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 전쟁의 종착역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 여신들의 미의 자랑대회에서 그 불씨가 되고 헬레네를 찾지하기 위한 파리스와 메넬라오스의 사랑싸움이 결국 그리스 연합국 대 트로이라는 길고도 긴 전쟁의 서막을 열게 되었다. 그리스와 트로이 사이의 전쟁이 결국 신들에 까지 번지게 되어 트로이전쟁은 그리스 로마 신화 중 유일하게 신과 인간의 합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신과 인간이 혼연일체가 되어 각자의 진영에서 싸운 이야기이다. 신들의 제왕인 제우스는 워낙 테티스를 흠모하고 있어기에 아가멤논으로부터 자존심에 상처받은 아킬레우스의 명예 회복을 위해 잠시 트로이편을 들지만 신들에게 자제를 요청하게 되어 트로이 전쟁은 소강상태로 접어들게 된다. 하지만 아킬레우스가 없는 그리스군은 그야말로 트로이의 적수가 되지 못하고 패전을 거듭하게 된다. 아가멤논은 아킬레우스에게 화해를 요청하지만 자존심 강한 아킬레우스는 거절하게 되고 이를 보다 못한 죽마고우인 파트로클로스는 아킬레우스의 투구와 갑옷을 빌려입고 전장에 나아가 큰 승리를 쟁취하지만 아폴론의 도움을 받안 헥토르에게 그만 목숨을 잃게 된다. 그리고 이에 격분한 아킬레우스는 드디어 친구의 복수와 자신의 명예회복에 나서고 헥토르와의 운명을 대결을 남겨두게 된다. 

이번 이야기는 트로이 전쟁을 보다못한 제우스가 결국 신들이 자기들 진영에서 각자 알아서 도움을 주라고 선언하게 되고 결국 신들의 싸움으로 번지게 된다. 헤라, 아테나, 포세이돈, 아프로디테, 아폴론, 아레스 등의 신들이 직접 나서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특히 전쟁의 신이 아테나의 활약은 눈부시다고 할 수 있다. 아레스와 아프로디테와 한판에서 멋지게 승리함으로서 그리스 연합국의 승리를 미리 암시하고 있다. 헤라는 대장장이신 헤파이스토스를 끌어들여 위기에 직면한 아킬레우스를 도와주고 아폴론은 끊임없이 트로이의 병사들을 위기에서 구해준다. 로마 건국과 관련된 아이네이아스의 위기 탈출 또한 재미있는 일화이다.

특히 트로이 전쟁에서 신들이 보여 주는 모습은 그동안의 신화에 비쳐진 위엄이나 고귀함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야말로 평범한 인간이나 다를바 없는 잔혹함과 비열함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이는 아마도 신화를 창조했던 이들의 생각에 전쟁이야 말로 얼마나 잔인하고 무서운가를 보여주는 뜻은 아닐까 싶다. 전쟁은 신도 이처럼 타락하게 만든다는 경각심을 주기 위한 설정이지 않나 싶다. 호모의 서사시에도 나오듯이 전쟁은 그 자체만으로 악인 것이다. 

트로이 전쟁은 신들과 인간들이 서로 엉켜 싸우게 되므로서 그 절정을 항해 질주하게 된다. 결국 아킬레우스와 헥토르의 맞대결을 남겨두게 되고, 이 두 사람의 승패을 기점으로 트로이 전쟁은 서서히 막을 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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