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잘 나갔던 늙은 세일즈맨이 결국 죽음에 이르게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혹은 과거의 인물이 현 시점에 동시에 나타나서 전개되는 형식은 희곡양식으로 쓰여졌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싶다.

 

과거와 현재가 중복되는 장면들은, 극장에서 본 적이 없어서 어떤 느낌인지 글로 읽어서는 오히려 머리속이 복잡해지는 느낌이다.

 

미국 역사의 한 단면이기도 하면서, 지금 우리사회와 과거 성장기의 우리의 삶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주인공인 세일즈맨 '윌리 로먼'은 경제 성장기에 열심히 살았던 평범한 우리 아버지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듯 하다.

 

그러나, 시대가 그와 그 가정을 어렵게 했다고 보기에는 '삶'에 대한 태도나 '도덕'적 오류 같은 것들을 심어 둠으로써 전통적인 인과관계를 보여주는 것에서 벗어나 있지는 않다.

 

삶을 유지하는 허약한? 자존심은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제안마저 거절하게 하였으나, 사랑하는 아들로부터 그 허황되고 허약한 자존심이 무너지는 순간...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된다.

 

그 죽음은 아들과 가족을 위한 마지막 그의 자존심일듯...

 

인간관계와 비지니스로 대변되는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여 도태되는 '세일즈맨'을 보면서 미국인들과 지금의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볼 수 있을까?

 

'저는 이 회사에서 삼십사 년을 봉직했는데 지금은 보험금조차 낼 수 없는 형편입니다! 오렌지 속만 까먹고 껍데기는 내다버리실 참입니까. 사람은 과일 나부랭이가 아니지 않습니까! 관심을 좀 기울여 주세요.' ...

 

경제가 성장함으로써 '삶의 질'도 높아졌으나, 우리 사이의 인간관계는 그 시절보다 못한 것은 아닌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가치는 사라지고 생산성에 대한 가치만 강조되는 사회가 아닌가 싶다.

 

'측은지심'이 존경받지 못하는 사회...

'아버지가 훌륭한 분이라고는 하지 않겠다. 윌리 로먼은 엄청나게 돈을 번 적도 없어. 신문에 이름이 실린 적도 없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인품을 가진 것도 아니야. 그렇지만 그이는 한 인간이야. 그리고 무언가 무서운 일이 그에게 일어나고 있어. 그러니 관심을 기울여 주어야 해. 늙은 개처럼 무덤 속으로 굴러떨어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돼. 이런 사람에게도 관심이, 관심이 필요하다고.'

세일즈맨의 부인인 린다가 아들들에게 이야기하는 이 말은 말 그대로 한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를 가져달라는 호소가 아닌가...

 

함께 살아가는 가치가 더욱 존중받는 세상이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