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이끈 차

신농(神農)은 중국의 신화속의 삼황(三皇)중 두 번째 신으로 추앙받는 인물인데 차나무의 발견자로 알려져 있다. 신농이 차나무를 발견하게 된 경위는 “신농이 여행을 하던 중 물을 끓이던 주전자에 갑자기 이는 바람으로 인해 주변의 마른 잎이 떨어졌다. 약초학자인 신농은 이 물을 마셔보고 쓴맛이 느껴졌지만 원기가 회복되고 기분이 좋아지면서 기운이 넘치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는 것이다.” 시기는 기원전 2732년 인류는 차라는 멋진 선물을 받았다고 한다. 이런 차에 대하여 고대 중국의 치료사들은 대지의 “영혼과 정수”를 담고 있다고 믿었다고 한다. 차(茶)라는 용어의 기원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고 한다. 중국인지, 아니면 인도인지에 대해서 의견이 잇지만 중요한 것은 차의 중심지는 중국이라고 하는 것에는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소위 차는 처음 약으로 사용되었지만 그들은 차를 단순한 치료약에서 신성한 음료이자 불로장생의 영약 같은 천상의 존재로 끌어 올렸고, 이는 차를 도가사상의 관점에서 보았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차는 그 자체가 하나의 사상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한다. 선불교와 도교는 차와 명상 뿐만 아니라 신체적 건강을 강조하고, 요가와 태극권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중국의 차 문화는 일본으로 이어진다. 다름 아닌 센노 리큐이다. 그는 위대한 차의 대가이자 일본인의 의식에 차와 선을 영원히 새긴 인물이다. 『정신적, 미학적 세련됨을 극대화시킨 차노유를 국민적 예술형식으로 변화시킨 인물은 바로 다도의 대가이자, 최초의 다사(차선생)인 센노 리큐이다』

그는 바로 우리 역사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차선생이었던 것이다. 그토록 우리 역사에 상처를 입혔던 그가 아닌가. 당시 일본의 차문화 발전에 큰 기여를 한 것은 우리 민족의 도자기 제조 기술이 아닌가 한다. 차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 바로 도자기(다기)이며, 다기 제조 기술은 조선에서 이전된 것이 아닌가. 어찌 되었건 당시 일본에서는 다실이 번성했으며, 리큐는 전쟁과는 별개로 다실은 사회적 평등과 평화와 우애의 장소라고 믿었다. 소위 귀천을 불문하고 모든 다인이 참가하는 대다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정신적인 수양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일본 다실을 둘러싼 모든 것이 자연에 가깝거나 자연 그 자체이다. 자연을 닮은 나무, 대야에 튀기는 물방울, 토담, 이엉을 얹은 암자, 다실을 받치고 있는 대나무, 다실 안에는 도교 세계관의 5원소인 흙, 나무, 불, 물, 금속 외에 인공적인 것은 사용하지 않는다” - 본문 중에서 -

차는 세계사를 움직였다.

차가 유럽에 처음 수입된 것은 1610년 네덜란드 사람에 의해서이며, 그 후 순식간에 서양 의학에 큰 논란을 일으키게 된다. 차가 유럽에 소개되면서 문화적인 반응은 엄청난 것이었다. 차의 효능에 대한 찬반 양론과 더불어 신분 계층간의 관계에도 영향을 가져온 것이다. 이제 차는 사회 문화를 이끌어가는 아이템이 된 것이다. 정신적인 측면에서 이용되어 오던 동양의 차가 서양으로 건너오면서 새로운 문화로 정착하게 된 것이다. Cophee House라고 불리우던 곳에서 차를 판매하게 되었으며, 이곳은 음료 습관 뿐만 아니라 사교생활에 변화를 끼친다. 정보교류와 토론의 장이 된 이곳은 단지 1페니로 지식을 향유할 수 있는 곳이 된 것이다. 일명 “1페니 대학”으로 알려지게 된 것이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서로의 관심사, 정치적 성향, 문학적 관심, 사업 등의 성향에 따라 부리를 지게 된 것이다. Cophee House에서 보험, 주식거래소, 잡지 등이 시작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또한 차의 유통이 활발하게 이루어짐에 따라 세금이 과다하게 붙게되고 이로 인해 밀수, 위조가 성행하게 되기도 했다. 동양과는 달리 서양에서는 차에 설탕을 참가해서 마셨는데 그로 인해 설탕의 소비가 증가하게 되었으며, 설탕의 증가는 인류에게 가장 치욕적인 노예무역을 기반으로 했던 것이다. 또한 당시 물은 서양인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이었다. 도시가 발달하면서 오염된 물을 사용하였던 그들은 맥주를 통해 문제를 해소하였으나 맥주는 알콜중독을 야기하게 되었으며, 이 문제는 차가 일정 부분 해소해 주기도 했다. 차의 무역이 활발하게 되면서 중국의 도자기 또한 서양으로 옮겨가게 된다. 도자기는 차를 옮기는 배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배 밑바닥에 선적함으로서 배의 중심을 잡아주고, 또한 차를 그 위에 선적하면서 습기로부터 보호하기도 했던 것이다. 이러한 도자기는 여러 경로를 통해 서양에 전해졌고 서양에서도 도자기 문화가 발달하게 된 계기가 된 것이다. 하지만 동양의 신비로운 차는 세계사의 다른 큰 문제를 야기하게 되고 만다. 차로 인해 중국이 서양의 침입이 이루어지고, 이는 중국의 아편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당시 중국은 외국인을 중화제국에 조공을 받치러 오는 자로 간주한 반면에 영국은 정 반대로 보고 있었다는 점은 아이러니할 수 밖에 없다. 절대 해서는 안되는 무역으로 인해 중국인의 1% 정도가 아편중독을 겪게 되었고, 중국의 임칙서는 아편수입을 금지하는 일을 추진하였으나 서양의 무력으로 인해 아편 수입이 합법화 되는 비극을 초래하게 된 것이다. 이럴 듯 차는 단순히 인간이 마시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인류역사에 한 줄기를 담당한 것이다. 차 자체는 인류에게 많은 유익함을 제공하였지만 그 가치로 인해 불러온 비극은 간과해서는 안될 문제임에는 틀림 없다.

“동양에서 서양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차는 의미 깊은 과정을 거쳤다. 문학적인 정진과 예술적인 성취, 정신적인 탐구의 중심에 있어 숭배의 대상이었던 차는, 서양의 나라들에게 부를 만들어 주는 다른 식민지 생산품과 함께 대중적인 상품으로 격하되어 버렸다. 전에는 볼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양의 상품을 운송하는 거대한 증기선의 이미지인 차갑고 기계적인 [배불뚝이 화물선]이 그 변화를 상징하고 있었다.” - 본문 중에서 -

또한 저자는 차의 재배방법의 이전과 또한 이에 따른 관련된 문제점도 설명해주고 있다. 아울러 우리가 쉽게 마시고 즐기는 차 한잔이 차를 생산하기 위해 착취당하고 있는 다른 어두운 면도 들춰내고 있다. 개대한 기업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저개발국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으며, 또한 많은 유해성분이 함유된 화학물질을 대량으로 사용하고 있음도 알려주고 있다. 최근 스타벅스를 비롯한 기업들이 공정무역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그 비율은 아지 미미한 수준이 아닌가 한다. 현대인들이 왜 공정무역을 통해 공급되는 차를 소비해야 하는지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우연한 발명품1 “티백”

- 본문 중에서 -

슬프다고 해야 할까, 서양에서 차를 마시는 예술적인 행위를 파괴하는 티백을 발명한 것은 바로 미국인이었다. 20세기 초 뉴욕의 차 상인이었던 토마스 설리번은 마케팅 전략으로 잠재적인 고객들에게 다양한 차 샘플을 보냈다. 1908년 어느 날 설리번은 샘플에 돈이 너무 많이 든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는 작은 비단 주머니에 1회 분의 찻잎을 넣어서 보내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그는 비용절감의 차원에서 작은 비단 주머니에 찻잎을 넣은 것을 보내보았다. 얼마 후에 그는 고객들, 특히 공공기관에서 이런 작은 주머니들을 더 보내 달라는 요청을 받고 놀랐다. 그는 주머니에 든 차가 뭐가 특별히 좋은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곧 고객들이 그의 의도를 오해해서 비단 주머니까지 찻주전자에 넣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하면 귀찮게 차를 덜어서 넣을 필요도 없고, 찻주전자를 씻는 것도 간단했던 것이다. 이리하여 전 세계 차 애호가들에게 암적인 존재인 티백이 탄생되었다.

차 없는 세계를 상상할 수 있을까 ?

나 또한 출근하면서 제일 먼저 하는 행동이 차 한잔을 접하는 것이다. 커피든, 녹차든 하나의 의식행위처럼 행해지는 것이 아침에 차 한잔이다. 또한 손님을 접대하든 동료와 담소를 나누든 차 한잔은 이제 필수적인 존재가 되어 버린 것이다. 너무나 쉽게 접하는 차 한잔이 이토록 깊은 역사와 사연을 담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것은 어찌보면 새로운 시각을 같도록 해 준다. 그의 역사를 알고 접하는 차 한잔은 그저 마시는 음료로서의 가치를 넘어 중후한 무게를 느끼게 만들어 주었다. 어렴풋이 다도를 배워본 적은 있지만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자신이 머리 숙여 진다.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나라의 차 문화에 대하여 좀 더 들여다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또한 하나의 수확이다. 인류가 차를 발견한 것이 우연한 일이었지만 그 우연이 인류에게 가져다 준 것은 그 어떤 발명품 보다 가치 있는 것이었음을 세삼 되뇌여 본다. 이제 차 한잔을 할 시간이 된 것 같다.

 

이 글은 다음에서 진행한 이벤트를 통해 열린세상이 제공한 도서를 읽고 2012. 5.28일 다음에 작성한 리뷰(글쟁이)를 옮겨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