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른다.

그가 누구인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어디에 살며, 무슨 목적이 있었는지.

 

 

나는 몰랐다.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왜 많은 사람들이 그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는지.

왜 죽은 그를 위해 아름다운 시를쓰며, 그를 추억하는지.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 를 읽으며 조금씩 장영희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환한 미소뒤에 있는 아픔을 보았다.

강의실의 열정뒤에 숨어있는 공허를 보았다.

또

투병의 신음뒤에 희망을 보고.

목발의 불편함뒤에 자유를 보았다.

 

 

 

이제 조금 보인다.

푸르고 높은 가을 하늘 만큼이나 큰 그의 비젼이.

넓은 바다 만큼이나 보통의 사람들을 사랑하는 그의 마음이.

이웃을, 제자들을, 부모와 형제들을, 그리고 조카들을 마음으로 품고 기도하는 그녀가...

 
장영희씨가 어머니께 쓴 마지막 편지가 나의 눈물이 되었다.

 

엄마... 미안해.

이렇게 엄마를 먼저 떠나게 돼서.

내가 먼저 가서 아버지 찾아서

기다리고 있을게.

엄마 딸로 태어나서 지지리 속도 썩였는데

그래도 난

엄마 딸이라서 참 좋았어.

엄마,

엄마는 이 아름다운 세상 더 보고

오래오래 더 기다리면서

 
...나중에 다시 만나.

그분의 젊은(?) 죽음이 너무 안타깝고 마음아프다.

좀더 일찍 그분을 알지 못한 나의 무지가 부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