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7년생인 우리의 어린 시절 사진을 보면 요즘의 아이들 처럼 예쁘고 잘 생긴 아이들이 
많지않았다.
어찌 얼굴 뿐이겠는가.
어린 시절 우리들의 이름또한 아름다운 이름을 찾아보기가 쉽지않다.
순자, 말자는 기본이고 간난이, 끝순이까지 재미있는 이름들도 많이있다.
애자라는 이름도 춘스럽기로는 만만치 않은 이름이다.
78년도쯤엔 그래도 예쁜 이름이 꽤 있을법 한데 우째...ㅋㅋ

학교에서 아이들의 놀림을 받을만큼 촌스러운 이름 때문에 애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모양이다.
그래도 울지않고 한 주먹에 그들을 재압할 수 있는 아이인 것을 보면 그래도 깡다구(?)는 있는 
아이인 것 같다.
학교에서는 내노라 하는 아이였고, 가정에서는 어머니의 오빠에 대한 편애로 마음의 상처가 
많은 아이였다.
고등학교때 사마리아인을 조직하여 문제학생으로 생활 했지만 그래도 성적은 좋은학생이었다.
(성경에 보면 사마리아인은 모든 유대인들에게 인간으로써의 대접을 받지 못하나, 예수님은 
사마리아인의 선한 행위를 보고 이웃사랑의 본으로 삼으라 하심)
또한 담임 선생님은 애자의 글 솜씨를 인정하여 그에게 꿈을 심어 주었고, 애자는 그 꿈을 
키우기 위해 글을 쓰며 비가오는 날이면 바닷가를 찾아 시를 쓰는 낭만도 있었던 학생이었다.
대학때 지방신문 신춘 문예에 당선 되기도 했으나 빛을 보지 못했고, 어머니의 병환으로 다시 
부산에서의 생활이 시작된다.

엄마와 하루종일 다투면서, 서로 미워하면서, 서로의 마음에 더큰 상처를 주기위해 끈임없이 
노력하는(?) 그들의 생활에서 그래도 어느순간 새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엄마와 딸로, 가장 친한
 친구로, 서로를 지켜주고 의지하는 보호자로써의 삶이 나의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온전하지 못한 몸으로 딸을 시집보내기 위하여 애를쓰는 모습, 아들의 사업 실패로 자신의 
수술비까지 아껴가며 모든 재산을 아들의 뒷바라지에 쓰려는 모습, 죽어가는 순간까지 
동물들을 돌보며 자신의 맏은 임무에 충실하려는 억척아줌마의 모습은 가난하지만 오늘의 
우리를 있게해주고 우리가 제일 사랑하고 존경하는 우리의 어머니들의 모습이다.

죽음!
그 죽음은 모든 사람을 근본으로 돌아오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 무엇도 그것을 피하지 못하게 하며, 그앞에서 오만하거나 교만하지 못하게 하며, 순수하고 
정결한 마음으로 돌아가게한다.
그 죽음 앞에서는 죽는 사람도, 그 죽음을 지켜보는 사람도 인간으로 할 수 없는 자신의 작은 
모습을 겸허히 받아들이게 하는 힘이 있다.
애자도 엄마를 살려 보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결국은 긴 이별앞에 눈물과 후회와 애뜻함만 
더하게 한다.

나의 어린 시절에 듣기를 "남자는 울지 말아야 하고 부얶에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런대 요즘은 그게 아니다.
식사후 설것이는 남자의 몪이요 남자가 눈물이 없으면 감성이 매마른 증거라고 한다.

아무리 그래도 나는 좀 심하다.
내가 보기에도 어딘지 좀 부족한듯 하다.
원래 드라마를 잘 보지 않지만 아내가 보는 드라마를 옆에서 보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을 보일
때가 있다.
드라마에 몰입해서도 아니고, 감성이 풍부해서도 아닌 것 같고...
어떻든 누가 우는 것을 보면 나도 눈물을 보이고 마는데 정말 심각하다.
정작 몰입하여 TV를 주시하는 아내는 말짱한데 말이다.

애자를 읽을때도 그랬다.
처음에는 경상도 사투리를 읽기만 해도 내가 경상도 사람이나 된것처럼 신기하고 재미 있었다,
그러나 나중에는 흐르는 눈물을 닦기위해 몇번이나 안경을 벗어야 했다.
민망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