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만나면 고향이 궁금하듯이 작품을 만나면 작가가 궁금하고, 어떤 곳에서 그런 작품이 탄생하는지 궁금한 것은 당연지사다. 거꾸로 생각하자면 그런 곳이기에 그런 작가이기에 그런 작품이 탄생했구나 생각할 수도 있겠다.  

  예술가라 하면 아뜨리에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수도 있겠으나 이 책이 굳이 '작업실'이라 조금 거친 느낌의 말을 선택한 데에는 치열한 '작업'의 의미를 강조하려는 의미가 있다 여겨진다.

  이 책이 선택한 아티스트들은 그저 아티스트라 할만한 사람들과 패션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건축가, 디자이너, 사진가 등의 이름으로도 불릴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작업실을 둘러본다 했으니 작업실 사진이 나온다. 과연 아마도 선별되었을 몇 컷으로 작업실의 주인에 대해 여러 가지를 짐작할 수 있다. 그의 성향도, 그가 현재 추구하는 작업도, 그의 작업스타일도 엿볼 수 있다. 작업실의 주인 입장에서는 들키고 싶지 않은 장면이 있을 수도 있겠다 싶다.

  작업실을 방문하자면 독자에게 방문의도를 밝혀야 마땅하다. 작가의 간단한 프로필과 작가와의 인터뷰가 실린다. 작업실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아래 환히 웃는 작가보다도 그를 더 잘 드러내는 것들은 그가 사용하는 도구들이다. 가지런히 꽂힌 작은 공구들이나 많이 사용한 티가 나는 붓들, 이리저리 늘어진 전선들, 재봉틀들이 작가의 얼굴보다도 더 작가에 가깝다.

  이 책이 감동적인 이유는 작업실들에서 우리가 작가를 만나는 것뿐만 아니라 그들의 생생하고 치열한 꿈과 맞닥뜨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