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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시공사의 살림지식총서는

간단한 핸드북 형식으로, 그 부피에 비해 수준높은 정보를 압축하여 독자들에게 전달해주는 책이다.

그래서 시공사 살림지식총서에 대한 나름의 신뢰랄까...하는 것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솔직히 실망스럽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홍차 문화를 단순히 맛과 멋의 수준에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홍차로 인한 유럽인의 삶과 문화의 변화 - 산업발전, 여성인권,노동과정 등-에 준 영향을 알려주고, 이제까지 단편적인 정보만 알려져 있는 홍차문화에 대해 알려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책은 홍차가 유럽으로 들어온 계기와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리고 왕실=>귀족=>상류층에 이어 중산층과 서민, 그리고 (당시로는 시민 대우를 받지 못한) 여성들에게까지 보급되는 전개에 대한 우리가 쉽게 접하지 못한 이야기를 해준다.

또, 홍차라는 기호품의 존재로 커피와 술 소비량의 감소, 애프터눈 티 문화, 홍차를 마시며 형성된 클럽문화 및 정보교환으로 인한 보험업 등의 발전, 특히 티 레이스라는 재미있는 에피소드 (차를 운송하는 배들 사이의 속도경쟁, 이는 수에즈 운하 전까지 유행이었다고 한다. 이때 사용된 범선이 바로 Clipper, 현재 LA지역 농구팀인 LA 클리퍼스의 이름이다. ㅎㅎㅎ)

그 외에 마이센, 세브로, 웨지우드 등 다기 브랜드의 발전

티백의 등장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이 작은 책 안에 동일한 사건이나 에피소드를 지나치게 많이 우려먹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차로 인해 서민층의 음주습관이 개선되었다던가,

티가든의 유래, 애프터눈 티의 역사 등등

비교적 반복되는 분량이 많았던 것이 아쉬웠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배치일 수도 있지만, 그나마 짧은 책에서 사족이 아닌가 싶다.

홍차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나 단편적인 지식을 주긴 했지만,

전반적인 홍차에 대한 설명이 없는 것도 아쉬웠다.

물론, 한정된 지면에서는 어쩔 수 없으나,

홍차의 사회/문화적 영향력에 대한 부분이라면 그 부분에 집중하던가

홍차의 브랜드나 다기의 브랜드 등에 집중하려면 그 부분에 집중하던가 하는 것이 좀 어떠했나 싶다.

전반적으로 짧은 책을 통해 홍차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었지만,

효용성 면에서는 조금 떨어지는 것 같아 아쉬움이 있다.

홍차이야기, 홍차, 녹차, 정은희, 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