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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홋카이도 가족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가족 여행인지라 아무래도 관심사가 내 평소 전문(?)분야인 문화유적보다

(실제로 홋카이도에는 문화유적이 많지도 않다.

일본 내에서도 메이지 유신 이후 본격적으로 개척이 진행된 곳이라)

온천, 자연환경, 맛집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그렇게 사전조사를 하다보니

의외로 홋카이도 (북해도)에 이름난 음식점들이 많았다.

면적이야 크지만 일본에서도 북쪽 끝에 있어서

겨우 5백 5십만 인구 밖에 안되는 촌구석 (일본 전체 인구 1억 2천이니)

에 왜 그리 맛집이 많은 것일까? 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물론, 그 이유는 홋카이도가 관광지로 개발되고 있고, 일본 국내인들도 마치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주도나 강원도 (강원도가 이미지와 참 맞는 것같다.) 가듯

관광지로 생각하여 홍보가 되어서 그런 부분도 있다.

그렇지만, 그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홋카이도에 맛집이 많은 가장 큰 이유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이로 인한 신선하고도 풍족한 원재료

때문이 아닐까 싶다.

게, 생선, 바닷가재 등 수산물은 물론이고

옥수수 등 농산물이나 우유, 치즈 등 유제품

심지어 라벤더까지 가미된 홋카이도의 신선한 식재료들은 이 곳이 맛집의 고장이 되는데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또 하나는 일본의 최북단에 있는 섬이고, 과거 아이누 족이 살았던 곳이라 그런지

일본 본토와는 다른 독특한 식문화가 자리잡은 것 같다.

그래서 일본 본토와는 다른 독창적인 스타일의 음식들도 많이 나오고

그러다보니 일본 대중과 언론들의 관심을 끌게 된 것 아닐까?

일본의 3대 라면으로 자리잡은 삿포로의 미소라면이 대표적인 예이다.

일본라면은 원래 맑은 육수를 사용하는 중국의 면요리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누군가가 양념으로 미소를 넣을 (혁신적인) 생각을 한 것이다.

그 누군가가 바로 삿포로에 있던 사람이었다.

각설하고 이 책에 대해서 돌아보자.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곳이 필자가 홋카이도 여행 당시

나름 이름난 맛집들을 찾아갔지만, 3박 4일이라는 짧은 일정과 부모님의 취향

(아무래도 젊은 필자보다는 다양한 음식을 시도해보시지는 않는다.)

을 고려하여 갔기 때문에 5~6곳 밖에 가보지 못하였다.

그 중 이 책의 77 곳에 겹치는 곳은 딸랑 한 곳

하나무라 스시 ( http://blog.naver.com/ljblkd/70151672712 )

정말 안타깝다.

이 책에 소개된 곳들은 이미 유명한 곳 (하나무라, 스미레, 르타오, 러키 피에로 등)도 있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는 곳들도 많다.

어쩌면 이러한 곳을 소개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자, 저자인 까날 님의 목적일 수도 있겠다.

직접 양을 키워 징기스칸 요리를 선보이는 '이타다키마스'

10단계로 매운맛을 조절하는 스프카레집 '도미니카'

사나이의 푸딩 '푸링혼포 스스키노텐'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만 흥미로운 곳들도 소개한다.

게다가 맛집 종류도 다양하다.

홋카이도 하면 생각나는 대게, 라멘, 징기스칸, 스프카레 뿐 아니라

푸딩, 케이크, 연어주먹밥, 커피, 위스키, 맥주, 덮밥 등

다양한 종류의 맛집들을 소개하고 있어서 이 책을 바탕으로 여행을 준비하는 예비 홋카이도 여행자들의 취향에도 맞는 곳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또, 어찌보면 당연하게도 맛집들을 지역별로 배치하여 잘 구분하였다.

책의 구성도 상당히 마음에 드는데

일단 맛집에 대한 소개와 얽힌 '이야기' 를 들려주고

어떻게 갈 수 있는지

(예: 삿포로 지하철 환승역 23번 출구, 호쿠렌 빌딩 지하와 연결)

어떤 메뉴가 얼마에 팔리는지

(예: 미소라멘 750엔, 교자 6개 500엔)

를 설명하고 있어서

위치와 예산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

그리고 각 도시의 맛집 소개가 끝나면

각 도시의 유명관광지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설명도 해주는데,

이 역시 꽤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으로

각 도시마다 2박 3일, 혹은 3박 4일의 맛집+관광지 투어 일정을 짜준 것이다.

귀찮은 것을 싫어하시는 분은 이대로

혹은 이 일정을 뼈대로 살짝 변화를 주어 다닐 수도 있다.

일정대로 하기 싫은 '자유여행자'를 위한 저자 까날의 배려는 맨 뒷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하코다테, 삿포로, 오타루 등의 지도와 함께 맛집들을 표시한 지도를 함께 배치한 것이다.

이 지도야 말로 자유여행객에게 가장 필요한 정보가 아니겠는가~!!

까날 스스로도 자유여행가이기때문에

여행자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확실히 알고 책에 올린 것 같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만족하는 책이다.

홋카이도를 준비하는 여행자라면 한 권 정도는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홋카이도는 앞서 언급하였듯이 문화유적 등보다는

천혜의 자연환경 그리고 멋진 음식이

여행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곳이다.

그렇다면 맛집을 다닐 때도 최소한의 조사는 필요한데

이 책은 그 시간 절약과 정보 제공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요사이 일본 방사능 때문에 일본 여행, 특히 일본 수산물에 대한 불신감이 팽배한 상황에서 책이 나와 안타까움이 있지만.

그래도 홋카이도는 러시아에 더 가까운 북쪽이니 좀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개인적으로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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