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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을 처음 안 것은

2009년인가 국정원이 박원순 당시 변호사겸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사찰한 것에 대해

박원순 변호사가 위클리경향을 통해 비판을 하자

분노한 국정원이 '국가'를 '원고'로 하여 명예훼손 소송을 건

희대의 뻘짓(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을 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4년 뒤, 더 큰 뻘짓을 할 줄은 예상 못했지만....

여하튼 결론은 당연히 박원순 변호사의 승, 국정원의 패배였다.

그 일로 인해 도대체 '박원순'이란 사람이 누구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검색을 해보았고

여러 권의 저서를 쓰고, 간혹 보이는 '아름다운 가게'를 만든 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간혹 언론을 통해 그의 언행을 보면서 '참 괜찮은 사람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던 중 2011년 모두가 잘 알듯이

5세훈 혹은 5세이돈이라 불리는 그 분께서 서울시장 재신임을 묻다가 사퇴를 하셨고,

안철수 씨가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을 시점이었다.

그러다 난데 없이 백두대간 종주를 하고 왔다는 수염 더부룩한 양반이 안철수 씨에게 연락을 했단다. 서울시장 출마를 자신에게 양보해달라고..

당시 지지율이....안철수 씨가 50%, 박원순 씨가 5%

말도 안되는...말 그대로 도둑놈 심보로 보였을 것이다.

그런데, 면담 후 안철수 씨가 양보를 한 것이다.

박원순 씨의 말을 믿겠다고, 서울시장 출마를 철회했다.

뭐 후일 대선출마로 인해 그 당시 결정이 쇼였다는 둥 이야기가 많았지만

여하튼 필자에게는 당시 '안철수가 양보할 정도의 인물인 박원순이란 사람이 도대체 누구냐?' 라는 의문만 떠올랐다.

이후 서울시장 선거와 당선, 이후의 정책들을 보고

이 분이 참 대단한 분이다.

시민사회활동을 통해 정말 많은 생각과 아이디어를 갖고 시정에 임하는 구나

전임시장들처럼 세금으로 쇼하고, 생색내는 사람은 아니구나

라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 참고로 박 시장의 서울시정 대부분의 정책을 지지하는데 유일하게 비판할 것이 있다면 보건의료 분야이다.

일단 박시장의 기조는 '세이프 약국'이라는 것을 도입해서 이를 통해 비만, 자살, 당뇨 드을 관리하는 1차의료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건데, 이건 말도 안되는 정책이다.

엄연히 의사와 약사의 영역이 있는데 말이다.

두번째는 보건소를 통한 의료의 확장인데, 원래 보건소는 일반 진료가 아니라 보건의료정책 수립 (주민들에게 운동프로그램을 수립, 참여하게 한다던지, 방역업무라던지, 홍역 등 전염병 방지라던지 등등)을 해서 이를 실행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리고 지역사회의 보건의료 자료를 수집하여 이를 통해 정책을 펼치는 것이 주 업무이다.

쓸데없이 보건소를 만들어서 의사도 아닌 일반 공무원들 보건소장 자리나 주고, 개인의원들에서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는 진료를 보건소를 통해 하여서 무상의료의 폐혜를 만드는 일은 지양해야할 것이다.

더 자세히 쓰고 싶지만...여기까지) -

아무튼 심야버스, 보도블록 공사 하지 않기, 빛 줄이기, 이코노미 타고 출장 등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

그런데 그런 정책들이 그냥 나온 것은 아니었다.

박원순 시장이 과거 시민운동을 하던 시절들의 저서를 보면 이러한 내용을 오래전부터 고민해왔고, 실제 시민단체에서 시범적으로 적용해 본 내용들이 많다.

이를 서울이라는 큰 권역으로 확장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분은 직업에 대한 생각도 다른 이들과 좀 다른 것 같다.

그는 자신의 경험과 해외의 사례, 시대에 대한 자신의 통찰 등을 통해 내린 결론을

'세상을 바꾸는 천 개의 직업'이라는 책을 통해 독자들에 전하고 있다.

즉, 저자는 기존의 선망받는 직업이 아닌 새 시대의 유망직업들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5번 '쉬운 한국어 전문가'는 어렵고 복잡한 공공기관 문서나 논문 등을 좋은 언어, 쉬운 언어 ,적절한 언어로 고쳐주는 직업이다.

필자 역시 처음에 이를 읽고는 '에이, 모두가 한국말을 할 줄 아는데, 무슨..' 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영국에서는 이미 1979년 마허 여사가 이러한 단체를 설립하였으며

현재는 영국의 공무원들이 공문서를 배포하기 전에 이 단체에서 '크리스탈 마크'라는 인증을 받아야할 정도로 공신력이 있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

10번 '명예교사 뱅크 운영자' 역시 흥미로웠다.

젊은 시절 나름의 업적을 이루고, 은퇴한 뛰어난 인재들을 전국의 학교에 연결을 시켜주어 명예교사로 활동을 시킨다는 점이다.

한 동안 유행하던 일종의 재능기부인 셈인데..

여러 현실적 어려움은 있겠지만, 아이디어 자체는 괜찮았다.

특히나 교육을 받는 아이들이나 학부모 들도 좋고

교사들 역시 자신들도 그 시간에 쉬거나 그 강의를 들을 수도 있고,

명사들 역시 은퇴 후 자신의재능과 경험을 활용할 수 있어서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다만, 우리나라는 서양 여러 나라들과는 다르게, 이러한 명사들이 나름 대접을 받고 싶어하고 강의를 듣는 사람보다는 자신들 위주로 하는 경향이 큰 것 같다.

왜, 강의를 요청하는 곳에서 자신을 모시러 와야하고, 대상자는 열심히 들어줘야하고, 강의료도 받아야하고, 강의 도중 일일이 누군가 도와줘야하고...뭐 그런?

이러한 일종의 권위의식만 없어진다면 꽤 해볼만한 아이템이 아닌가 싶다.

그 외에 '업사이클 아티스트' 라는 직업을 통해 단순한 리사이클을 넘어 재활용 제품으로 시장에서 성공하는 모습이나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에코파티메아리'라는 이러한 기업이 있다는 점이나)

공기청정기에 대한 아이디어만 갖고 있던 이길순 씨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 주어

'에어비타'라는 초소형 공기청정기를 탄생시키고

다 나아가 견실한 기업으로 만들어준

'상상 기계제작소 대표'

즉, 타인의 아이디어를 실체로 구현해주는 사람들

19세기 독일의 '슈라이버'라는 의사가 정신질환 환자들에게 정원이나 텃밭을 만들어 가꾸게 하자 큰 치료효과를 보아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하여 국유지 등을 빌려 작은 텃밭 만드는 운동을 펼쳤는데, 이를 슈라이버 가르텐이라 한다.

이를 우리나라에 적용하여 실행할 '텃밭 농원 디자이너'

등등 수많은 직업들과 아이디어들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게중에는 중복되는 것도 있고 당장 실현하기 어려운 직업들도 많다.

그러나 일부는 이미 다른 나라에서는 시작단계 혹은 활성화단계까지도 간 유망한 분야도 많다.

꼭 이러한 직업들을 하라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을 통해 이러한 직업들과 상황들을 파악하고 일종의 Q를 얻으라는 것이 아마 저자의 마음이리라.

다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앞서 말하였듯이 이러한 직업들은 새로운 일들을 시작하는 청춘들을 대상으로 언급한 것이다.

그러나, 박원순 시장같은 대단한 분...(비꼬는거 아님)을 제외하고

일반적인 청년들이 쉽게 할 수 있는 직업들도 많이 젯하고 있다.

예를 들어, 147번 비영리조직 사회공헌 전문가나 144번의 모금전문가, 139번의 재외동포 SOS 기금운영자, 131번의 사회적 기업 금융기관 대표 등은 청년들이 쉽게 바로 얻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물론 저자 역시 이러한 점을 고려하고 당장 하는 것이 아닌 장기적인 목표로 여기겠지만, 서문에서 저자가 이야기하였듯이 이 책은 일자리에 스트레스를 받는 청년들에게 블루오션을 소개하기 위해 만든 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전문가, 운영자, 대표'등을 유망직업으로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닌가 싶다.

마치 대기업 신입사원에게 회장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라..는 것이 아닌가 싶다.

오히려 '온라인 개인정보 보안관'이나 '공방형 민박 운영자', '귀농/귀촌 전문잡지 발행인', '농촌운전면허학원 원장' 등과 같은 현실적인 직업들에 더욱 포커스를 맞추어야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또 하나는 다소 홍보성인 면도 있고, 저자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사장시키는 것이 아까워서 이겠지만, 초반에 제시한 직업들에 비해 후반에 제시하는 직업들은 다소 구체적인 설명이나 예시가 부족하다.

즉, 앞부분의 직업들은 다소 세부적인 내용이나 해외 사례 등이 언급되어 있는데 반면 뒷부분의 직업은 '이 부분이 유망하니 한 번 해보는 것이 어떤가'라는 언급이 많다.

물론 현실적으로 박시장님이 이를 다 알지 못하고 책의 분량상 문제도 있겟지만,

그럴바에는 차라리 50개의 직업, 100개의 직업으로 줄이고

나머지 아이디어들을 부록처럼 넣었으면 더 좋지 않았나 싶다.

사실상 150번부터 1000번까지는 지금 책에서도 부록처럼 언급하지 않은가!!

뭐 어느정도의 비판을 했지만, 이 책을 통해 시민사회단체의 오랜 경험을 통해 축척한

박시장의 아이디어나 지식을 나눌 수 잇어서 괜찮았던 것 같다.

꼭 이대로 하기보다는 이런 직업들도 있다는 아이디어를 얻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