 아니었다. 자본주의가 가져온 이 모든 변화는 단지 사회적으로 가장 중요한 계층, 즉 '자본'을 소유하고 통제하는 사람들이 자본을 이윤 창출에 활용하고자 한 데에서 비롯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윤 창출,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해 이윤 추구야말로 자본주의 혁명의 엔진이었다. 또 자본주의가 그 작동 과정에서 세상을 바꾸에 된 것은 자본주의에 내재한 강력한 역동성의 결과이지, 절대로 그 목적이 아니었다. 결론적으로 자본주의는 혁명적일 뿐 아니라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최고의 맹위를 떨치고 있는 혁명 중 하나이다.

 

316쪽

기술에 바탕을 둔 형명은 처음부터 기업의 구조나 자본을 모으는 방식에 영향을 미쳤다. ...

자본주의 세계에서는 이렇듯 모든 것을 끝없이 확장하는 데 활용한다. 석탁의 경우든 비단의 경우든 사정은 다르지 않다. 요컨대 발명은 자본 축적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니다. 발명은 다만 새로운 제품이나 공정을 통해 자본 축적 과정을 촉진하는 특별한 추진력이 될 뿐이다.

 

318쪽

자본주의 혁명의 물결은 먼저 새로운 산업에 밀어닥치고, 이어서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경제적 관계에 따라 다른 산업을 거쳐 집 부근의 구멍가게에까지 퍼진다. 하지만 이와 같은 과정의 첫 단계는 몇 년 안에 지배적인 이해 관계자의 영역이라는 또 다른 차원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화폐 자본의 주식 시장으로의 이동 또는 유입이다. 결국 자본주의 혁명은 예외 없이 공장에서 시작해서 주식 거래로 옮아간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새로운 문제가 대두되었다. 생산 부문의 호황에 뒤따른 금융 부문 호황은 서서히 확대가 이루어지는 생산 부문과는 달리 대단히 기복이 심한 듯 보인다는 점이다.

 

325쪽

자본주의의 혁명성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첫째, 자본주의 체제에는 확장하고자 하는 에너지가 있다. ... 이따금 위협적이기까지 한 결과가 초래되는 것은 바로 이 에너지 때문이다.

둘째, 자본주의 체제에는 이런 위협적인 변화에 대처할 능력이 있다. ... 자본주의에는 그 밖의 다른 사회 체제, 특히 소련 같은 사회주의 체제와는 달리 스스로 문제를 바로잡아 나갈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326쪽

자본주의에는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너무 많고, 그런 만큼 정부의 이런 대응력이 언제나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부 외에는 이런 정도의 대응력마저도 발휘할 수가 없다. 

  

 

1부 경제학의 기초 경제학, 경제 주체, 경제의 흐름 
1 자본주의의 출현과 시장의 탄생 
2 경제학의 창시자, 혁명가, 구원 투수 
3 가계와 기업, 그리고 정부 
4 지금까지의 경제 흐름 

2부 거시 경제 경제 성장과 경기 침체의 분석 
5 국내총생산은 무엇을 말해 주나? 
6 저축과 투자의 작용 원리 
7 소비의 수동성과 투자의 적극성 
8 공공 부문의 경제학 
9 경제에서 정부의 역할 
10 통화란 무엇인가? 
11 통화는 어떻게 운용되나? 

3부 미시 경제 시장 체제의 해부 
12 시장은 어떻게 움직이나? 
13 시장의 실패와 정부 개입 
14 독과점 시장과 기업 문제 

4부 현대 경제학의 고민 세계화, 양극화, 그리고 강박증
15 인플레이션에 대한 강박관념 
16 소득 불균형의 확대와 재생산 
17 세계화로 인한 문제의 복잡화 
18 세계화 시대의 경제 정책 
19 자본주의라는 미완의 혁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