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고백하겠다.
네이버 책 이벤트로 귀한 책을 받은 후에도
마감? 시일이 훨씬 넘은 이제야 책에 대한 서평을 쓰는 이유는
이 책이 정말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은 마치 변비처럼 걸려서
내가 다른 책을 읽는 데에도 상당히 '방해'를 했던 것 같다.
일단 이 책은 인문학 아니 철학적인 내용이다.
우리가 누구나 '당연하다' 고 생각하는 내용에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그런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즉, 현대판 '소크라테스'와 그리스의 '회의론자'가 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그들과 같은 철학적 고민, 논리적 전개, 수사학을 통하여
스스로의 믿음에 대한 근거 있는 확신을 갖고
타인의 비논리성을 일깨워주며
동시에 나의 주장을 타인에게 적절하게 전달하는 것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이를 저자는 '골칫거리 논쟁자'라고 칭한다.
사실, 소크라테스 역시 그 시대의 골칫거리 논쟁자였을 것이다.
그들이 당연하게 생각한 신화, 정치 체계, 기득권의 권리 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였을 테니까...
소크라테스에게 독약을 마시는 판결을 내린 자들은
그의 죄목을 '아테네의 젊은이들을 타락시켰다. 신을 믿지 않았다' 고 하였다.
소크라테스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아마도 기존의 정치체계를 비롯한 기득권층의 '당연하다'고 규정해오고, 시민들도 그렇게 생각했던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논리적으로 반박했던 것이 아닐까?
예를 들어, 지금의 우리사회에서 '우리의 지상과제인 평화통일을 위해 북한과 화해,협력을 해야한다' 혹은 'NLL을 기점으로 서해 평화수역을 설정하여 남북의 민간 어선들이 이용하도록 하고 추후에 신뢰가 쌓이면 해주공단까지도 짓자'는 주장을 하면 어떻게 될까?
바로 '종북'이라는 낙인이 찍힐 것이다.
이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리적 근거나 생각은 무시당하고 그냥 '북한과의 협력=핵무기 등 군사력 강화에 쓰이는 퍼주기'로 인식되어 '종북'이라는 매도를 당할 확률이 높다.
비단 하나의 예이지만 고대 아테네에서도 이런 일이 없었을까?
그리고 그런 불합리성에 당대 최고의 현자인 소크라테스가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너무 정치적으로 갈 수도 있어서
각설하고 이 책은 총 3부로 나누어져 있다.
그 중 1장은 '합리적인 답을 이끌어내는 비판적 사고를 위한 논리도구 이해하기' 라는 타이틀 아래 논증의 방법, 우리가 가진 (동시에 경계해야하는) 편향성, 도식화 하기, 논리적 증거, 논리적 오류 등에 대한 것들을 살펴본다
이른바 '논리학' 에 대한 내용들과 구체적인 예시들이 있다.
2부는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골칫거리 논쟁자들'이라는 타이틀 하에
소크라테스와 고대 회의론자들, 뮌히하우젠, 아그리파 들이 고민한 주제와 이들이 펼친 논증방식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1,2부는 사실 여느 논리학 책에서도 봤을 만한,
다소 어렵지만 그래도 이해가 가능할 정도의 내용이었다
허나 3부는 달랐다.
3부는 저자가 '빅파이브'라 일컫는 질문들에 대한 대답하는 방법에 대해 적고 있다.
저자는
1. 내가 알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2.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
3.나는 누구(또는 어떤 존재)인가?
4.나는 어떻게 행동해야하는가?
5.앞으로 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와 같은 5가지 질문을 빅파이브 질문이라 하고 이에 대해
자연주의적과 초자연주의적인 대답들을 나누어 설명한다.
물론 저자는 과학적인 근거와 논리적인 방식으로 설명하는 자연주의적 대답을
진리로 여기고 초자연주의적인 대답에 대해 논리적 공박을 한다.
저자는 1,2부에서 배운 논리적 능력을 바탕으로 3부에서 자신이 삶을 더 잘 알기 위해, 살의 통찰력을 얻기 위해 제시한 빅 파이브 질문에 독자들이 현명하게 답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였으면 하는 의도가 있던 것 같다.
그러나, 필자와 스타일이 달라서 일까?
저자의 의도만큼 책에서 든 예시 등이 와닿지 않았고
굳이 '골칫거리 논쟁자들' 이 되기 위해 이러한 질문에 답을 해야하는가 라는 생각만 맴돌았다.
어찌보면 이러한 생각이 바로 저자가 제시한 기존의 무비판적이고 무논리적인 생각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그 의도가 아무리 좋더라도 책이란 독자들에게 지식과 교훈 뿐이 아닌
책을 읽는 즐거움을 주어야한다.
특히 교과서가 아니라면 조금 더 많은 독자들이 빠르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쓰는 것이
저자의 능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저자가 말하려는 의도는 좋았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책을 읽고 나서 가장 깊이 생각한 부분은
소크라테스가 과거 아테네인들에게 사형을 언도받은 상황이
현재의 우리나라와 왜이렇게 비슷한 분위기일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 외에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고 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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