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하이디를 책으로 만나진 못했던 것 같고 만화영화로 장면 장면 기억이 날 뿐이었어요. 휠체어 탄 클라라의 모습, 흰빵보고 좋아하는 모습 정도요. 그나마 엄마찾아 삼만리랑 짬뽕이 되서 정확히 끝이 어떻게 났는지도 기억이 안나더라구요. 그래서 다음에 어떻게 될까 꽤 궁금해하면서 읽었더랩니다. ^^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시고 이모와 외할머니 손에서 자라다 어느 날 알프스 산 속에서 사는 괴팍하다고 소문난 할아버지 댁에 맡겨지게 되는 하이디. 하지만 천사 같은 하이디는 곁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놀라운 아이였어요. 다시 나타난 이모가 하이디에게 좋을 거란 본인 판단에 하이디를 프랑크프루트에 있는 부잣집 아픈 아이 클라라의 놀이친구로 데려다주면서 자연 속에서 뛰놀며 행복하게 살던 하이디에겐 시련이 다가옵니다. 간신히 창문을 넘어 보고, 또 높은 탑에 올라가봐도 보이는 건 그저 빼곡한 집들과 거리뿐이었으니, 하이디는 알프스 산과 할아버지가 통째로 그립기만 합니다. 혹시 배은 망덕한 아이라는 소리를 들을까봐,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실망시킬까봐 참고 또 참다가 결국 마음의 병을 얻고 말아요. 다시 돌아온 스위스, 하지만 프랑크푸트르와의 연결고리는 끊어지지 않고 이어져서 마음이 아픈 의사선생님도 늘 병약했던 클라라도 모두 치유되는 놀라운 기적이 일어납니다. 자연이, 그리고 따뜻한 심장을 가진 사람이 주변에 있으면 아무리 지친 상태라도 생기를 되찾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순수하고 맑은 영혼 하나가 주변 사람들을 하나씩 변화시키는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작은 촛불 하나가 켜져 어둠 속 온 방을 밝히듯, 맑은 영혼 하나는 주변 사람들의 지치고 고단한 삶에 빛이 되어주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