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퇴근 시간...
컴퓨터 책상위에 놓인 "문학동내" 라고 인쇄된 누런 봉투를 집어 들었다.
당첨 소식을 듣고 기다리고 있던책이라 무척 반가웠다.
책을 받아들고 제일먼저 맨 뒷쪽의 글을 읽었다.
산티아고!!!!!!!!
그곳이 어디이기에 작가는 유언장까지 쓰고 떠났을까?
책을 펴고 읽어 내려가는 나의 눈이 빛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눈은 빛나고, 책을 넘기는 손은 차츰 빨라지고 있었다.
밤이 깊었지만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었다.  
벌써 새벽 두시...
두꺼운 책이 반으로 줄어 있었다.

 

 

 

 작가는 솔직하고 직설적인 표현으로 자신의 체험을 기록 하였고, 나는 어떤 재미있는 소설보다도 더 재미있고 실감나게 읽었다.
마치 내가 그 길을 걸으며 발이 부르트고, 무릅이 시큰거리고, 무거운 베낭때문에 어께가 짖무르고, 손의 지팡이와 발의 등산화가 천근같이 무겁고 버겁게 느껴지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또 어떤 장면은 아름다운 자연과, 파도소리 들리는 바다와, 숲과, 이름모를 새들의 노래소리가 들리며, 한적하고 여유로운 시골의 풍경과, 맑고 시원한 바람과, 시골 고향의 냄새가 나는 듯하다.

작가는 끝없는 길을 가며, 아품과 고통을 견뎌 가면서도 참 여유가 있었다.
순간 순간 주위의 어려움에 있는 사람과 도움의 손길들을 위해 기도하는 여유!
힘들고 고통스러운 가운데서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과 대화하면서 하나님의 뜻과 섭리를 깨달아 자신의 신앙을 키워가는 여유!
노란 화살표를 찾으며 자신을 찾고, 잃어버린 화살표를 발견하며 자신을 발견하고, 숨어버린 화살표 때문에 두려워하다 하나님의 존재를 망각하기도 한다.
잃어버린 자신을 찾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것인지... 
그것은 죽음을 각오하고 유언장까지 쓰고 모든 것을 버리는 일이지만 자신을 찾은후에는 모두를 용서하고 자신의 존재이유를 알고 나의 삶이 변하고 새로운 사람이 되는 것이다.
주위의 사물과 나의 삶과 이웃과 자연...
그 무엇도 변하지 않고 여전하지만 나의 눈에는 모든 것이 변하고 새롭고 달라진 환경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생각한다.
내 자신을 찾고, 내 존재의 이유를 알고, 내 마음속에 살아계신 하나님을 찾도록 인도할 그 노란 화살표는  어디에 있을까?
지금 내가 걷고있는 이 길이, 내가 하는 이 일이, 내가 하고있는 이 생각들이 나를 인도하는 그 노란 화살표일까?

 

 

 

 

 나의 등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