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 말을 배우는 것은 힘들다. 말이란 것이 배우기도 힘들지만 바로쓰기가 힘들어서 우리말 바로쓰기도 힘들고 다른 나라말 바로쓰기는 당연히 더 힘들다. 단어를 외우고 문법을 익혀 얽어서 더듬더듬 문장을 만들 수 있지만, 말하기 부끄러운 경우가 더 많다. 아는 단어 몇을 연결해서 중언부언 문장을 만들다보면 뜻은 전달되지만 자신의 품격에 어울리는 문장과는 거리가 멀다. 그것을 느끼다보면 더욱 부끄러워지고 그래서 더욱 어눌해지기 십상이다.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바로 이런 점을 콕 찍어 말한다: ‘문법 실수는 별로 없는 데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고 빈약하고 비효율적인 문장을 쓰는 문법은 고수, 문장은 초보인 분들을 위해’(p.4)라고 책을 펴낸 목적을 밝히고 있다.

  책의 구성은 총 4장이다. 1장 불필요한 요소를 과감히 빼자! 2장 전달력이 강한 어휘를 120% 활용하자! 3장 다양한 단문활용법을 익히자! 4장 간결 어휘를 콕콕 집어 익혀 두자! 각 장의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 책의 주장을 한마디로 줄이면 군살빼기이다. 군살을 빼는 방법은 아주 다양하다. 
  우선은 빼기작전이다. 불필요한 be동사 빼기, 불필요한 전치사 빼기, 중복되는 내용 빼기, 뻔한 내용 빼기, 습관적으로 쓰는 불필요한 표현들 빼기. 문장 속에서 어떻게 이러한 군더더기를 골라내느냐 하는 것을 보고 설명을 듣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훈련이 된다. 실전 문제 편을 이용해 문장 속에서 불필요한 표현을 찾아 돼지꼬리표를 달아주다 보면 텃밭에서 잡초를 뽑아내는 듯 재미가 있다.^^  
  다음은 조금 모양을 바꾸는 작전이다. 핵심어를 전달력이 강한 동사로 바꾸기, 두 개 이상의 명사가 연결될 때 둘 중 하나를 형용사로 바꾸기, 형용사가 중복될 때 복합형용사로 바꾸기. 요렇게 압축하면 간단해보이지만 좀 더 머리를 써야하는 작전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 단어들을 품사를 살짝 바꾸어 줌으로써 문장을 경제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데에 놀라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진정 영어다운 문장쓰기가 남았다. 우리말을 영어로 바꾸어 쓰는 것이 아닌 기냥 그대로 영어를 쓰는 법이다. 물주주어 쓰기, 현재분사나 과거분사 이용하기, 고효율 전치사구 쓰기, :나 ;를 이용해서 문장 줄이기, 핵심단어를 추려서 압축하기 등이다. 우리가 만드는 문장과 영어다운 문장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만드는 문장 속에 영어다운 문장을 만드는 단어들은 다 들어있다는 것이 위로가 될 수도 있겠다. 다만 그 위치와 품사를 바꾸는 것이 꼭 필요한 일이다.

  중언부언 덧붙여진 군살들을 어떻게 빼는지 방법을 알았으니 이제 끈기있는 트레이닝만 남았다.

  176페이지짜리 문고판이지만 이 책 역시 군살이 없는 알찬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