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사막이 없어서 산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는 신부님이 자신의 입산부터 지금까지의 소소한 일상들을 써냈다.
  인위적인 시간제약에서 벗어나 자연계 안에 살고 싶은 마음으로 산 중턱에 자리한 신부님의 집에는 시계와 달력도 걸지 않았다. 혼자서 밥을 짓고, 김치항아리 구덩이를 파고, 땔감을 구하며, 스스로의 육체노동을 통해서만 살림살이를 해결한다. 온전히 자급자족을 하는 태초의 삶을 다시 배우며, 가식적인 문명사회 속에서의 생활을 반성하며, 서서히 산의 일부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점차 산의 일부가 되어가니 자연에 예민한 새로운 눈과 새로운 귀가 생겨난다는 설명을 하는 대목에서는 정말 그가 부러워진다. 그는 물을 길으며 물벼룩을 보고 새우를 본다. 꽃씨와 풀에게서는 생존의 전략을 배운다. 거미와 산비둘기는 그에게 꾸준히 경험을 쌓은 전문가의 경지를 보여주며 산 살림에 실수투성이인 그를 위로한다. 모든 생명체에 대해 새로운 눈이 트이면서 산을 다시 느끼고, 우리의 땅 지구를 다시 느낀다.
  살아가는 이야기 다음으로 먹는 이야기를 한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가장 자연에 가깝게 먹는다. 약곡이라 해야 옳다는 열여덟 가지 잡곡밥과 생과일, 생야채를 이용한 세끼 기본식, 자신만의 두부된장찌개 끓이기 등의 간단한 레시피들도 있다. 산골의 약수와 직접 기른 텃밭에서 따온 야채들이니 레시피가 어떠한들 맛이 없을 리가 없다.
  화장실을 짓고, 퇴비를 만들고, 풀과 상생하게 두면서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농사도 짓는다. 남은 시간들에는 목공으로 탁자도 만들고, 옻칠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하루하루가 바쁘지만 도시에서의 바쁜 일상과 다른 고요가 느껴진다. 정말 부러운 일상이 아닐 수 없다. 제목처럼 나도 ‘꼭 한번 살아보고 싶은’ 삶이다.

  소소한 일상들의 나열이 일기처럼 가볍지만 그저 그런 하루하루에서 얻어지는 모든 이야기들이 있어서 더욱 진실되게 느껴진다. 산의 일부가 되어가면서 산의 모든 생명체와 자연의 순환을 몸으로 느끼고, 그 소중한 것들과 인간과의 관계를 자신이 느낀 듯 독자 또한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거미에게서도 배울 것이 있고, 산새에게서도 교훈을 느낄 수 있다. 아무리 작은 들꽃도 꽃을 피운다. 우리가 잊고 살면서, 자연에게서 배울 소중한 교훈들 또한 잊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은 일깨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